앵무새
북경에서 차로 한시간 정도 외곽으로 나가면 화이로(怀柔)라는 곳이 있습니다.동네가 참 깨끗하고 아름답기도 하고 북경 시내와는 비교할수 없는 좋은 공기도 갖고 있지요.그래서 북경에사는 사람들은 그곳에 숨쉬러 간다고 까지합니다.깊은계곡 맑은 물속에서 자란 화이로 송어,한국사람은 회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안 중국선생님이 송어를 깎두기 처럼 썰어주어서 억지 대접을 받은 적도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곳에서 보았던 파란 하늘은 제 마음속에 지워지지가 않습니다.그곳 아름다운 별장에 한국 학생들이 모여 살았는데 방학 때 마다 특강하러 갔습니다.그것 또한 즐거움 중 하나 였습니다.차와 기사를 집 앞까지 보내 주시기에 아무 부담 없이 아름다운 경치와 공기를 즐기면서 방학 때 마다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했지요.
그곳에서의 첫날, 약간 긴장이 되어수업 장소로 들어가려는데 저를 격렬히 환영해주는 목소리가 들려옵니다."니 하오.환잉광린(你好欢光临)"우리 말로 번역하면 "안녕,이곳에 온것 환영해요"입니다.가분이 참 묘했습니다.왜냐하면 그렇게 말한 것이 사람이 아니라 앵무새였기 때문입니다.너무 신기해서 일부러 나갔다 다시 들어오기도 하고 그럴때마다 무새는 인사를 합니다.그런데 문제는 단어 하나 바꾸지 않고 저만 보면 매일 똑같은 그 소리 입니다.방학 내내 듣다 보니 나중에는 지겹기도 하고 어떨 때는 짜증도 났습니다.조용해야 할 수업 중 에도 학생이건 누구라도 눈에 띄기만 하면 "니하오.환잉강린"이라고 소리를 지릅니다.맨날 똑같은 소리입니다.주인만 없었으면 꿀밤이라도 한대 때려주고 싶었지만 참았습니다.그런데 이상한 것은 방학이 끝나고 그곳에 가지 않을 때에는 무새의 소리가 그립기도 했습니다.지금도 인사를 할줄 모르는 사람들 보면 인사쟁이 무새가 보고싶습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앵무새같이 계속 같은 말을 반복하는 사람들을 'ㅇㅇ무새'라고 부른다고 합니다.취업얘기만하는 취업무새들,결혼 얘기만 하는 결혼무새들,얼마전 통합이란 말이 정치인들 입에 붙었다고 통합무새라 비꼬는듯한 젊은 정치 평론가의 말을 라디오를 통해 들었습니다. 무새란 말속에는 무언가 부정적인 생각이나 뜻이 들어있는 듯합니다.그렇지만 꼭필요하고 중요한 말만 한다면 긍정의 의미도 찾아 낼수 있을것 같습니다.
사도 바울은 요즘 젊은 사람들의 평가대로 라면 "예수무새"일겁니다.스스로 아니 성령으로 매인바 되어 예수무새가 되었고 심지어는 자신이 갖고 있는 모든 좋은 것들을 배설물로 여기고 기꺼이 "십자가무새"가 되겠노라고 결심까지 했습니다.그래서 바울은 남은 삶을 오직 예수 삽자가만을 자랑했고 그로 인하여 상상도 할수 없는 비난과 고난도 많이 받았습니다.심지어 바울이 미쳤다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같은 말만 반복했기 때문이지요.사람마다 입에 붙은 말이 다 다릅니다.돈무새,건강무새,취미무새,쾌락무새,자녀무새...이런 무새들 틈에서 나는 무슨 무새인가 생각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만일 우리가 바울처럼 "십자가무새"가 된다면 우리 하나님께서 무척 기뻐하실겁니다.동시에 세상으로 부터는 손가락질도 받을겁니다.그렇지만 주님을 향한 무새가 되었음에 주시는 믿음과 기쁨과 평안도 클것이라 확신합니다.지금도 가끔씩 제 마음속에는 목청껏 소리냈던 무새의 소리가 들리는듯 합니다.你好欢迎光临...(20200219.새벽4시11분 새벽기도 가기전 이불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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