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은 무거운 마음으로 동네 안에 있는 금은 방으로 들어 갔습니다.그동안 제가 해온 일에 대한 미안함과 감사함으로 아내에게 결혼 30주년 기념 반지와 목걸이를 선물하려고요.아무리 그런 곳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 선물이 약간은 보상과 위로가 되겠지요?그런데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그래도 어떡합니까.사나이 한번 먹은 마음인데..큰 돈을 지불하고 물건을 산후 가게를 나오는데 누군가 제 곁으로 다가 오더니 제 손에 있는 목걸이와 반지를 낚아채 도망갑니다. "도둑이야.. 잡아라 ."
그런데 아무리 달려도 앞으로 나가질 못합니다. 아무리 소리 질러도 소리가 나질 안습니다. 무언가가 나를 누르고 있는것 같이 답답했습니다.
아무래도 결혼 기념일에 대한 부담으로 가위에 눌린 것 같습니다.
1989년3월4일 제 나이29세 ,색시 나이27세,
3년 연애 끝에 결혼으로 나의 화려 했던 청춘에 종지부를 찍었지요.
어느덧 30년,주윗 분들로 부터 축하 문자가 날라 옵니다.
"친구의 인내심에 존경을 표합니다"
녀석은 30년의 세월이 나의 인내로 맺은 결실이라 생각했나 봅니다.저도 크게 반론하고 싶지 않습니 다. 제 나름대로 참고 견뎠기 에 오늘이 ...
딸아이는 좀 다르습니다.
"아빠..엄마를 더 사랑해 주세요"
글쎄 사랑하지 않았다면 30년을 함께 살았을까? 공처가 친구놈은
"맷집 하나로 버텨온 30년,조금만 더 버텨줘라"
라고 자기를 빗댄 축하 메세지를 보내 주었습니다.
중국에서의 20주년 결혼기념일,장소는 "귀주3인" 이라는 중국 전통 식당,무언가 크게 기대하고 나타난 제 아내...그러나 제가 음식을 시킨 후 곧 아내의 얼굴이 일그러집니다.그 곳 음식이 생각 보다 비싸서 경제 사정을 고려해 음식을 달랑 하나만 시켰습니다.아시겠지만 이상하게도 중국 사람들은 음식을 많이 시킵니다 .그런데 우리 테이블엔 딱 하나,그것도 이름 모를 채소 한 접시와 밥 두공기,이것만 시킬것인가 몇번 이고 확인하는 중국인 복무원,상다리가 무너질것 같은 옆테이블, 제가 볼 때에도 좀 그랬습니다. 그후 저의 진한 멘트..물론 농담이었습니다.
"다솔맘...당신은 정말 시집을 잘왔소.그러니 결혼 기념일 마다 당신이 내게 한턱을 내야 하오"
아무 생각 없이 말하고 음식을 먹으려하는데 분위 기가 갑자기 썰렁해집니다.드디어 폭발한겁니다.
"시집 잘왔다고?...나물 하나 에다 밥 한공기..."
정색을 하더니 그 좋은 식당을 나가 버립니다.혼자 남아 나물과 밥 한공기를 다 먹고 나가는데 집으로 간줄 알았던 제 아내 밖에서 저를 기다렸나 봅니다.
순간 살짝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제 아내의 이미 상한 감정은 어떻게 할 수가 없었습 니 다.나는 딱 한번만 더 나쁜남자가 되기로 했습니다.
"여보 미안..오늘만 날이 아니잖여...앞으로 30주년 도 남았는데 그때는 정말 ..."
30주년이 멀리 있는 줄 알고 공약 남발,그런데 오늘 이 그 날이라니요.그런데 다행스런 것은 아내는 그 때 제가 한 말을 잊은 것 같습니다.
실재로 30년동안 결혼기념일을 제대로 지킨 적이 없었습니다.잊어 버린 채 지나 갔고 알고 있으면서 도 바빠서 못 챙겼고...사실 티비나 매체를 통해서 기념일을 챙기는 남편을 보면 못본척 외면을 하거나 채널을 살짝 다른 곳으로 돌렸습니다.젊은 시절 화원을 하는 집사님께서 제 결혼기념일을 아시고 꽃 다발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목사님..이제 결혼기념일이 다가 오는데 이 꽃 꼭 사모님께드리세요"
"아니..나도 모르는 우리 결혼 기념일을..."
정말 신기했습니다.결국 그 꽃도 제 차안 트렁크 에 서 거의 한달만에야 빛을 봤을 겁니다.
"올해는 밥이라도 한 그릇 함께 먹어야 노후가 무탈 할 텐데 그 놈의 코로나 때문에...코로나 핑계로 슬쩍 넘어갈까?"
이 때 딸아이가 깜짝 제안을 합니다.양꼬치가 먹고 싶다는 겁니다. 결혼 기념일,양꼬치라...딸 아이가 사온 케잌을 커팅한 후 양꼬치를 먹으러 나갔습니 다.아이가 무척 고마웠습니다.무얼 먹고 어디로 가야 할지를 해결 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표현은 안했지만 제 일생 중 가장 잘한 일이 아내와 결혼한 일입니다.제 삶이 수 천번 뒤집 혀도 그 생각 은 변하지는 않을겁니다.앞뒤 재지 않고 저질러 버리는 저의 도발적 성격,쉽지 않은 목회,힘겨웠던 중국생활,두아이 양육과 교육등 저희 가족 크고 작은 모든 일 한 복판에 늘 제 아내가 있었습니다. 기념일 새벽기도 때는 진심 하나님께 감사드렸 습니다.이젠 중년이 지나 남은 날을 계산하는 것이 훨씬 쉬운 나이가 되었습니다. 20주년에서30주년...그냥 도랑 하나 건넌 것 같습 니다.40주년은 더 빨리 오겠지요 . 10년 후에도 이렇게 기도했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님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2020.3.5 새벽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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