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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목회에서 교회 연합의 필요성

by 【고동엽】 2022. 2. 23.

이성희 목사 (연동교회 담임목사)

 

1. 들어가는 말

새로운 시대를 지칭하는 여러 가지 명칭이 있을 것이나 정보화 사회라는 명칭은 가장 현실적이며 타당한 새로운 시대의 표현이다. 현대사회를 지식사회(Machlup), 전자기술사회(Brezezinski), 후기산업사회(Bell), 새로운 산업사회(Galbraith), 초산업사회(Toffler), 혹은 고도기술사회(Naisbitt)라고 불리기도 한다. 새로운 시대인 21세기를 지칭하는 가장 적절한 표현은 "정보화"라는 것이다. 정보는 새로운 시대의 중심개념일 뿐 아니라 국가적, 개인적 중요한 재산이며 미래를 단정할 동인(動因)이다.

천년을 의미하는 '밀레니움(Millennium)'이란 말은 일반적으로 인류의 황금시대를 의미하였으며 신학적 관점에서의 밀레니움은 영광스러운 지상의 왕국을 의미하며 최종적 승리의 형태로 나타난다. 그래서 낙관적 미래론자들은 2,000년대를 유토피아를 지상에 만들어낼 수 있는 기술과 능력을 인간은 가지고 있다고 한다. 세계미래학회장이었던 코니쉬(Edward Cornish)는 인간의 지능을 수천배로 확대해줄 인공지능의 개발과 유전공학 등의 기술 발전으로 미래를 향한 변화는 과거의 산업혁명과 종교개혁을 합친 것의 10배 규모로 한 세대 안에서 일어날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현재의 추세가 계속된다면 부정적 미래가 될 수밖에 없고 인간은 유토피아가 아니라 유토피아의 반대개념인 디스토피아(dystopia)로 가까워질 것이라고 나이스비트(John Naisbitt)는 말한다. 이것은 과학이나 정치, 경제의 발달이 인간의 삶의 질을 높이지 못한다는 단적인 지적이다. 미래사회에서 인간의 삶의 질의 향상을 위한 신학과 교회의 역할의 증대가 필연적일 수밖에 없는 당위성이 여기에 있으며 새로운 시대의 교회의 역할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이 여기에 있다.

이러한 미래라고 하는 시간은 예측을 불허하는 불확실성의 시대이며 탈냉전과 함께 시작된 국가분열로 세계는 점점 자국이기주의와 민족분리주의로 치닫고 있다. 이러한 원심적 분리와 더불어 구심적 통합이 불가피하며 세계를 하나로 묶는 여러 경제불럭을 위시한 집단체제들이 우후죽순처럼 형성되고 있다. 탈냉전과 함께 이데올로기는 종식이 되고 세계는 정신적 공백 속에 빠지게 될 것이다. 이러한 미래세계는 21세기의 세계가 향해야 할 향방을 상실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분열과 통합의 이중구조, 이데올로기의 종식과 세계 방향성의 상실이 우리가 목회해야 할 21세기라는 새로운 시대이다.

한국교회는 새로운 시대를 바라보면서 교회의 역할을 새롭게 정립해야 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미래 사회의 구조적 변화는 현재의 목회구조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회변동이 가속화할 새로운 시대는 전통적인 교회의 역할로는 교회의 자리매김이 불가능할 것이다. 지금까지의 교회구조를 가지고 미래 사회에 진입하게 되면 교회가 사회에 대한 적응력을 상실하게 될 것이며 교회는 토플러(Alvin Toffler)의 말대로 미래쇼크에 걸릴 것이며 교회의 방향성마저 상실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교회는 필연적으로 새로운 시대를 위한 목회 패러다임의 변혁(Paradigm shift)을 요청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 와서 21세기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것은 2001년은 새로운 세기의 시작일 뿐만 아니라 새로운 천년의 시작이기 때문이며 사회변동이 어느때 보다 가속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근래 우리나라에는 정치, 사회, 경제 등 미래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많은 연구소들이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이러한 유의 연구소만 약 2,000개 가까이 있으며 여기에서 연구하는 연구원들 가운데는 박사학위 소지자만 3,000명 이상이며 이 연구소들의 연간예산이 5조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일반 사회에서는 21세기에 대응하기 위하여 많은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여 연구하고 있지만 실제로 교회는 미래에 대한 연구나 투자나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교회가 미래 사회에 적응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활발한 미래 교회의 역할에 대한 연구와 이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있어야 할 것이다.

 

2. 새로운 시대의 특징적 추세

(1) 세계화와 지방화의 시대

세계화란 이미 우리 귀에 익숙한 미래어이다. 세계화 혹은 지구화란 지구 전체를 하나의 체계로 만들어 가는 과정과 현상을 의미한다. 이른바 미래현상으로 불리는 3T 즉 교통, 장거리 통신, 관광은 전 세계 인류의 생활양식과 문화이해를 공유하게 하는 세계화의 촉진제가 될 것이다. 그러나 `세계화'란 용어는 최근에 와서 일반화되었지만 성경은 이미 창세기에서 세계화를 선언하신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마지막 대명령도 복음의 세계화에 대한 강한 명령으로 나타난다. 구소련의 해체와 더불어 시작된 세계의 지방화 혹은 지역화 작업도 급속도로 확신되고 있으며 현재 185개국인 유엔의 가입국이 21세기에는 300내지 1,000개국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도 가능하게 되었다. 세계화의 세계와 지방화의 세계는 같은 세계이다. 세계는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하나이면서 동시에 하나가 아닌 모순과 패러독스 속에서 발전적인 원심운동과 구심운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과학에 있어서도 20세기 후반의 과학은 미시구조에 관한 소립자 물리학이 전체로서의 우주를 연구대상으로 하는 우주학에 합세하게 되었다. 이러한 유사한 정치적 경제적 현상을 나이스비트(John Naisbitt)는 글로벌 패러독스(Global Paradox)라고 부른다. 이러한 패러독스는 기업은 기업대로, 국가는 국가대로 분리와 통합을 반복하게 하며 새로운 부족주의(tribalism)를 탄생시켜 동질성의 체제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세계화와 지방화는 세계의 이중구조가 아니라 하나이며 세계화와 신토불이도 이중구조나 갈등관계가 아니라 하나이다.

(2) 신세대와 미래형인간

우리 주변의 상황변화는 상당한 미래형 증후군을 포함하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뚜렷한 것은 신세대의 출현이다. 신세대는 우선 탈 근대주의와 탈구조주의에 산다. 흔히 X세대라고 불리는 신세대는 새로운 소비형태와 문화형태를 창조한 이들이다. 사이버네틱스(cybernetics)와 펑크(punk)의 합성어인 사이버펑크(cyberpunk)는 컴퓨터 세대를 지칭하는 말로서 신세대를 의미한다. 그들은 기성세대와는 완전히 다른 문화의 소유자이며 스스로 차별화를 부르짖는 별세대이다. 흔히 신세대의 특징을 PANTS 신드롬이라고 한다. 신세대는 개인적이며(personal), 흥미본위로 살며(amusement), 자연스러움을 좋아하고(natural), 성별구분이 모호하며(trans-border), 극단적 자기사랑으로 살기를 원한다(self-loving).

(3) 가속적 변화의 시대

미래 사회의 가장 뚜렷한 사회변동의 현상은 속도감의 변화이다. 이러한 역사변화의 가속적 발전은 미래충격의 가장 큰 요인이 되기도 할 것이다. 교통수단의 발달과 생산라인의 발달은 역사발전의 가속화를 촉진하였고 인간의 사고발전도 가속화하였다. 신산업혁명인 조립라인은 컨베이어 생산 시스템을 통하여 생산성을 향상시켰지만 최근에는 컴팩(Compaq)회사에서 모듈라 셀(Modular Cell) 방식을 통하여 획기적인 가속적 생산을 가능하게 하였다. 교통수단과 생산방식 뿐만 아니라 대중문화나 학문의 발달도 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대중가요의 가사가 빨라지는 것도 이러한 미래적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성경은 미래적 현상을 교통수단의 발달과 지식의 발달이라고 가르치고 있다(12:4).

(4) 기술산업의 혁명

종전의 산업성장의 원동력은 토지와 자본과 천연자원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미래의 신 산업은 이러한 종전의 원동력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기술혁신의 사이클이 빨라질 미래사회는 기술을 제3의 물결의 원동력이라고 한다. 기술경제 패러다임의 역사적 전개를 토대로 보면 미래산업의 추세는 컴퓨터, 전자 자본재, 소프트웨어, 장거리 통신, 광섬유, 로봇, 세라믹스, 데이터 베이스, 정보 서비스, 유전공학들이 발달하게 되며 정보산업이 전 산업을 주도하는 새로운 산업형태가 발달하고 대기업과 소기업 사이의 네트워크 그리고 컴퓨터의 네트워크가 고도로 발달하게 될 것이다. 미래학자들은 미래의 신 산업을 주도할 중요한 두 가지 요소는 컴퓨터와 로봇이라고 한다. 그래서 미국과 일본이 당분간은 세계의 산업을 주도할 것이라고도 예측한다. 근래에 와서 신 산업을 주도하는 것은 컴퓨터를 통한 지식 정보의 체계와 로봇을 통한 자동화 체계이다. 컴퓨터의 발달은 산업화에서 정보화로 사회의 변동을 가능하게 했으며 고도화된 정보통신 체계를 만들어 주었다. 기술 산업의 발달은 인간의 삶에 또다른 역기능도 제공하는데 사이버 스페이스(cyper space)가 그 하나이고 노동의 종말이 또다른 하나이다. 가상 현실(vertual reality)은 이제 더 이상 가상이 아니라 현실이며 로봇은 노동자를 공장에서 쫓아내게 된다. 가상 현실의 세계는 새로운 윤리적 과제를 낳게 할 것이며 교회의 목회 구조를 혼란하게 할 것이다.

(5) 정보사회

미래학자들은 정보를 '숨은 설득자(hidden persuader)'라고 부른다. 미래사회는 세계화를 주도하는 3T 가운데 장거리 통신이 가장 발달할 것이다. 나이스비트는 장거리 통신을 글로벌 패러독스의 동인이라고 한다. 점차적으로 텔레비젼과 컴퓨터와 전화는 개별적인 기술이나 기술이 아니라 하나의 기술로 혼합되고 있으며 이러한 복합 시스템은 가속적으로 개발될 것이다. 인간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채널은 점점 다양해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진보적 발전을 거듭할 것이다. 이러한 네트워크는 지구상의 모든 개인에게 시차 없는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였으며 네트워크와 네트워크가 연결되는 정보 초고속도로의 개발로 더욱 가속적으로 발달할 것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정보공급을 위하여 '국가정보인프라(National Information Infrastructure)'를 구축하였고 세계적 차원에서 '세계정보인프라(Global Information Infrastructure)를 구상 중에 있다. 나아가서 정보의 자본화를 위하여 정보라운드의 개념까지도 고려하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도 정보 초고속도로(Information Superhighway)를 위하여 이미 448천억을 투입하여 2015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 중에 있다. 이동통신도 보편화되고 극도로 발달하게 될 미래형 산업이 될 것이다.

(6) 새로운 우주관의 발달

미래사회는 전통적 가치관과 신념들이 붕괴되고 상상을 초월하는 새로운 가치관과 사회현상들이 출현할 것이다. 우주관의 변화와 더불어 형성되는 가장 뚜렷한 미래형 가치관은 임시성과 일회성의 발달이다. 이러한 미래형 가치관은 소유의 개념보다는 임대의 개념이 발달하게 되며 이러한 가치관은 새로운 생활관과 윤리관을 형성하게 될 것이다. 임시성(disposability)의 발달은 일회성 문화(throw-away culture)에 익숙해져 가는 것이다. 인간의 사고가 일회용으로 전환되며 영속적인 정신에서 단기적인 사고로 전환된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편의주의가 발달하여 교회도 편의점식 교회를 선호하게 될 전망이다.

(7) 과학의 발달

미래사회는 지식이 팽배하는 지식사회가 될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이미 우리 곁에 있는 것으로 우리는 이미 미래적 현상 속에 살고 있다. 1997년 한해동안 국내에서 발간된 단행본은 32,610종으로 엄청난 수로 지식의 총화가 발달하고 있다. 현재는 지식의 총화가 매 5년마다 배가가 되지만 2020년에는 73일마다 배가가 된다고 한다. 20세기에 들어와서 과학기술로 말미암아 각종 기계들은 작아지고 기능화되었다. 그래서 이미 분자 나노기술이 연구되고 있으며 나노기술(Nanotechnology)은 실용화되고 있다. 미국의 의회도서관의 1,600만권의 장서에 대한 모든 정보를 최근 100원 짜리 동전 크기의 광 CD Rom에 저장하는 기술까지 발전하였다. 이러한 기술은 인간의 능력의 한계를 더욱 개발해 주었고 인간의 과학의 무한한 가능성을 제시해 주었다. 나이스비트는 미래사회를 생물학의 시대라고 규정한다. 유전공학의 발달은 불임해소와 식량문제를 해소하는 획기적 공헌을 하였다. 그러나 그 역기능 또한 인간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이미 인간복제가 가능하게 되었고, 개화시기를 조절하는 유전자를 개발하여 생물의 개화를 조절하며, DNA를 추출하여 수천만년전의 생물을 다시 살게도 한다. 과학의 발달은 인간에게 편리한 삶을 제공하겠지만 생명에 대한 신학적 과제를 제공할 것이다.

(8) 인류공동체의 보편화

미래사회는 인류공동체가 보편화되는 우주적 사회이다. 장거리 통신의 발달로 좁아진 세계는 이미 생활양식의 유사성이 증대되고 있다. 세계화의 동인 가운데 하나인 여행은 세계로 하여금 더욱 좁아지게 하고 있다. 일반적 통계에 의하면 현재 세계적으로 여행업 종사자의 수는 212백만 명이나 2015년이 되면 전세계 인구의 10%가 여행업에 종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현재의 세계인구는 57억이지만 2025년에는 87억이 될 것이고 세계은행의 추계로는 2050년에는 100억내지 110억의 인구가 지구에 살게 될 것이다. 대도시와 위성도시의 발달 그리고 고속전철의 발달은 미래교회의 모습을 완전히 바꾸어 놓을 것이다. 세계의 모든 도시와 인구가 오늘날만큼 이동률이 심하고 이직률이 심한 때는 없었다. 미래형 인간들에게는 일정한 고향이나 주거가 없다. 미래형 인간들에게는 자기가 사는 곳이 곧 집이다. 잦은 이사와 여행은 사회를 기존의 사회현상을 파괴하고 새로운 유목민적 사고의 사회로 탈바꿈하고 동공화를 촉진하게 할 것이다. 이러한 이동성(mobility)의 발달은 교회로 하여금 기존의 목회구조를 무력화하게 하고 새로운 목회구조를 요청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3. 새로운 시대 교회의 예상되는 특징들

토플러(Alvin Toffler)'3의 물결'에 의하면 농업혁명인 제1의 물결은 이미 퇴조하였으며, 공업화인 제2의 물결은 계속 확산되고 있으며, 탈공업화인 제3의 물결은 선진공업국에 의하여 강화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후 메이너드(Herman Maynard)와 머턴스(Susan Mehrtens)'4의 물결'에서 제4의 물결이 그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고 하였다. 2의 물결시대는 분리와 경쟁을 그 기조로 하였으며 제3의 물결시대는 균형과 협력시대인데 비하여 제4의 물결시대는 통합과 공동창조의 시대라고 한다. 흔히 농경사회는 3,000, 산업사회는 300년 그리고 정보사회는 30년이라고 한다.

한국 기독교의 제1의 물결은 이미 기독교의 전래와 더불어 지나갔으며 제2의 물결은 아직도 확산되고 있다. 현재 한국교회는 제2의 물결의 끝자락에서 제3의 물결로 진입하는 과정에 있다고 본다. 그러나 제3의 물결에서 제4의 물결로의 이동은 급속하게 진행될 것이다. 4의 물결은 하나의 공동창조를 그 기조로 하기 때문에 한국교회는 생존적 자구수단으로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진단을 통하여 21세기 교회의 예상되는 특징들을 살펴본다.

(1) 개교회주의의 퇴조와 에큐메니즘의 발달

미래의 성격 특히 일회성의 발달과 제3의 물결 이후의 증후군은 개교회주의를 퇴조시키고 하나의 교회를 지향하게 할 것이다. 경쟁과 분리의 세계관은 한국교회로 하여금 대형교회를 양산하였으며 대형교회들이 많을 수밖에 없는 다양한 이유들이 있다. 그러나 소유의 개념보다 대여의 개념이 발달할 미래사회에서는 제3의 물결의 증후군과 일치되어 개교회주의를 퇴조하고 하나의 교회를 지향하게 될 것이다. 일회성이란 사회현상을 넘어서 미래형 인간의 사고형태가 될 것이며 이러한 사고형태는 교회에 대한 소유개념보다 편의개념이 발달하게 될 것이다. 개교회주의를 퇴조시킬 또하나의 미래현상은 이동성이다. 이동성의 발달은 지역교회를 퇴조하게 하고 거리개념을 희박하게 할 것이다. 이것 외에도 내부적 교회개혁의 목소리는 개교회주의를 퇴조시키는 압력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자연히 제3의 물결 사조는 에큐메니칼 운동이 발달하고 연합을 기조로 하는 교회운동을 활성화하게 될 것이다. 이미 최첨단 산업에서는 제4의 물결로 진입하였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아직도 제2의 물결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나 신속하게 제3의 물결에서 제4의 물결로 진입하게 될 것이다.

(2) 평신도사역의 극대화

전세대의 카리스마적 목회자의 출현 보다 평신도 사역이 극대화되고 평신도 사역을 통한 교회성장을 미래교회는 도모하게 될 것이다. 메타교회는 소그룹을 통한 교회활동을 강조하고 목회자는 평신도 훈련을 위한 일에 많은 시간과 힘을 투자해야 한다고 한다. 메타교회는 동화(assimilation), 훈련, 목회적 돌봄 그리고 전도의 센터로서의 기능을 하는 네트워크에 기초하고 있는 교회이다. 메타교회는 주일예배에 모이지만 주일 아침의 모임을 통하여 전체 목회를 달성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반면에 가정, 사무실, 그리고 다른 만남의 장소로 흩어지게 한다(decentralize). 대부분의 목회는 소그룹의 평신도 지도자들에 의하여 이끌어지기 때문에 소수의 목회자가 필요할 뿐이다. 그러므로 메타교회는 목회자의 역할 보다 평신도의 역할이 중심이 된 교회이며 평신도 훈련을 강조한다. 특별히 평신도는 미래교회에서 성직자의 동역자로서의 관계와 개념으로 발전할 것이며 그런 의미에서 "동역자"의 신학적 개념정리가 필요하다. 바울은 동역자란 개념을 포괄적 의미로 사용하였다.

(3) 조직교회에 대한 반대와 영성의 부활

미래교회의 교인은 영성에 대한 관심은 증대되나 조직교회의 구조에 대한 싫증을 느끼고 조직에 얽매이기 싫어할 것이다. 종교적 조직이란 대체로 목표지향(goal orientattion)으로 시작하여 업무지향(task orientation)으로 전락하고 마침내 밑바닥에서 통제지향(control orientation)으로 타락한다. 미래사회는 인간을 조직보다는 개인의 일에 묶어둔다. 재택산업과 화상회의가 발달하고 출근 보다 근무라는 의식이, 통근 보다 통신이라는 의식이 발달할 미래인에게는 교회라고 하는 통제지향의 조직은 더 이상 매력을 주지 못할 것이다. 미래교인들이 새로운 교회를 찾는 근본 목적은 그들의 자녀를 위한 프로그램 때문일 것이다. 반면에 미래교회의 교인들은 영성에 대한 관심은 고조될 것이다. 흔히 기독교를 예언자적 종교(prophetic religion)임과 동시에 영성적 종교(spiritual religion)라고 한다. 그러므로 기독교는 예언자적 종교로서 예언자적 기능과 영성적 종교로서 영성적 기능을 동시에 포함한다. 교회사가들은 유럽교회들의 쇠퇴 원인을 교회가 예언자적 기능에 지나치게 치중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반면에 한국교회가 쇠퇴의 기미를 보이는 것은 영성적 기능에만 지나치게 치중한 결과가 아닌지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기독교의 두 기능 사이의 균형은 미래 교회의 건전한 성장에 중요한 과제이다.

(4) 선교의 통전적 이해와 디아코니아의 발달

미래교회는 자기 중심적 교회관에서 타자에 대한 관심으로 그 중심이 이동할 것이다. 한국교회는 이미 부분적으로 이러한 중심이동의 현상이 교회 내에서 일어나고 있다. 산업사회에서의 교회의 관심은 교회성장이었고 선교는 개인영혼이라는 제한적 의미를 가졌지만 정보사회에서의 교회의 관심은 사회적 책임이라는 본질적 전환으로 모색이 될 것이다. 그래서 이미 선교의 개념도 개인구원이라는 제한적 개념에서 사회참여라는 진보적 개념까지를 포함하고 있다. 통전적 선교의 개념을 다음과 같은 등식으로 설명한다.

M=P.S+S.R

선교(mission)는 개인구원(personal salvation)과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을 의 미한다. 이 개념을 풀어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M=E+N+S(S.S+S.A)+F

선교는 불신자를 대상으로 하는 전도와 설교, 교육, 상담, 심방 등 교회 안에 들어와 있 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양육과 사회현상의 결과 위주로 사역하는 사회봉사와 문제의 원 인을 수정하거나 근절하는 활동을 뜻하는 사회행동과 그리고 작고 큰 단위의 교회들의 교 제, 나눔, 협력을 의미하는 친교를 의미한다. 이러한 새로운 변형의 시도 가운데 가장 뚜렷 하게 부각될 관심사는 디아코니아가 될 것이다. 한국교회가 사회를 위하여 남은 일이 있다 면 디아코니아일 것이고 미래사회의 변동은 교회로 하여금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당위성 을 제공할 것이다.

(5) 여성의 교회정치 참여의 증대

미래의 한가지 특징 가운데는 남녀의 기능의 차이가 모호해지며 여성의 전문직 진출이 향상될 것이라는 점이다. 교회에서도 여성성직자의 수가 증가할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 예측이다. 산업사회의 부산물인 분열과 경쟁은 온갖 차별을 낳게 되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남녀의 성적 차별이다. 그러나 남녀의 기능적 차이가 모호해지는 미래에는 차별보다 동역자로서의 의미가 강하게 드러날 것이 분명하다. 특히 우리교단의 여성안수 실현으로 여성 목사와 장로의 교회정치 참여가 두드러지게 증대될 것이다. 더구나 지금까지의 성장 모드의 목회에서는 외향적이고 힘이 있는 남성적 목회를 요청하였지만 미래의 성숙 모드의 목회에서는 내면적이고 섬세한 여성적 목회를 요청하게 될 것이다. 여성 지도력의 증대는 미래 사회의 교회에 대한 기대로 교회가 프로그램이나 기구에 대한 강조가 약해지고 양육과 인간접촉(human touch)에 대한 강조가 강해지면서 나타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여성목회자를 기능화하여 여성만의 기능을 극대화하여 목회자로서의 효율성을 증대하는 전문화 작업이 필요한 것이다.

(6) 교회 마케팅의 발달

미래의 교회는 마치 사업가가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게 마케팅하는 것처럼 교회가 기존의 고정관념을 벗어나서 성경에 배치되는 것 외에는 신자들의 요구에 따르게 될 것이다. 마케팅이란 생산자와 소비자가 다 함께 만족할 수 있도록 관련활동을 조정하는 것이며 교회 마케팅이란 비지니스와 사역 두 가지를 통하여 교회가 목표로 삼고 있는 청중들에게 영향을 주는 것이며 그들의 영적, 사회적, 정서적, 육체적 필요를 충족시킴으로써 교회의 사역 목표를 이루려는 것이다. 교회 마케팅은 소비자의 취향과 기회에 직접 호소하는 판매전략이기 때문에 치밀하고 전문적인 계획을 요구한다. 교회 마케팅은 흔히 비판하듯이 교회의 상업화나 본질의 희석이 아니라 교회의 목적을 효율적으로 성취하기 위한 방편이다. 교회 마케팅이 기대하는 것은 미래사회 속에서 발달하는 기능적 대행물(functional alternatives)의 매력에 맞서 경쟁하며 그리스도의 복음을 미래의 소비자들에게 공감을 일으키는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시도는 젊은이들이 교회를 외면하는 한국교회의 현실적 과제로 부각될 것이다.

 

4. 교회연합을 위한 공동과제들

새로운 천년을 맞이하여 한국교회는 세계 안의 교회, 세계를 위한 교회, 세계와 더불어 사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동시에 선교는 세계의 변화에 민감해야 하며 세계화를 수용할 수 있는 포괄적인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는 이제 한국이나 아시아라는 좁은 궤도를 벗어나서 세계라는 넓은 궤도로의 진입을 서둘러야 하며 그렇게 해야 세계화에 걸맞은 교회의 역할을 가능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세계는 구조적으로 정보사회로 진입하였고, 4의 물결로 전환하였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아직도 산업사회의 구조에서 답보상태에 있다. 교회가 사회 안의 교회, 사회를 위한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속히 산업사회의 틀을 벗어나서 정보사회의 틀로 전환되어야 한다. 한국교회에 필연적 틀의 전환 가운데 하나가 교회연합이다. 교단과 교파의 경쟁에서 교회연합으로 전환해야 효율적 복음전도가 가능해질 것이다.

미래 사회에 발달하는 임시성과 이동성은 기존의 목회 패러다임을 무용하게 만들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청하게 될 것이다. 변화될 미래현상은 목회현장 뿐만 아니라 선교현장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 분명하므로 앞에서 열거한 새로운 천년 시대에 나타날 지배적 현상을 우선 알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미래전망을 전제로 하여 몇 가지 새로운 시대를 위한 교회의 역할을 제시하고자 한다.

(1) 국경 없는 시대의 선교적 역할의 공동개발

흔히 세계화시대를 국경이 없는 시대라고 한다. 국경이 없다는 의미는 모든 세계가 국경이라는 지난 세기의 흔적보다는 하나라는 지구공동체의 의식이 발달한다는 의미이다. 국경이 없는 시대에 가장 유리한 일은 선교이다. 국경과 거리감을 상실한 시대를 한국교회는 하나님이 주신 선교의 호기로 삼고 최선을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불과 십수년전만 하더라도 우리 나라의 여권에는 여행하지 못하는 나라의 이름이 명기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아예 여행하지 못하는 나라의 이름이 없어졌다. 대한민국의 여권으로 입국이 불가능한 나라는 거의 없다. 이러한 기회를 하나님이 주신 은혜의 때로 알고 선교의 호기로 삼아야 한다. 더구나 세계로 나아가서 다시 한국적 경쟁을 재현할 것이 아니라 선교적 공조를 이루어 효율적인 선교가 가능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경쟁적 소모적 고비용저효율 선교는 지양되어야 하며 교회연합을 통하여 지양될 수 있을 것이다.

(2) 제자로서의 교회에서 사도로서의 교회의 역할

교회가 그 목적을 성취하기 위하여 세 가지를 지향하는데 상향(upreach)과 내향(inreach)과 외향(outreach)이다. 상향은 교회의 첫째 목표이며 교회의 존재이유이다. 이것은 예배와 전달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내향은 보이는 교회의 모습이며 힘의 집결을 의미한다. 이것은 훈계이며 축하를 통하여 이루어진다. 외향은 실제적 교회이며 동시에 교회의 사명이다. 이것은 전도이며 돌봄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지금까지의 한국교회는 상향을 강조하여 교회의 본질에는 충실하였으나 외향에는 상대적 소홀함이 있었다. 그러므로 교회는 사회와는 별개의 기관이 되었고 교회가 상향을 강조하는 동안 사회를 외면하였고 그 결과로 교회는 성장하였으나 이제는 사회가 교회를 외면하게 되었다.

제자훈련은 한국교회의 성장의 한 요인이며 동시에 한국교회의 침체의 한 원인이 되었다고 본다. 배우는 것으로 만족하는 교인들이 많은 것은 제자화를 강조한 때문이다. 이제는 배우는 것으로 만족하는 제자가 아니라 보냄을 받는 사도가 되어야 하며 제자훈련은 사도훈련으로 전환되어야 새로운 성장의 전기가 마련될 것이다. 앤더슨(Leith Anderson)은 베이비붐 이전세대(Pre-Boomers), 베이비붐 세대(Baby Boomers) 그리고 베이비 거부세대(Baby Busters)의 특징을 비교하면서 베이비붐 이전에는 선교와 기도, 성경공부에 관심을 가지던 교인들이 베이비 붐 세대에는 사람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베이비 거부세대에는 복지와 관련된 프로그램이나 봉사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고 하였다.

(3) 목회 네트워크로서의 교회의 역할 개발

블록(block)이 발달하고 있는 시대, 전자 네트워크를 통하여 정보의 교환과 사업이 활성화될 미래를 위하여 목회현장에도 네트워크 형성을 요청하게 될 것이다. 3의 물결의 증후군인 에큐메니즘의 발달은 목회자와 목회기관 간의 네트워크를 더욱 활발하게 할 것이고 긴밀한 네트워크는 목회 전문화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목회기관의 네트워크의 양상은 대개 다음과 같이 추정된다.

첫째, 국내 교단과의 네트워크이다. 지금도 교회협의체가 있지만 미래의 네트워크의 수준은 협의체로서가 아니라 목회정보, 목회자, 목사후보생의 교류가 더욱 긴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네트워크는 경쟁적 대상이 아니라 협력과 공동창조의 파트너로서 미래 사회에 적합한 목회자 양성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이러한 네트워크는 어느 한 지역에서의 경쟁적 목회를 지양하게 할 것이다. 특별히 NCC와 한기총은 이러한 네트워크의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둘째, 교단 내의 목회자간의 네트워크이다. 교단 내의 목회자들의 네트워킹은 목회자들의 사기 향상과 정보교환에 상당한 도움을 줄 것이며 효과적인 목회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며 목회자 간의 작은 차이들을 극복할 수 있게 할 것이다. 셋째, 세계 목회 기관과의 네트워크이다. 한국 목회의 세계화와 발전을 위하여 세계적 목회기관과의 유기적 네트워크의 형성은 필연적일 것이다. 네트워크는 자매기관의 차원이 아니라 정보와 교환에 있어서 동질적 파트너를 의미한다. 넷째, 목회자와 교회와의 네트워크이다. 미래교회는 선교와 목회의 긴밀한 관계를 요청할 것이고 이러한 요청은 네트워크를 통하여 충족될 것이다.

(4) 목회전문화를 위한 전문성의 개발

미래 사회는 극도로 발전하는 전문화 사회가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학교육은 비전문적으로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는 듯하다. 한국교회의 현실은 신학을 전공한 목회자가 수업연한에 비하여 가장 전문인으로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의미에서 목회자의 전문화 교육은 전문직으로서의 목회를 인정받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미래 목회를 위하여 신앙과 영성을 겸비한 '인간형성'이 어떤 차원에서든 보완되어야 하고, 무엇보다도 '전문직 양성'이 지금까지보다는 강조될 수 밖에 없다. 현장의 필요성에 따라서 교회의 전문 지도자의 양성이 요구되는 이때에 한국의 신학교육은 아직도 모든 신학생들의 최종 목표는 담임목사이고 목회자 양성은 당회장 양성이라는 등식으로 인식되어 있다. 그래서 한국의 신학대학교에는 '당회장과' 밖에 없다는 말이 공공연하다. 이런 근시안적 전세대적 사고를 미래를 위한 사고로 전환하는 것이 필수적 과제이다. 나아가서 한국신학은 미래 목회를 위한 전문화를 위하여 전문목회를 위한 부전공제를 보다 광범위하게 개발하여야 할 것이다.

(5) 평신도 사역의 역할 개발

미래 사회는 평신도 사역이 극대화될 것이다. 지금까지의 성직 패러다임(Clerical paradigm)에서 평신도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될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때를 예상하면서 한국교회는 평신도 사역을 극대화하여 평신도 사역자를 효과적으로 증대시켜 나가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평신도는 교회의 안정적 대상이기 때문에 교회의 관심을 증대할 수 있고 전문가로서 선교의 효과를 증대할 수 있을 것이다. 바울은 동역자라는 개념을 목회자들에게만 아니라 평신도들에게와 심지어 여성에게까지 포괄적 의미로 사용하였다.

(6) 공동관심의 신학과 교회의 역할 개발

개혁주의 신학이라는 같은 뿌리에서 자란 교회이지만 보수와 진보라는 미세한 차이와 교권은 오랜 교회의 분열을 고착화하고 당연시하였다. 이제 새로운 천년을 앞두고 한국 장로교회는 서로 다른 점은 우선 접어두고 공동관심사를 개발하여 한걸음씩 다가가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최근의 지구적 관심사는 보수와 진보의 차이를 없이하고 세기말적 인간 공동의 관심사가 된 것은 불행중 다행이다. 심각한 환경의 문제, 추락하는 한국 경제의 과제, 증가하는 실업과 가정파괴의 문제, 나아가서 풀지않으면 안될 통일의 과제 등은 보수나 진보 할 것 없이 우리 모두의 관심사이다. 이러한 공동관심사에 대한 신학과 교회의 역할 개발을 통하여 교회의 하나됨이 가능할 것이며 이러한 하나됨이 가장 바람직한 교회연합의 과정일 것이다.

(7) 한국신학의 세계화 작업

110년의 한국 개신교 역사 가운데 한국교회는 세계적 목회자를 많이 배출하였다. 그러나 세계적 신학자는 상대적으로 배출하지 못하였다. 세계적 신학자가 없는 교회에서 세계적 목회자가 배출되었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한국교회는 교회성장에 있어서는 세계적인 교회이지만 신학과 목회의 내용에 있어서는 세계적이라고 하기는 부끄러움이 있다. 세계화 시대를 맞이하여 한국신학은 세계적 신학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교리적이고 교파지향적인 종래의 신학교육이 초교파적이고 에큐메니칼 지향적인 미래의 신학교육으로 전환되어야 하며, 성서적-역사적 지향성의 종래의 신학교육은 성서적-상황적 지향성의 미래의 신학교육으로 전환되어야 하며, 성서적-본문 비평적 분석의 종래의 신학교육은 사회, 인류학적 분석의 미래의 신학교육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세계화란 세계의 것을 수용하는 것 이상으로 우리의 것을 세계적인 것으로 만드는 작업이며 과정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교회가 세계적 교회이듯이 한국신학을 세계적 신학으로 발전시키는 작업이 한국신학의 과제일 것이다. 히브리적 사유로 기록된 성서는 헬라적 사유를 가진 서구인들 보다 히브리적 사유를 가진 동양인들에게 더 익숙하며 더 유능한 신학자를 배출할 가능성을 제공한다. 여기에 한국신학의 세계화의 가능성이 있다. 특히 한국교회의 소외경험과 해방경험은 한국신학의 개별성을 세계화할 수 있는 신학적 경험이 될 것이다. 한국사회의 역사적 경험과 한국교회의 성장의 경험과 한국적 문화의 이해 등은 한국신학의 세계화에 소중한 자료들이 될 것이다.

(8) 통일 이후 시대의 준비

우리 민족의 숙원인 통일은 우리의 민족적 과제일 뿐만 아니라 선교적 과제이다. 왜냐하면 통일 없이는 진정한 샬롬이 없기 때문이다. 교회는 통일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되 구체적인 통일 준비가 있어야 하며 통일을 앞당길 수 있는 풀뿌리가 되어야 한다. 최근 우리 나라에는 북한 지원을 위한 민간 단체가 많이 있지만 실제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단체와 개인의 80%이상이 개신교인이다. 그러나 매스컴을 통한 홍보는 기타 종교가 모든 일을 하는 듯이 보여진다. 개신교는 실제로 가장 큰 지원을 하면서도 적절하게 홍보하지 못하고 개신교를 대표할 수 있는 인물이 없는 때문이다. 교회연합은 홍보를 통한 선교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서 교회연합은 통일 이후에 북한 교회를 재건할 대에 혼란을 극소화할 수 있다. 통일 이후에 북한에서 다시 교단과 교파의 경쟁이 시작된다면 혼란만 가중될 것이고 선교를 가로막는 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교단과 교파의 경쟁은 그동안 남한에서 한 것으로 족할 것이다.

또한 통일 이후에는 당분간은 상당히 교회가 어려워질 것이 분명하다. 주말 대이동이 멈추지 않는 이동성의 발달은 통일 이후에는 백두산, 금강산, 묘향산 주말관광이 쏟아질 것이므로 교회는 상대적으로 어려워질 것이다. 이런 가상적 통일 시나리오를 통하여 교회는 적절한 대비를 하여야 할 것이다.

 

5. 나가는 말

이제 2000년은 3년 반, 21세기는 4년 반을 남겨두고 있다. 새로운 천년을 목전에 두고 한국교회는 먼저 다가오는 시대의 물결을 이해하고 새로운 시대에 적응력을 갖춘 교회가 되기 위하여 준비하여야 할 것이다. 토플러는 21세기는 동북아시아의 쌀을 먹는 민족이 세계를 지배할 것이라고 에측하였다. 21세기의 중심 국가, 새로운 시대의 중심 교회가 되기 위하여 한국교회는 이에 걸맞은 준비를 하여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교회는 세계적 주목을 받는 성장하는 교회였지만 최근에는 침체의 늪을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통계적으로는 지난 3년동안 한국의 교단 가운데 1%이상 성장한 교단이 없다. 침체와 쇠퇴의 벼랑에 서 있는 한국교회를 다시 성장하게 할 수 있는 길은 미래에 대한 구체적 연구와 우리의 헌신을 통해 열릴 것이다. 시대의 변화와 사회변동을 보면서 시대의 표적을 분별하는 지혜를 가져야 새로운 시대에 위탁된 역할을 하는 교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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