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여 잠잠하라'는 후대 편집된 것! 김세윤 교수 "사본학적·전체 문맥상 삽입 확실"...국내 보수 신학계 반발 예상 이승규 hanseij@newsnjoy.co.kr "'여자여 잠잠하라'는 구절은 고린도전서 14장 34절과 35절을 사본학적으로, 또 바울의 남녀관계에 대한 가르침의 전체적 맥락에서 살펴봤을 때, 바울이 쓴 말이 아니고 후대에 쓰여져 현재의 성경에 불안하게 삽입된 것이 확실하다". 김세윤 교수(미국 풀러신학교 신약학 교수)는 7월 5일 강남교회(송태근 목사)에서 총신대 신대원 여동문회(동문회장 채옥희 전도사)가 주최한 '성경에 나타난 여성의 역할'이라는 주제의 세미나에서 '고린도전서 14장 편집론'을 제기했다. 김 교수의 '성경 후대 편집론'은 국내 보수신학계에서 인정하지 않는 학설로, 향후 논쟁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김 교수가 비교적 보수신학을 견지하는 풀러신학교 현직 교수라는 점에서 국내 신학계의 충격은 클 것으로 보인다. 바울신학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알려진 김 교수는 고린도전서 14장 34절과 35절이 △사본학적으로 불안정한 점 △ 두 구절이 고린도전서 14장의 전체적인 문맥을 끊고 있다는 점 등의 이유를 들어 후대에 의해 삽입된 것이 확실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김 교수는 "고린도전서 14장은 바울이 교회에서 예언하고 방언하는 것에 관한 가르침을 주는 장이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생활에서 남자의 독점적 리더십을 옹호하려는 사람들이 이 구절을 디모데전서 2장 11~15절과 함께 계속 바울의 진짜 가르침으로 보고 금과옥조로 삼기를 원한다면, 심각한 신학적 문제를 만들어 내게 된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바울은 남녀관계에 있어 일관되게 갈라디아서 3장 28절에 나오는 동등성의 원칙에 따라 가르치고 있다"며 "만약 바울이 고린도전서 14장 34절과 35절을 썼다면 바울은 한 편지 안에서도 서로 모순되는 가르침을 주는 종잡을 수 없는 사도가 되는 셈이다"고 주장했다.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하라? 김 교수는 이날 세미나에서 시종일관 여성과 남성의 동등성과 상호주의를 강조했다. 김 교수는 고린도전서 11장 2절에서 16절의 말씀 역시 여자의 설교권을 박탈한 것이 아니라 공예배시 여자들이 복장을 단정히 하고 기도나 설교를 하라는 가르침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이 말씀은 여자들이 갑자기 자유를 얻게 되자 머리에 쓰던 너울조차 벗어 던지고 떠들어 예배 분위기가 어지럽게 돼 바울이 질서를 잡기 위해 한 말이라는 것이다. 또, '여자의 머리는 남자'라는 구절도 신학적인 원칙의 논리라기보다는 여자들의 복장을 단정하게 하는 교훈을 강화시키기 위한 임시적인 논리(ad hoc argument)라고 주장했다. 올바른 성경 해석이 중요 김 교수는 올바른 성경 해석을 강조했다. 그는 성경의 다른 가르침에 대해서도 그래야 하지만, 남녀관계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을 해석할 때, 해석자는 자신의 취향에 따라 몇몇 구절만 인용해서 율법적으로 해석하고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성경의 가르침 전체를 살피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고린도전서 11장대로 하려면 여성도 안수를 해 설교하게 하되 다만 머리에 모자만 쓰게 하면 될 것 아니겠습니까?" "고린도전서 7장 2절~16절의 남녀동등성에 대한 바울의 철저한 가르침에도 불구하고, 또 에베소서 5장 21절의 피차 복종하라는 원칙적인 천명과 25절의 남편의 아내에 대한 사랑의 의무에 대한 훨씬 더 큰 강조는 무시한 채, 에베소서 5장 22절의 아내의 남편에 대한 복종을 가장 중요한 요구인 것 같이 주장하면, 그것이 과연 옳은 해석입니까?" 김 교수는 "현재 우리 사회 곳곳에서 여성의 리더십이 약진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교회 안에서만 여성 리더십이 거부되고 있다. 여성 해방의 복음을 가지고 있는 교회 안에서만, 한 때 이 땅에서 여성 해방을 주도한 교회 안에서만, 여자들이 잠잠하라고 억눌림을 받고 있는 겁니다. 이 또한 얼마나 씁쓸한 역설입니까?"라는 말로 강의를 끝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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