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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 속으로 〓/영성 교회 성장 10대 지침등(가나다순)

빛과 소금을 상실한 한국교회

by 【고동엽】 2022. 1. 28.
빛과 소금을 상실한 한국교회


이광호(조에성경신학연구원)


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한다는 말을 거부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것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이다. 교회가 세상에서 빛이 되어야 하는 이유는 세상이 흑암천지이기 때문이다. 또한 세상은 살만한 맛이 나지 않고 부패한 영역이므로 그에 적절한 소금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빛이 없고 살맛이 나지 않는 부패한 영역에서 교회가 행해야 할 중요한 사명 가운데 하나는 어둡고 부패한 세상 가운데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것이다. 세상에 아무리 훌륭하고 유능한 사람들이 있다할지라도 그들 가운데서는 참된 빛과 소금이 생성될 수 없다. 영원한 빛과 진정한 소금은 오직 교회를 통해서만 나올 수 있다.
그런데 지난 7월 28일 충격적인 발표가 있었다. ‘시사저널’에서 ‘미디어리서치’와 공동으로 실시한 전국 성인남녀 일천 명을 대상으로 한 직업 신뢰도 조사결과가 공개되었던 것이다. 불신자들이 조사하고 평가한 결과를 보면, 과연 한국교회를 더 이상 교회라 칭해야할 지 고민스럽지 않을 수 없다.


조사기관은 전체 33개의 직업인군을 제시한 후 일반시민들의 신뢰도를 조사했다. 그 가운데 목사가 차지한 신뢰도 순위는 25위였다. 소방관, 간호사, 환경미화원, 직업운동선수, 의사, 학교교사, 은행원, 이/미용사 등이 신뢰도에 있어서 상위그룹에 속했다. 그리고 목사, 변호사, 기업인, 기자, 연예인, 증권업 및 보험업 종사자, 부동산중개업자, 정치인들이 최하위를 나타냈다.
목사는 종교인들 가운데서도 가톨릭 신부와 불교의 승려보다 훨씬 못 믿을 자들로 낙인찍히게 되었다. 이는 결코 하루아침에 갑자기 그렇게 된 것이라 볼 수 없다. 그동안 한국교회가 세상 가운데 인식되고 맺혀온 열매로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는 이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여 뼈를 깎는 아픔으로 새로 시작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 상태로는 참된 복음의 정체성을 확인하기 어렵다. 지금도 목사들은 매주일 교인들 앞에서 교회가 하나님의 거룩한 공동체라 말하지 않는가! 나아가 설교를 통해 교인들에게 세상의 빛과 소금의 직분을 감당하라며 외치고 있지 않은가!


우리는 한국교회의 이상한 괴리현상을 냉철한 안목으로 직시해야만 한다. 입으로는 교회의 순결을 부르짖고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할 것을 외치면서 실제로는 세상보다 훨씬 못한 행동들을 한다는 것은 위선의 극치를 달리는 것이라 말해도 지나치지 않다. 세상에서 이기적인 태도로 나쁜 짓을 하라고 가르치는 목사가 없을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 사람들은 매주일 그런 설교를 하는 목사들을 가장 못 믿을 자들로 꼽았다. 직업 신뢰도조사에서 33종류의 직업군 가운데 그나마 25위를 한 것은 응답자들 가운데 기독교인들이 상당수 포함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전체 인구 가운데 수십 퍼센트가 기독교인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 가운데는 종교적 입장에서 목사를 신뢰한다고 응답한 자들이 다수 있었을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목사의 실제적인 신뢰도는 최하위로 보아도 크게 틀리지 않다. 정기적인 설교를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목사들과 달리 신뢰도가 하위에 속한 다른 직업인들은 편향된 입장에서 편들어 줄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 틀림없다. 나아가 더욱 심각한 문제는 목사에 대한 불신은 곧 교회에 대한 불신과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다.


교회가 진리를 위해 세상으로부터 핍박을 받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다. 그러나 교회가 세속화되어 천박한 추파를 머금고 있을 때 세상이 도리어 교회를 비웃는다면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한국교회의 실상이 그 정도 되어 있다면 더 이상 교회라 이름 붙일 수 없는 단계에 와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실상을 경험하면서, 교회가 세상으로부터의 욕을 피하기 위해 임시 방책을 세우는 일에 급급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만일 그런 태도를 보인다면 영악한 세상은 교회를 더욱 조롱할 것이다. 이럴 때 일수록 참된 교회와 그에 속한 성도들은 세상에 타협하지 않고 진리를 수호해야 한다. 교회와 목사들이 탐욕을 버리지 못하고 추한 욕망에 사로잡혀 있으면서 세상의 조롱과 멸시를 받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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