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교에서 국어 과목을 가르쳤던 제 아내는 아이들이 글을 쓰거나 말을 할 때
맟춤법이나 발음의 정확성에 대해서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저도 설교를 하거나 칠판 놓고 공부할 때 은근히 아내를 의식하게 되더군요.
아예 선생님을 집에 한분 모시고 사는 듯한 부담감이 저와 아이들에게도 늘 있었습니다.
그런데 큰 아이는 엄마의 기대에 못 미치게 말을 할 때 혀 짧은 소리를 합니다.
혀짧은 소리를 하지 말라고 어린나이에 엄마로부터 엄청나게 듣고 자랐습니다.
큰 아이가 일곱 여덟살 쯤 되었을 때였습니다. 하루는 잠을 자다가 아이가 막 웁니다.
이유인즉슨 꿈속에 귀신이 나타났는데 무서워서 울었다는 겁니다.
이내 저는 아이에게 “다솔아...너 누구아들이야?”
“엉..목사님 아들 아니 하나님의 아들”
“그래 맞아..그러니까 귀신이 또 나타나면 예수 이름으로 명하노니 귀신아 물러가라”
이렇게 물리쳐버려..그러면 “아이구 나살려라 하면서 꿈속에서 귀신이 도망 갈거야”
아이의 표정을 보니 “귀신..한번만 더 나타나면 나한테 죽었다”란 표정으로 편한하게 잠이 듭니다.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두어시간 지나서 아이가 세상 뒤집어지게 또 우는 것 아니겠습니까?
아까 그 귀신이 또 나타났다네요..
그래서 “귀신아!예수이름으로 명하노니 물러가라” 했더니
귀신이 아이의 혀가 짧아 무슨 말을 했는지 못 알아 들어서
“뭐라고? 뭐라고? 천천히 얘기해봐”하면서 더 가까이 오더라는 것입니다.
더 가까이 다가오는 귀신 때문에 무서워 더 크게 울었다는 겁니다.
진짜 귀신이었더라면 혀 짧은 소리해도 귀신같이 알아들을 텐데 가짜귀신이라 그렇다고...
아이를 또 안심시키고 재웠습니다.
이내 부모된 엄마 아빠는 급 반성을 시작했습니다.
엄마 아빠의 지적질이 아이를 이렇게 만들지는 않았는지...
왜 자기가 말하면 혀가 짧아 상대방이 못알아 듣는 다고 생각했는지.
심지어는 귀신까지도 못알아 듣는다고...
꿈속에서도 자기의 혀짧은 소리를 의식하고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 부터는 아이가 혀 짧은 소리를 해도 지적하지 않고 아이를 위해서
기도만 하기로 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웃기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그 후 부터 잠들기 전 꼭 엄마 아빠에게 와서 기도해달라고 하더군요.
꿈속의 귀신이 무섭긴 무서웠나 봅니다.
그 아이는 정상적으로 잘 자라서 대학 진학 후 공군 만기 제대하고
지금 대기업에 취업해서 잘 다니고 있습니다.
괜한 지적질로 아이에게 스트레스 주었던 것이 미안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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