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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고린도(코린토스, Corinth, 원어는 Kórinthos)는 아주 중요한 사도바울의 선교지 중의 하나다. 고린도는 그리스 본토와 펠로폰네소스반도를 잇는 코린트 지협(地峽)에 있는 고대 폴리스와 현대가 공존하는 도시다. 그리고 그리스 남북육상교통의 요지인 동시에 이오니아해(海)와 에게해를 연결하는 해상교통의 요지이다. 이렇게 지리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상업 ·무역으로 크게 번영을 누려 왔으며, 그리스의 여러 폴리스가 쇠퇴한 헬레니즘시대에도 상업도시로서 번성하여 ‘헬라스의 별’이라고 일컬어졌다.
교통의 요지였기 때문에 고대에는 여러 차례 국제회의의 개최지가 되었다. BC 146년 로마가 이를 철저히 파괴해버렸는데, BC 44년에 재건되어 다시 번영하였으며, 신약성경의 고린도전서와 후서의 배경이 되는 도시다. 그러나 로마제국이 몰락한 후인, AD 521년에 대지진으로 큰 타격을 입어 중세 이후 쇠퇴하다가 1858년에 일어난 지진으로 또 다시 파괴되었다. 지금은, 19세기경에 개통된 그 유명한 ①고린도 운하가 큰 볼거리로 각광을 받고 있고, ②로마시대의 유적들, ③아폴로신전 ④시시포스의 산(아프로디테 신전)과 바울이 방문했다는 ⑤바울방문기념교회를 순례할 수 있는 지역이다.
그런데 아테네에서 옛 고린도로 가자면, 모든 이들이 반드시 지나쳐야 하는 곳이 있다. 바로 고린도 운하다.
1. 고린도 운하(Corinth Waterway)
①고린도 운하는 ②수에즈 운하, ③파나마 운하와 더불어 세계 3대 운하 중의 하나로 두 번째로 개통된 운하다. 이오니아해와 에게해를 연결해 준다. 고린도 운하는 폭이 24m, 길이는 6.34km, 높이는 78m, 바다의 수심은 8m다. 이 물길이 없으면 배들이 300km를 돌아서 가야했다니 꼭 필요한 운하다. 이미 로마 네로 황제가 6000명의 유대인 포로를 동원해 공사를 하려고 했었으나 실패했고, 19세기에 와서 프랑스의 민간회사가 1882년~1893년, 12년간에 걸쳐 완공한 대(大) 운하라고 한다. 이 거대한 협곡을 사람의 손으로 파서 만들었다면 믿어질까? 당시 수준의 미약한 장비와 이 어마 어마한 규모로 보아 얼마나 많은 민간인 희생자가 속출했을 런지는 대강 짐작이 간다. 그런데 이 땅의 토질이 그렇단다. 일단 삽을 대면 모래 부스러기처럼 쉽게 파낼 수 있는데, 바람이 불고 비를 맞으면 쇠처럼 단단하게 굳어지는 토질(土質)이란다. 그러니 손, 곡괭이, 삽, 또 보조 장비로 파서 저런 운하를 만들었다는 게 가능한 얘기이다. 그리고 오늘날 우리들이 갖지 못한 능력들이 그 시대의 인류들에게는 있었으니 실로 대단하다. 바울전도여행 때는 운하가 없었다.
운하 공사 당시 기록사진, 인간의 의지 앞에 어느정도 불가능이 없음을 웅변하는 듯 그 엄청남에 놀랐다.
마련된 다리 위에서 사진 찍으며 아래를 내려다보는데 어찌나 아찔하던지 아직도 순례 당시의 기억이 생생하다. 그런데 이 교각에서는 관광 레저상품으로 번지 점프도 설치해 놨다. 위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현기증이 아찔할 판 인데, 번지 점프하는 사람들은 도대체가 이해되지 않는 족속들이다.^^ 헐~^^ 가까이서 보면 물빛깔이 에메랄드빛 바다로, 멀리서 보면 그 바다 빛깔이 다른 보석인 사파이어 빛깔을 내는 진풍경을 자아낸다고 한다. 다리 위에서 쳐다만 봐도 그 말이 실감이 난다. 대단하다.
고린도운하에서 인증샷^^ 고린도 운하는 세계 3대 운하 중 하나다.
담대하고도 유쾌한 오락시설인 번지 점프대가 다리 바로 밑 상부에 설치되어 있다.
2. 구(舊)고린도 시에 있는 로마시대의 유적들, 아폴로 신전
아폴로 신전(the Temple of Apollo, 태양신)은 로마가 제국을 형성했던 광대한 지역 곳곳에 세워져 있다. 터키 밀레토스 디두마에, 사데에, 이탈리아 남부 폼페이에, 로마에, 그리스 아테네에, 어디어디에, 그리고 고린도에도 빠지지 않고 있다. 본래는 38개의 기둥이었으나 현재는 7개만 남아 있었다. 이 유적지에도 여전히 바실리카(공회당), 아고라(Agora 광장시장), 목욕탕, 공중 수세식 화장실, 원형 극장, 이름도 알 수없는 동상, 돌덩어리, 사원, 저택, 우물, 드로모스 레가이온대로(Lechaion Road) 등등 많은 유적들이 있다.
시시포스 산을 등지고 아폴로 신전이 세워져 있다. 결국 우상 터라는 얘기다.
로마는 통치하고 있는 제국의 곳곳에 아폴로신전을 세워 우상숭배를 강요하였던 제국이었다.
물 저장고 피레네 샘
성지순례를 9일째를 다니는데, 우상의 돌덩어리 말고 정말로 볼품없는 작은 장소일지라도 전도자들이 거닐었던, 스쳐지나갔던 곳이라도 거기에 나를 데려다 줬으면 좋겠다. 이런 우상들의 신전 돌덩어리 폐품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게 이젠 좀 지겨워졌다. 그게 그거고... 쩝... 목사들이 그만큼 봤으면 된 것 같은 데, 여행사에서는 자꾸만 그런걸 보여준다. 관광 상품이니까.......ㅠ.ㅠ...
고린도의 시시포스 산
그런데 몇 군데는 성경과 연결시킬 만한 것이 있다. 575m 높이의 시시포스 신화의 배경이 되는 산이 하나 있는데, 그 위에 아크로폴리스를 건설했단다. 그리고 그 정상에 미(美)와 사랑의 여신인 아프로디테(Aphrodite) 여신(말이 근사해서 여신이지 결국 우상이잖은가!)을 경배하는 신전을 세웠단다. (난 안 올라갔다. 가봐야 또 우상의 그 돌덩어리들일 테니까)
저 멀리가 시시포스 산이다. 인생에게 짊어지워진 영원한 고통을 상징한 산
시시포스 정상의 아크로폴리스, 여기에 창녀의 신 아프로디테 여신의 신전 유적이 남아 있다.
다만, 이 신전에는 1천명이나 되는 음녀(창녀)들이 있었는데, 자기들의 몸을 팔아 아프로디테를 섬겼고, 많은 사람들을 음란으로 물들였다는 것이다. 아프로디테에 얽힌 신화에도 보면, 아프로디테는 아예 처음부터 순결서약, 독신주의를 싫어했고 자유분방한 성교(性交)를 좋아했던 창녀(娼女)로 그려져 있다. 말이 미(美)와 사랑의 여신이지 아프로디테는 ‘창녀의 신’이었다. 결국 고린도는 이런 문란한 성적 타락과 문화로 멸망의 길을 걸었고, 사도 바울도 이것을 아주 고심하면서 고린도교회를 향해서 하나님의 마음을 전했다. 고린도교회가 직면했던 문제 중의 하나가 무분별한 이 음행(淫行) 문제였기 때문이다.
(고린도전서 5:1)
1. 너희 중에 심지어 음행이 있다 함을 들으니 그런 음행은 이방인 중에서도 없는 것이라. 누가 그 아버지의 아내를 취하였다 하는 도다.
(고린도전서 5:9~11)
9. 내가 너희에게 쓴 편지에 음행하는 자들을 사귀지 말라. 하였거니와
10. 이 말은 이 세상의 음행하는 자들이나 탐하는 자들이나 속여 빼앗는 자들이나 우상 숭배하는 자들을 도무지 사귀지 말라. 하는 것이 아니니 만일 그리하려면 너희가 세상 밖으로 나가야 할 것이라.
11. 이제 내가 너희에게 쓴 것은, 만일 어떤 형제라 일컫는 자가 음행하거나 탐욕을 부리거나 우상 숭배를 하거나 모욕하거나 술 취하거나 속여 빼앗거든 사귀지도 말고 그런 자와는 함께 먹지도 말라 함이라
고린도전서 6:12~20, 내 몸은 성령의 전, 몸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라.
12. 모든 것이 내게 가하나 다 유익한 것이 아니요, 모든 것이 내게 가하나 내가 무엇에든지 얽매이지 아니하리라.
13. 음식은 배를 위하여 있고 배는 음식을 위하여 있으나 하나님은 이것저것을 다 폐하시리라. 몸은 음란을 위하여 있지 않고 오직 주를 위하여 있으며 주는 몸을 위하여 계시느니라.
14. 하나님이 주를 다시 살리셨고 또한 그의 권능으로 우리를 다시 살리시리라.
15. 너희 몸이 그리스도의 지체인 줄을 알지 못하느냐? 내가 그리스도의 지체를 가지고 창녀의 지체를 만들겠느냐? 결코 그럴 수 없느니라.
16. 창녀와 합하는 자는 그와 한 몸인 줄을 알지 못하느냐? 일렀으되 둘이 한 육체가 된다 하셨나니
17. 주와 합하는 자는 한 영이니라.
18. 음행을 피하라. 사람이 범하는 죄마다 몸 밖에 있거니와 음행하는 자는 자기 몸에 죄를 범하느니라.
19. 너희 몸은 너희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바, 너희 가운데 계신 성령의 전인 줄을 알지 못하느냐? 너희는 너희 자신의 것이 아니라.
20. 값으로 산 것이 되었으니 그런즉 너희 몸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라.
(고린도전서 10:8)
8. 그들 중의 어떤 사람들이 음행하다가 하루에 이만 삼천 명이 죽었나니 우리는 그들과 같이 음행하지 말자.
음란 (Lewdness)
음탕하고 난잡한 생활을 가리킨다. 성경에서는 하나님을 외면하고 다른 신을 좇는 것을 이렇게 표현한다. 성경은 이스라엘 백성과 하나님은 결혼한 부부와 같은 관계이므로, 이스라엘이 영적으로 타락하고 우상숭배를 하는 것은 바로 하나님께 간음(영적간음)하는 것이라고 말하였다(렘 3:6~13, 겔 16장, 호 1:2~2:15). 예수님께서도 이 세대가 도덕적으로 타락했으므로 악할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 불충실한 것에 대해 음란하다고 말씀하셨다(마 12:39). 요한계시록에는 로마를 의미하는 바벨론이 큰 음녀로 불리고 있다(계 17:1~5).
음행 (Adultery)
정조(순결)를 깨뜨리는 행위를 말한다. 호세아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우상 숭배하는 것을 음행에 비유하였고(호 2:2) 바울은 미혼자에게 음행의 유혹에 빠지지 말 것을 훈계하면서 독신들의 비도덕적 성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결혼하라고 권하였다(고전 7:2, 8~9; 살전 4:3).
음행은 간음을 포함한 죄악 목록에 들어 있으며, 그 의미가 확대되어 간음과 동의어로도 쓰였다(마 5:32, 19:9).
간음 (Adultery)
십계명에서 금지하는 일곱 번째 계명으로(출 20:14) 자신의 배우자가 아닌 다른 사람과 성적인 관계를 맺는 것을 말한다.
구약에서는 간음한 자는 돌로 쳐 죽이라고 명령한다(신 22:22~24, 요 8:5 ).
그러나 성경에서 ‘간음’이란 표현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행하는 우상숭배와 영적인 불신앙을 말하였다(겔 23장, 호 4장).
예수님은 “여자를 보고 음욕(淫慾)을 품는 자마다 마음에 이미 간음하였느니라.”(마 5:27~28). 간음을 하지 않았더라도 다른 사람을 주목하여 성적인 환상에 사로잡히는 것 자체가 죄라는 말씀이다. 간음이 행위 이전에 마음의 태도, 내적인 동기에 달려 있음을 말씀하신 것이다.
창녀 (Prostitute)
몸을 파는 여자를 말한다(창 38:15). 성경에서 매춘 행위는 엄격히 금지되었으며(신 23:17) 창녀(娼女)가 되는 것도 금하였다(레 19:29).
그런데 고대 근동 팔레스타인에서의 창녀는 오늘날의 윤락여성과는 다른 성격을 띤 경우가 있었다. 우상 신전에서 제사를 할 때, 신을 숭배하는 행위의 일부로 매음 행위를 하는 창녀들이 있었는데 이때의 성행위를 위해 특별히 구별된 여자를 ‘케뎃사’(qedeshah)라고 하였다(창 38:21~22). 가나안 사람들은 풍요의 여신인 아스다롯을 섬기는 신전 제의에서 성적 행위를 함으로써 다산과 풍요를 기원하였다.
창세기 38:21~22
21. 그가 그 곳 사람에게 물어 이르되 “길 곁 에나임에 있던 창녀가 어디 있느냐?” 그들이 이르되 “여기는 창녀가 없느니라.”
22. 그가 유다에게로 돌아와 이르되 “내가 그를 찾지 못하였고, 그 곳 사람도 이르기를 거기에는 창녀가 없다. 하더이다.” 하더라.
이렇듯 성(性)문란의 문제는 고린도교회의 안과 밖에서 성도들을 괴롭히는 아주 중요한 문제중 하나였다. 이런 고린도 땅에 교회가 세워진 것이다. 그래서 ‘고린도인이 되다’라는 헬라어 ‘코린티아조마이(Korinthiazomai)’라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은 ‘성적(性的)으로 부도덕한 사람’을 의미하는 나쁜 말이 되었다. 이런 분위기의 도시에서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같은 사람을 택해서 신실한 주의 부부일꾼으로 양육 훈련시켰고, 마침내 주의 일을 감당하게 한 바울이 그저 놀라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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