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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시 46:1-11) / 이수영 목사

by 【고동엽】 2021. 12. 27.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시46:1-11 )

새문안교회 주일예배 설교 이수영 목사

 

지금 단연 전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최대의 관심사는 오사마 빈 라덴이라는 테러리스트와 그 조직 그리고 그들을 비호하거나 그들과 연대하는 모든 세력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대응일 것입니다. 얼마 전 우리는 참으로 놀라운 사건을 TV와 신문을 통해서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 몇 채 가운데 들던 뉴욕의 두 쌍둥이 마

천루에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납치된 여객기가 한 대씩 정통으로 돌진해 들이받았으며 그로 인해 발생한 충격과 폭발과 화염을 이기지 못하고 그 두 거대한 건물이 모래성 무너지듯 먼지로 변하며 사라진 것입니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고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사건이 현실로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뿐이 아니었습니다러리스트들에 의해 납치된 여객기가 한 대씩 정통으로 돌진해 들이받았으며 그로 인해 발생한 충격과 폭발과 화염을 이기지 못하고 그 두 거대한 건물이 모래성 무너지듯 먼지로 변하며 사라진 것입니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고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사건이 현실로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이루어진

 

이 사건은 온 세계가 경악한 것이지만 특히 미국인들에게는 정말로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를 움직이는 권력의 상징인 미 대통령과 군사력의 상징인 미 국방성과 경제력의 상징인 세계무역센터에 대한 이러한 동시적 테러 감행은 모든 사람의 상상과 예측을 완전히 넘어선 미증유의 것입니다.

 

미국이 당한 것은 단지 막대한 인명피해와 경제적 손실이 아닙니다. 미국의 자존심이 박살난 것입니다. 당장 "제2의 진주만"이라는 표현이 나왔습니다. 진주만피격사건이 미국으로서는 가장 치욕적인 사건이었기에 "제2의 진주만"이라고 했겠지만, 사실 미국본토 안의 정치, 경제, 군사의 심장부에 대한 이번 공격사건은 멀리 떨어진 섬 진주만에 대한 공격사건보다 훨씬 더 크고 심각한 것이라 봅니다. 끔찍하리만큼 치밀하고 엄청나게 크고 강력한 이번 테러는 MD체제구축을 추진하던 미국을 조롱하고도 남는 것이기에 그만큼 미국의 자존심은 회복되기 힘들 정도로 타격을 입은 것입니다.

 

그러나 더 큰 타격은 아직 남아있습니다. 그것은 미국인들의 마음 속에 심겨졌으리라 여겨지는 불안감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라고 믿어지던 미국이 갑자기 아주 위험한 나라로 돌변한 것입니다. 이젠 언제 또 무슨 큰 변을 당할지 모르는 불안한 세상이 된 것입니다. 이 사건이 터진 직후에는 온 국민의 애국심이 결집되었으며 한 마음으로 단호한 군사적 응징을 외치는 소리가 하늘을 찔렀고 대규모 전쟁이 즉각 개시될 것 같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또 다른 테러의 가능성으로 인한 공포와 불안감이 미국민들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애국심과 참전의 의지를 반영하는 성조기판매가 호조를 보이더니 이제는 너도나도 방독면 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답니다. 불안해 하는 증거입니다. 사이렌소리만 들어도 깜짝깜짝 놀라곤 한답니다. 아무리 미국정부와 국민이 한 목소리로 응징을 외쳐도 이슬람 테러비호국가들은 끄떡하지 않습니다. 미국은 미국의 응징에 협조하지 않는 나라들은 다 미국의 적이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지만, 이슬람 테러집단 또한 미국에 협조하는 나라들 모두에게 테러를 감행하겠다고 맞으름장을 놓고 있습니다. 미국이 십자군전쟁이란 말을 들먹거리자 그들 또한 전 이슬람신도들이 이에 맞서 궐기하여 성전에 동참할 것을 소리높여 외치고 있습니다. 이슬람의 테러리스트들은 물불을 가리지 않으며 그들의 테러는 대상을 가리지 않고 저돌적이며 잔혹하기 이를 데 없음을 우리는 이미 충분히 경험했습니다. 이제는 비행기뿐 아니라 생화학무기를 사용한 테러의 가능성이 예견되고 있습니다. 이것이 미국민들을 불안하게 하는 것입니다. 어디 안전한 데가 따로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한국이 불안해서 미국으로 이민갔던 한국사람들 가운데 미국이 불안해서 다시 돌아오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소문도 들립니다. 그러나 한국이라고 안전하지는 않습니다. 어떤 형태로든 미국의 군사행동에 동참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인 한국은 곧바로 이슬람 테러집단의 보복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안전하게 피할 것은 과연 어디이겠느냐" 하는 것은 비단 미국국민이나 아프가니스탄국민들만의 걱정거리가 아니라 오늘 전세계인의 심각한 관심사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피난처는 어디인가?" 하는 우리의 물음에 대해 오늘 본문 말씀은 세 번이나 반복해서 답을 주고 있습니다. 1절 첫머리에서부터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라고 합니다. 7절 끝에서도 "야곱의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시로다" 말합니다. 마지막 절도 "야곱의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시로다" 라는 말로 마치고 있습니다. 이 시편을 통해서 이스라엘백성들은 하나님을 자연과 역사의 주인으로 고백합니다. 그리고 모든 자연과 나라들과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그들과 함께 하시며 그들의 힘이 되어주시고 그 어떤 환난 가운데서도 그들을 도우심을 찬양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시요 힘이시니 환난 중에 만날 큰 도움이시라"는 1절과 "만군의 여호와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니 야곱의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시로다"는 7절과 11절에서의 이스라엘의 신뢰는 바로 이 시편 46편의 요점입니다.

 

2-3절에서는 땅과 산과 바다가 다 요동하고 천지가 개벽을 하는 일이 있더라도 두려워하지 않으리라는 말로 그 신뢰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땅이 변하든지 산이 흔들려 바다 가운데에 빠지든지/ 바닷물이 솟아나고 뛰놀든지 그것이 넘침으로 산이 흔들릴지라도 우리는 두려워하지 아니하리로다". 이렇게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 어떤 자연재난 속에서도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안전한 피난처가 되실 것을 굳게 믿고 있습니다.

 

4-6절에서는 이스라엘과 온 열방들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함께 계시는 한 뭇 나라가 떠들며 위협할지라도 예루살렘 성과 이스라엘 나라는 안전할 것이라는 말로 그 신뢰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한 시내가 있어 나뉘어 흘러 하나님의 성 곧 지존하신 이의 성소를 기쁘게 하도다 하나님이 그 성 중에 계시매 성이 흔들리지 아니할 것이라 새벽에 하나님이 도우시리로다/ 뭇 나라가 떠들며 왕국이 흔들렸더니 그가 소리를 내시매 땅이 녹았도다". "한 시내가 있어 나뉘어 흘러 하나님의 성 곧 지존하신 이의 성소를 기쁘게 한다"는 것은 외부로는 노출되지 않고 지하수로를 통해 흘러드는 샘물 때문에 예루살렘 성이 적들에 의해 포위되는 일이 있드라도 얼마든지 버틸 수 있음을 말합니다. "새벽에 하나님이 도우시리라"는 것은 새벽부터, 새벽에도, 다 잠을 자는 시간 그래서 기습을 당할 위험이 있는 시간에도 하나님께서 지켜주심으로 안심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그들은 정치적·군사적 위기 속에서도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안전한 피난처이심을 밝히고 있습니다.

 

8-9절에서는 자연에 대해서든 나라들 사이의 전쟁에 대해서든 주인 되신 하나님의 주권과 그가 능력으로 행하시는 일을 선포함으로써 하나님에 대한 그들의 신뢰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와서 여호와의 행적을 볼지어다 그가 땅을 황무지로 만드셨도다/ 그가 땅 끝까지 전쟁을 쉬게 하심이여 활을 꺾고 창을 끊으며 수레를 불사르시는도다". "그가 땅을 황무지로 만드셨다"는 것은 땅에 대해서도 하나님께서 주권자이시라는 것을 말합니다. "그가 땅 끝까지 전쟁을 쉬게 하심이여 활을 꺾고 창을 끊으며 수레를 불사르신다"는 것은 전쟁의 주인도 하나님이시며 전쟁을 그치게 하시고 평화를 세우시며 나라와 백성들의 안전을 지켜주시는 이가 하나님뿐임을 말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홀로 언제나 우리의 피난처이시라는 말입니다.

 

10절에서는 결론적으로 사람들이 할 일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르시기를 너희는 가만히 있어 내가 하나님 됨을 알지어다 내가 뭇 나라 중에서 높임을 받으리라 내가 세계 중에서 높임을 받으리라 하시도다". "너희는 가만히 있어"라는 것은 칼과 창을 들고 전차를 몰며 전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할 것이 아니라 모든 무기를 버리고 진정한 평화와 안녕의 길이 어디에 있는지를 곰곰히 생각해보라는 말입니다. 이어서 "내가 하나님 됨을 알지어다" 한 것은 결국 하나님께서 홀로 하나님이시고 자연과 역사와 모든 나라의 평화와 안녕의 주인이심을 깨달으라는 것입니다.

 

지금 이 시각 미국은 어마어마한 군사력을 아프가니스탄 인근 해안으로 집결시켰고 아프가니스탄 또한 결사항전의 목청을 높이고 있습니다. 두 나라뿐 아니라 세계 각국이 미국 쪽에 서거나 아니면 이슬람 편에 설 것을 강요당하며 자국에 보다 유리한 연대를 모색하느라 분주히 계산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 누구도 전쟁 아니면 테러에 의해 희생되거나 아니면 경제적 보복에 시달릴지 모르는 걱정 속에 빠져있습니다.

 

이러한 불안의 시기에 시편 46편에 담긴 이스라엘의 믿음과 고백이 오늘 우리의 믿음과 고백이 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슬람국가 터어키의 군대가 유럽 기독교국가들에게 현실적 위협으로 닥쳐왔던 1529년 마틴 루터가 그 유명한 "내 주는 강한 성이요 방패와 병기 되시니 ..."라는 찬송을 지은 것이 바로 이 시편 46편을 토대로 해서였습니다. 우리의 개혁자 깔뱅이 그의 모국어인 프랑스어로 번역해야 하겠다고 생각했던 첫 번째 시편도 바로 이 제46편이었습니다. 이렇게 이 시편 46편은 위기의 때마다 우리 신앙인들에게 귀한 위로의 말씀이 되곤 했습니다. 안팎으로 그리고 여러 가지로 위기에 처한 오늘 우리에게도 이 시편 46편이 하나님께서 주시는 위로의 말씀으로 들려지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하나님을 유일하신 참 하나님으로 알아야 합니다. 온 우주와 역사가 그의 주권 안에 있음을 믿어야 합니다. 그 어떤 환난과 위험 속에서도 우리와 함께 하시며 우리를 지키시는 우리의 피난처 되시는 하나님을 신뢰하고 그만을 의지해야 합니다. 전쟁을 그치게 하시고 사람들 사이에 진정한 평화와 안녕을 주시는 이가 하나님이심을 확신하며 그 앞에 신실한 삶을 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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