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δεδομένα 18,185편 ◑/उपदेश सामग्री 16,731편

하나님의 날, 거룩하고 복된 날(창 2:1-3 ) / 이수영 목사

by 【고동엽】 2021. 12. 27.

하나님의 날, 거룩하고 복된 날

창2:1-3

 

새문안교회 주일예배

 

설교 이수영 목사

 

오늘 본문은 우리의 신앙생활을 위해서 대단히 중요한 사실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우선 본문이 전하는 것들이 무엇입니까. 첫째는, 여섯 날 동안 천지와 만물을 지으신 하나님께서 일곱째 날에는 모든 일을 마치시고 안식하셨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그 일곱째 날을 복되게 하시고 거룩하게 하셨다는 것입니다. 셋째는, 그 일곱째 날을 복되게 하시고 거룩하게 하신 이유가 하나님께서 창조하시며 만드시던 모든 일을 그 날에 마치시고 안식하셨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들은 보기에 따라서는 우리와 상관없는 일인 것 같이 여겨질 수도 있습니다. 하나님이 이 세상을 엿새만에 창조하시고 일곱째 날에 쉬셨든, 열흘만에 창조를 마치시고 그 다음 날에 쉬셨든, 아니면 창조하시는 데에 몇 날이 걸리셨건 마치신 후에 쉬신 일이 없든, 그것이 우리하고 무슨 상관이냐고 생각할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당신이 쉬신 날이라고 해서 그 날을 복되게 하시든 마시든 거룩하게 하시든 그냥 두시든 그건 하나님 소관이고 우리하고는 관계없는 일 아니냐고 생각할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본문이 전하는 사실들은 우리와 관계없는 것들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직접 그 일곱째 날을 우리와 관계시키셨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신 십계명 가운데 네 번째로 말씀하시기를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키라"(출20:8) 하셨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엿새 동안은 힘써 네 모든 일을 행할 것이나 일곱째 날은 네 하나님 여호와의 안식일인즉 너나 네 아들이나 네 딸이나 네 남종이나 네 여종이나 네 가축이나 네 문안에 머무는 객이라도 아무 일도 하지 말라 이는 엿새 동안에 나 여호와가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가운데 모든 것을 만들고 일곱째 날에 쉬었음이라 그러므로 나 여호와가 안식일을 복되게 하여 그 날을 거룩하게 하였느니라"(출20:9-11) 덧붙이시기까지 하셨습니다. 따라서 그 십계명이 이스라엘 백성들뿐 아니라 우리에게도 주신 계명임을 믿는 우리는 그 안식일과 관련된 하나님의 뜻을 살피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우선 우리는 하나님께서 안식하셨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를 생각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본문에 따르면 "하나님이 그가 하시던 모든 일을 일곱째 날에 마치시고 그 날에는 안식하셨다"고 했습니다. 일을 마치시고 쉬셨다는 것은 그저 아무 것도 안 하셨다는 것인지, 그러면 그것은 오늘날까지도 일곱 날을 주기로 돌아가는 매 주의 하루는 하나님께서 전혀 일을 안 하시고 그냥 쉬신다는 것인지 하는 문제를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문자 그대로 하나님께서 아무 일도 안 하시고 그냥 계시기만 한다면, 그것은 사실 큰 일이기 때문입니다. 우주만물을 다스리시고 모든 인간의 생사화복을 주장하셔야 할 하나님께서 일주일마다 하루씩 쉬신다면 그 날이 하나님께는 안식일일지 몰라도 우리에게는 일주일에 한 번씩 불안과 공포와 혼란의 날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주와 그 가운데 있는 만물을 지으신 하나님께서는 천지의 주재"이시고 "만민에게 생명과 호흡과 만물을 친히 주시는 이"이시며 "우리가 그를 힘입어 살며 기동하며 있다"고 했으며(행17:24-25, 28), "그의 능력의 말씀으로 만물을 붙드신다"고 했는데(히1:3), 만일 하나님께서 그 모든 일에서 손을 놓으신다면 그것은 곧 우주의 대재앙일 것입니다. 만일 일주일에 하루씩 우리 나라의 모든 군인들과 경찰들과 소방관들과 의사들과 병원종사자들이 일제히 할 일을 멈추고 쉰다고 하면 불안해서 주말휴가니 뭐니 즐기겠다고 나설 사람 하나도 없을 것입니다. 하라고 말하지 않아도 온 식구 다 집안에 문닫아 걸고 들어앉아 기도하던가 교회에 모여들 것입니다. 그러기에 우리가 쉬더라도 하나님께서는 쉬지 마셔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마음놓고 쉴 수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쉬지 않으십니다. 요한복음 5장에 보면 예수님께서 38년 된 병자 한 사람을 베데스다 연못에서 고쳐주신 일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러자 유대인들이 예수를 박해하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날이 안식일이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때 안식일에 병자를 고쳐준 것은 안식일을 범한 일이라고 죽이겠다고 하는 유대인들을 향하여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무엇이었습니까? "내 아버지께서 이제까지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요5:17) 하신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이 그가 하시던 모든 일을 일곱째 날에 마치시고 그 날에는 안식하셨다"는 말은 무슨 뜻이겠습니까? 여섯 날 동안 지으신 세상이 더 이상 부족한 것이나 바랄 것 없이 완벽하게 좋았으며, 그래서 일곱째 날에는 새로 또 무엇을 만드신 것이 아니라 그 지으신 모든 세상과 만물이 각각 제 자리를 잡고 서로 조화를 이루고 운행되게 하심으로써 그 만족스러운 결과를 누리시며 편안히 즐기셨음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창조의 일곱째 날에 일을 마치시고 안식하셨다는 말씀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첫째로,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 뒤에는 안식이 있고, 그가 하신 일의 결과를 누리는 기쁨과 행복이 뒤따른다는 것입니다.

 

 

 

둘째로, 하나님께서 안식하셨다는 것은 하나님 자신을 위함이라기보다 우리를 위함이라는 것입니다. 사실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일들은 모두 우리의 안식과 행복을 위한 것입니다. 하나님께는 어떤 의미에서 안식이 따로 필요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무리 많은 일을 하셔도 피곤하신 분이 아니십니다. 하나님께는 쉬시면서 꼭 하셔야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또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위하여 언제나 일하시며 깨어계셔야 할 분이십니다. 시편 121편의 기자는 뭐라고 했습니까? "이스라엘을 지키시는 이는 졸지도 아니하시고 주무시지도 아니하시리로다 여호와는 너를 지키시는 이시라 여호와께서 네 오른쪽에서 네 그늘이 되시나니 낮의 해가 너를 상하게 하지 아니하며 밤의 달도 너를 해치지 아니하리로다 여호와께서 너를 지켜 모든 환난을 면하게 하시며 또 네 영혼을 지키시리로다 여호와께서 너의 출입을 지금부터 영원까지 지키시리로다"(4-8)

 

 

 

셋째로, 안식의 의미는 그저 기계적으로 아무 것도 안 하고 있는 데에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하루를 쉬며, 우리가 지난 엿새 동안 살게 하신 것도 오늘 하루를 쉬면서도 살 수 있게 하신 것도 다 하나님께서 하신 일임을 생각하고,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하신 그 크고 놀라운 역사를 돌아보며, 하나님께 영광과 경배와 감사와 찬송을 드리고, 하나님의 그 은혜의 역사의 결과를 즐기는 데에 안식의 진정한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넷째로,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의 평안과 행복을 위해 주의 날을 거룩하게 지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본문 3절에 보면 "하나님이 그 일곱째 날을 복되게 하사 거룩하게 하셨으니 이는 하나님이 그 창조하시며 만드시던 모든 일을 마치시고 그 날에 안식하셨음이니라" 했습니다. 하나님은 거룩하신 분입니다. 거룩함은 하나님의 본질적 특성입니다. 본질적으로 하나님께만 돌려질 수 있는 이 "거룩하다"는 말이 하나님 외의 어떤 존재에 붙여질 때에는 그것이 하나님에 의해 특별히 선택되어 하나님께 속하고 하나님께서 뜻하시는 바를 하나님께서 명하시는 대로 바르게 행할 때입니다. 예를 들어 한 민족을 거룩한 백성이라 한다던가 어떤 개인을 성도라고 부른다던가 어떤 건물을 성전이라고 할 때에는 이들이 하나님에 의해 특별히 선택되어 하나님께 속하고 하나님께서 뜻하시는 바를 하나님께서 명하시는 대로 바르게 행할 때입니다. 따라서 하나님께서 창조의 일곱째 날을 거룩하게 하셨다는 것은 그 날을 하나님께서 특별히 자신에게 속한 날로 정하셨으며 그 날이 하나님의 말씀대로 지켜져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거룩하다"는 말이 사람이나 어떤 물질적 존재에 붙여지지 않고 시간에 붙여진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지만 사실 하나님의 날인 제7일은 하나님께서 거룩하게 하신 첫 번째의 것입니다. 그러기에 이 날의 거룩함과 이 날이 거룩하게 지켜져야 함의 중요성은 다른 그 무엇보다도 앞서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키라" 말씀하심으로써 그 하나님의 날에 우리를 부르시고 우리로 하여금 그 날의 기쁨과 평안에 참여하게 하시는 것은 얼마나 놀랍고 귀한 은혜입니까? 이것은 우리를 하나님의 동반자로 여겨주시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날을 거룩하게 지키라는 것을 까다롭고 귀찮고 부담스러운 요구나 조건으로 받아들여서는 안됩니다. 우리를 편히 쉬게 하시려는 배려이며, 우리가 쉬어도 삶의 염려가 없도록 책임지시겠다는 의지이고, 하나님께서 베푸시는 평안과 행복에로의 초청인 것입니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하나님과 더불어 사는 하나님나라의 삶에로의 택하심과 부르심입니다.

 

 

 

그런데 이 하나님의 호의와 은혜의 초청을 거부하는 어리석은 사람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하나님의 백성이라 하는 사람들 가운데에도 있습니다. 그들은 한 주일에 하루를 하나님께 온전히 바치지 못하는 사람들입니다. 하루를 하나님께 바친다고 하지만 사실은 우리가 하루를 공짜로 가장 복되게 누리도록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것입니다. "거룩하다"는 말의 본 뜻이 무엇입니까? 구별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제7일을 앞선 엿새와 구별하셨습니다. 본문 3절에서 우리는 "복되게 하셨다"는 말과 "거룩하게 하셨다"는 말이 나란히 나오고 있음을 주목합니다. 하나님의 날인 제7일이 특별히 복된 날이 되기 위해서는 그 날을 거룩하게 해야 합니다. 즉 다른 날들과 구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주의 날을 온전히 하나님께 드리지 않고 다른 날들과 다름없이 나를 위해서, 세상적으로 보내는 것은 아주 잘못된 일이고 어리석기 그지없는 일입니다.

 

 

 

주의 날을 거룩하게 지키는 것은 복된 삶을 누리는 길이며 또한 하나님의 언약의 백성임을 확인하는 방법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여 이르기를 너희는 나의 안식일을 지키라 이는 나와 너희 사이에 너희 대대의 표징이니 나는 너희를 거룩하게 하는 여호와인 줄 너희가 알게 함이라/ 너희는 안식일을 지킬지니 이는 너희에게 거룩한 날이 됨이니라 그 날을 더럽히는 자는 모두 죽일지며 그 날에 일하는 자는 모두 그 백성 중에서 그 생명이 끊어지리라/ 엿새 동안은 일할 것이나 일곱째 날은 큰 안식일이니 여호와께 거룩한 것이라 안식일에 일하는 자는 누구든지 반드시 죽일지니라/ 이같이 이스라엘 자손이 안식일을 지켜서 그것으로 대대로 영원한 언약을 삼을 것이니/ 이는 나와 이스라엘 자손 사이에 영원한 표징이며 나 여호와가 엿새 동안에 천지를 창조하고 일곱째 날에 일을 마치고 쉬었음이니라 하라."(출31:13-17) 우리가 하나님의 백성이기를 원한다면 우리는 이 주의 날을 다른 날들과 구별하여 지킬 줄 알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하신 모든 것은 예외 없이 우리에게 선한 것이라고 믿는 믿음은 대단히 중요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날을 거룩하게 지내라 명령하신 일도 우리에게 선을 베푸시기 위하여 하신 일이라고 믿고 그 날을 거룩하게 지내는 것은 지혜로운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선한 것이어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하신 것이라는 그 이유 하나 때문에 우리가 존중하고 따르는 태도는 더더욱 귀한 일일 것입니다. 하나님께 속한 날, 주의 날은 성별하여 지낼 때 참으로 복된 날이 될 수 있습니다. 주의 날을 바르게 지키는 것은 그 날 하루만 복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 전체를 복되게 하는 것입니다.

 

 

 

월드컵 축구경기가 시작되어 한 달 동안 지구가 뜨거워질 것입니다. 온 세상이 만사를 잊고 축구열기에 빠지게 될지라도 그것이 하나님의 날과 그 날을 거룩하게 지키려는 우리의 믿음에 장애가 되서는 안될 것입니다. 주 5일 근무제가 정착되고 주말연휴를 즐기는 생활양태가 확산되더라도 하나님의 날을 침범하게 내버려두어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주 5일 근무제를 하나님의 날을 더 잘 구별할 수 있고 더 잘 지킬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일주일에 주일 하루밖에 쉬는 날이 없어서 성수주일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하나님께서 쉬는 날 하루를 더 주셔서 이제는 주일 하루를 온전히 하나님께 드릴 수 있게 되었다고 기뻐하고 감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주 5일 근무제와 주말휴가문화 때문에 유럽의 교회들은 병들고 죽어갔을지 몰라도 한국교회는 그 때문에 오히려 튼튼히 살아나는 역사를 만들어야 합니다. 일주일에 하루씩 거룩하고 복된 하나님의 날을 만들어주신 것은 우리에게 가장 큰 선물입니다. 이 선물을 감사함으로 받아 즐기는 우리 모두가 됩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