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이 오신 날 (막2:18~20)
신랑이 오신 날 (막2:18~20)세상에는 오래 배운 슬픔이 있습니다. 사람은 기쁨보다 먼저 상실을 배우고, 노래보다 먼저 한숨을 배우며, 잔치보다 먼저 허기를 배웁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것을 기다리지만, 사실 기다림의 가장 깊은 바닥에는 언제나 한 가지 목마름이 있습니다. “누가 내 텅 빈 마음을 채울 것인가.” 배는 음식으로 채워질 수 있으나, 영혼은 떡으로만 살지 못합니다. 입술은 물로 적셔질 수 있으나, 존재는 물만으로는 살아나지 못합니다. 사람은 사랑을 원하고, 용서를 원하고, 받아들여짐을 원하고, 끝내는 죽음보다 강한 어떤 약속을 원합니다. 그래서 인간의 역사에는 늘 금식이 있었습니다. 먹지 않는 행위로써 더 큰 것을 갈망하는 몸짓, 손을 비움으로써 하늘을 붙드는 기도, 입을 다물고 가..
2026. 4. 3.
거룩하신 이의 한마디 (막1:23~27)
거룩하신 이의 한마디 (막1:23~27)가버나움 회당 안에는 이미 오래된 숨결이 배어 있었습니다. 안식일마다 사람들이 모여 들었고, 율법의 낭독이 있었고, 익숙한 기도가 흘렀고, 전통의 자리가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늘 하던 대로 들어왔고, 늘 앉던 자리에 앉았고, 늘 듣던 어조로 말씀을 들을 준비를 했습니다. 그러나 그날, 회당 안으로 들어오신 예수님은 익숙함이 지배하던 공간에 하늘의 낯선 빛을 들여오셨습니다. 그분은 단지 새로운 교훈 하나를 더하는 정도가 아니라, 썩은 공기 속에 새 창문을 여는 바람처럼, 굳어버린 영혼 위에 하나님의 살아 있는 현재를 쏟아 부으셨습니다. 그분의 등장은 조용했으나, 그 임재는 천둥 같았습니다. 그분의 걸음은 사람의 발걸음이었으나, 그분의 권위는 하늘 보..
2026. 4.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