눅1:26-38
우리 나라의 옛 제도를 보면 [과거제도]가 성행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고려시대 광증 9년에 과거제도를 도입하기 시작했는데, 그 목적은 숨은 인재들을 발굴해 내기 위해서입니다. 이것이 큰 효력을 보게 되자, 조선시대에는 3년마다 치뤄졌던 과거제도를 수시로 치르므로 숨어 있던 많은 인재들을 기용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조선의 22대 왕이었던 [정조]는 [탕평책]을 계승하였습니다. 탕평책이란? 여, 야를 막론하고 인재를 고루 등용하는 제도입니다. 저 사람이 유능하다면 야당이어도 좋다는 얘기입니다. 그마만큼 인물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정조는 [규장각]을 설치해서 학자들을 모아 철저한 교육을 시킨 후에 국가의 요직에 임명하여 백성을 다스리게 했습니다. 그리하여 정조는 세종대왕 이후, 300년만에 태평세월을 이루어 놓는 왕이 되었습니다. 태평성대를 누렸던 시대를 보면 한결같이 인재를 중요시 여겼음을 알 수 있습니다.
나라와 백성을 위해서 희생하며 땀을 흘릴 수 있는 일꾼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 나라도 그렇습니다.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 이때, 이 나라에는 훌륭한 인물들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나라의 운명을 어깨에 젊어진 정치가들이 때묻은 성품을 버리고 백성의 손발이 되어 희생정신을 발휘해 준다면... 그리고 백성이 함께 힘을 모아 준다면... IMF의 위기는 능히 극복될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일꾼이 필요한 것은 국가만이 아닙니다. 교회 안에도 일꾼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참다운 일꾼이 없는 나라는 번영할 수 없듯이 참 일꾼이 없는 교회도 부흥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지금 이 시간에도 사람을 찾고 계시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주님의 영광을 위해서 일할 수 있는 일꾼을 찾고 계신다는 말입니다.
그러면 주님께서 찾고 계시는 인물은 어떤 사람일까요? 그 표본을 오늘 본문에서 찾아보며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어느 날, 천사장 [가브리엘]이 작고 초라한 [나사렛] 동네에 사는 [마리아]를 찾아오셨습니다. 그녀는 요셉이라는 청년과 정혼한 처녀였습니다. 당시 유대인의 관습에 의하면 결혼 전에 약 1년 동안의 약혼기간을 가졌습니다. 이 기간은 결혼과 똑같은 구속력을 지니고 있어서 육체적 관계를 제외하고는 모든 면에서 결혼한 것과 동일한 취급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그 기간에 남자가 죽으면 여자는 과부로 살아야만 했습니다. 27절을 보면 그녀를 일컬어 '처녀'라고 불렀습니다. '처녀'는 [파르데논]이라는 말로, 결혼하지 않은 여자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남자를 알지 못하는 동정녀'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그녀는 청천 벽력같은 소리를 듣게 됩니다. '네가 수태하여 아들을 낳게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맑은 하늘에 날벼락 같은 소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당시에 간음한 여인은 돌에 맞아 죽어야만 했기 때문입니다. 유대인의 경전 [미쉬나 법]에 의하면 간음한 여인을 처형하는 두 가지 방법이 나옵니다.
첫째는 돌로 쳐서 죽었습니다. 사람들이 돌을 던져서 죽이면 그 자리가 바로 그녀의 돌무덤이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 당시에도 간음하다 현장에서 잡힌 여인을 돌로 쳐서 죽이려고 했던 사건이 있습니다. 이 때 주님께서는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고 말씀하시지 않습니까? 바로 이처럼 마리아도 죽어야 할 운명이 되고 만 것입니다.
둘째는 오물 통에 담아서 죽었습니다. 간음은 더럽다고 하여 큰 통에 오물을 담고 여자를 그 속에 집어넣습니다. 그리고 목에 줄을 매어 죽을 때까지 끌고 다니며 사형을 집행했습니다. 만일 [마리아]가 천사의 말대로 아이를 수태하게 된다면 창피를 당하는 정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그녀는 외간 남자와 정을 통한 불륜으로 돌에 맞아 죽거나 오물 통에서 목이 매어 죽어야만 했습니다. '나는 결백하다'고 절규해 보아야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녀의 변명을 믿어 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런데 그녀를 찾아 온 천사는 아주 이상한 말씀을 하십니다. 28절의 말씀을 다 함께 봉독하시겠습니다. '그에게 들어가 가로되 은혜를 받은 자여 평안할 지어다. 주께서 너와 함께 하시도다' 30절을 보시겠습니다. '천사가 일러 가로되 마리아여 무서워 말라. 네가 하나님께 은혜를 얻었느니라.' '하나님께 은혜를 입은 여인아!' '하나님께 은혜를 입은 자여!' 간음한 여인으로 오인되어 돌에 맞아 사형 당할 입장에 놓인 여인을 향해 '너는 하나님께 은혜를 입은 자'라고 부릅니다.
여러분! 돌에 맞아 죽어야 하는 이 상황에서 그녀가 어떻게 복을 받은 여인이 될 수 있단 말입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는 하나님의 은혜를 입은 여인이라'고 천사는 말씀합니다. 그녀의 몸에서 하나님의 아들 메시아가 탄생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여인에게 임한 하나님의 은혜는 하늘의 신비로 가득 찬 축복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기복 적인 신앙으로 볼 때, 마리아는 비극적인 삶을 산 여인이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자식이 부모보다 먼저 죽는 것만으로도 가슴에 못을 박는 것이거늘 마리아를 보십시오.
그녀는 자기의 아들이 침 뱉음을 당하고 조롱을 당하며 뺨을 맞는 것을 목격한 여인입니다.
그녀는 자기의 아들 예수가 채찍에 맞아 살결이 떨어져 나가는 것을 바라보며 피눈물을 흘린 여인 입니다.(당시 채찍의 끝에는 날카로운 짐승의 뼈 조각이나 납덩이가 달려 있었습니다.).
역사상 가장 처절한 저주의 십자가형을 받아 못 박혀 죽는 것을 목격하며 가슴에 한을 안아야만 했 던 여인이었습니다.
그 고통이 얼마나 컸던지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 리셨나이까?" 절규하던 아들의 모습을 생생이 목격한 여인이었습니다.
처절하게 죽어 가는 아들을 목격한 이 어머니의 심정을 생각해 보십시오.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는 자식을 땅에 묻는 것이 아니라 가슴에 묻는다고 했습니다. 이처럼 마리아도 아들 예수를 가슴에 묻고 한 평생을 살아가야 했던 여인이었습니다. 이 여인처럼 비극적이고 가련한 인생을 산 여인이 어디에 또 있겠습니까?
그러나 이런 인생을 산 여인, 마리아를 향해 하나님의 천사는 말씀합니다. '하나님께 은혜를 받은 자여' '하나님께 은혜를 입은 여인아!' 이기적인 믿음으로는 도저히 해석할 수 없는 신비로운 말씀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정혼한 여인이 아이를 밴다는 것은 수많은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아야 하고, 돌에 맞아 죽어야 한다는 말과 같았습니다. 그러니 이런 상황에서 천사의 말을 받아들일 사람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천사의 말은 곧 돌에 맞아 죽어야 한다는 뜻인 줄을 알면서 어떻게 아멘으로 받아들일 수 있단 말입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리아가 하는 말을 보십시오. '주의 계집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38절) '나는 주님의 계집종입니다. 주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따르겠습니다'. 이는 고난을 받아들이겠다는 뜻입니다.
따가운 눈총을 받겠다는 것입니다.
주님을 위해서라면 치욕 당하는 것을 감수하겠다는 말입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라면 돌에 맞아 죽을 각오가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메시아를 위해서라면 이런 고통과 희생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마리아는 주님을 향해 두 팔을 넓게 벌렸습니다. 그리고 다가 올 고난을 끌어안았습니다. 부모가 사랑하는 자녀를 두 팔 벌려 끌어안듯이, 사랑하는 주님을 향해 두 팔을 벌렸습니다. 그리고 하늘의 영광을 위해 다가 올 고통과 고난을 온 몸으로 쓸어안았습니다. 내 몸을 빌려 드리므로 주의 영광이 나타날 수 있다면 돌에 맞아 죽어도 좋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마리아처럼 내 몸을 주님께 빌려 드릴 수 있습니까? 괴로움이 와도... 아프고 손해를 보아도... 눈물이 흘러도 주님을 위해 희생할 수 있겠느냐는 말입니다.
아니, 마리아는 자기의 몸을 빌려 드린 것이 아니라 당연히 내 놓은 여인이었습니다. 그녀의 고백 가운데 '주의 계집종이오니'라는 말에서 '계집종'은 [둘레]라는 단어입니다. 이것은 '주인의 뜻을 거슬릴 수 없는 하녀'를 뜻하는 말입니다. 나는 내 것이 아니요, 주님의 것이므로 주님의 영광을 위해서 당연히 희생되어야 한다는 고백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도 오늘 00 여전도회 헌신예배를 통하여 마리아처럼 두 팔을 벌릴 수 있는 성도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두 팔을 넓게 벌립시다. 그리고 고난을 끌어안읍시다. 하나님 나라의 영광이 나를 통해 이루어지는 역사가일어날 것입니다. 고난 없이 어떻게 영광의 열매를 얻을 수 있겠습니까?
※여러분께서는 [이 봉주] 선수가 96년 26회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는 장면을 보셨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해 일본 [후쿠오카 마라톤 경기]에서 1위로 골인하는 장면을 보셨을 것입니다. 그리고 98년 4월 19일에는 스페인 [로대르담 마라톤 경기]에서 마라톤 영웅 황영조의 기록을 깨며 2위를 차지한 것을 보셨을 것입니다. (2시간7분44초, 황영조-2시간 8분 09초) 마의 7분대 벽을 쨌습니다.
그런데 이 봉주 선수의 발이 짝재기였다는 것을 알고 계십니까? 그래서 무명 시절에 그는 발에 맞는 운동화를 구할 수 없어서 마라톤을 할 때에는 피를 흘리며 뛰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운동화를 특별히 제작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마는 과거에 이 봉주는 42.195KM 라고 하는 인간의 한계선을 피 흘리며 뛰어야만 했습니다. 그가 훗날 이런 영광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고통을 끌어안고 눈물을 홀리며 뛰었기에 가능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고난 없는 영광은 없습니다. 마리아의 고난이 없었다면 예수께서 성육신 하시는 영광이 어찌 나타날 수 있었겠습니까? 주님께서 십자가의 고난을 끌어안지 않으셨다면 인류의 구원이 어찌 이루어질 수 있었겠습니까?
사랑하는 00교회 성도 여러분! 오늘 헌신예배를 통해서 우리의 두 팔을 넓게 벌립시다. 그리고 고난을 끌어안고 주를 위해 땀을 흘리는 성도가 되십시다. 주님을 위해 눈물을 흘립시다. 주님을 위해 희생도 감수합시다. 주님께서는 지금 사람을 찾고 계십니다. 주님의 나라를 위해 고난을 끌어안고 땀을 흘렸던 마리아 같은 일꾼을 찾고 계십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아무개 성도야!' '아무개 집사야!' '네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땀흘리는 일꾼이 되어라’'네가 마리아처럼 두 팔을 벌리는 일꾼이 되어라.' '네가 마리아처럼 고난을 끌어안고 희생하는 일꾼이 되어라'하고 말입니다.
그리고 이 음성에 마리아와 같은 고백을 드릴 수 있는 성도가 되십시다. '주여, 나는 주의 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 '십자가를 지고 땀 흘리는 것을 기뻐하는 자녀가 되겠습니다.' '교회에 필요한 일꾼이 되겠습니다.' 주님의 영광을 위해 두 팔을 벌린 여인처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두 팔을 벌려 십자가를 끌어안으신 주님처럼, 오늘 나도 두 팔 벌려 교회와 하늘의 영광을 위해 고통을 끌어안을 수 있는 신앙 인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이 시대의 참다운 헌신이라고 생각합니다.-아 멘-
출저/이석권목사 설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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