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에 웬 어른이
저는 주사맞는 것이 가장 싫습니다. 주사맞고 살아나느냐 아니면 주사를 맞지 않고 죽느냐하는 순간에 저는 차라리 죽는 것을 택할것이라고 농으로 이야기를 하곤합니다. 뾰쪽한 바늘이 내몸을 뚫고 들어온다는 사실을 생갈할때마다 저는 온몸에 소름이 끼치곤합니다. 그래서 거의 40년을 살아오면서 주사를 맞아본 기억은 별로 없습니다. 먼저는 하나님께서 저를 불쌍히 여기셔서 건강을 주시어 병원신세를 한번도 진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또하나의 이유는 주사를 맞아야 될 상황에 이르면 미꾸라지 처럼 잘 빠져 나갔기 때문입니다. 목숨을 걸고 빠져나갑니다.
언젠가 자꾸 피곤함을 느낀적이 있었습니다. 앉았다하면 잠이 쏟아지고 얼굴색은 점점 노랗게 물들어 가고 있었습니다. 너무 피곤하여 잠시 일어나는 현상이겠지 하면서 하루 하루를 보냈습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병원에가서 종합진단을 받아보라고 난리입니다. 그러나 저는 속으로 “어림없는 소리” 하면서 들은척도 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병도 병이지만 종합검진을 받을 때 분명히 피도 뽑을 것이고 주사도 맞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종합검진을 받느니 차라리 죽음의 길을 택하겠다.”라는 것이 저의 신조였습니다. 그 당시 제 아내는 초죽음 상태였습니다. “다솔아빠. 다솔아빠에게 무슨일이 생기면 우리는 어떻게해요? 그러니 딱 한번만 검진을 받아보세요” 만날때마다 신신당부를 합니다. 그러나 한번 겁먹은 이 사나이의 마음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그때 제 친구목사님이 성도의 장례를 치른후 과로로 급성간염에 걸려 일주일만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그러니 저의 가족들의 안타까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루는 아이를 데리고 병원을 다녀온 제 아내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제게 말합니다. “내일 다솔이가 다니는 병원선생님이 다솔이 아빠좀 보재요, 급히 말씀드릴것이 있답니다.” 하면서 제 아내는 더욱 근심어린 얼굴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저는 굉장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녀석이 한달동안 감기가 안떨어지는 것을보니 무슨 중병에 걸린 것이 틀림이없어, 그러면 혹시 백.....”생각하기도 끔찍한 일입니다. 그날밤 저는 밤새도록 걱정 때문에 잠이 오질않았습니다. 그 다음날 새벽기도회때 그렇게도 안하던 제 아들놈을 위한 기도를 간절히 했습니다. “하나님 아무일 없게 해주십시오. 저녀석은 목사가 될 놈입니다. 한번만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평상시에 잘하지 못했던 것은 생각하니 눈믈도 흘러 내렸습니다. 그때 흘렸던 눈물은 몹시도 뜨거웠습니다.
드디어 선생님이 저를 보자고한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제 아들놈을 안고 병원문을 들어서는데 걸음이 걸어지지 않습니다. “차라리 집으로 돌아가서 아이의 병이 무슨병이지 모르면 속이라도 편할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래도 아빠인데 최선을 다해서 치료를 해 주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힘을 다해 들어가서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잠시후, “다솔아빠 들어오세요.” 간호사의 호명하는 소리에 정신없이 진료실로 들어갔습니다. 역시 의사선생님의 얼굴에는 나보다 더 근심이 있어보였습니다. 초조한 얼글로 선생님 앞에 앉는 순간 갑자기 “잡아!”하는 선생님의 외마디 명령이 떨어젔습니다. 순간 어디 있었는지 간호사 3명이 나와서 제 팔, 어깨, 다리를 붙드는 것이 아닙니까? 저는 있는 힘을 다해 문을 향해 뛰었습니다. “쾅, 우당탕” 평상시에는 열려있던 문인데 그날은 밖으로 잠겨있었습니다. 정신이 아찔했습니다. 그러나 이 자리만은 피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필사의 노력을 했지만 이미 상황 끝 이었습니다. “다솔이 아버님, 팔 걷으세요. 이제는 도망갈수가 없습니다.” 저의 피를 뽑기 위해서 선생님과 제 아내가 모의를 한것입니다. 의사선생님이 무슨 큰 게임에서 이기기라도 하듯 승리의 미소를 띄우면서 말을 건넵니다. “아마도 다솔이 아버님은 소아과에서 피를 뽑는 최초의 어른일 것입니다.” 무자비하게 생긴 간호사(이다영 선생)가 주사를 제 팔에 갖다 댑니다. 그때 저도 모르게 기도를 했습니다. “주여 이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 이 주사를 맞느니 차라리... 그러나 내 뜻대로 마옵시고 아버지 뜻대로 하옵소서” 그날 저는 소아과에서 피를 뽑은 어른이었지만 그래 더 굉장히 기뻤습니다. 며칠후의 결과에서 저에게는 간염항체가 생겼기 때문에 더 이상 간염 예방주사를 맞지 않아도 된다는 검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요즈음 저는 영적으로 상당한 피곤함을 느낍니다. 영적이 건강상태가 어떠한지... 이번에는 소아과 선생님이 아닌 유초등부 선생님들에게 진단을 받아보아야 겠습니다. 과연 저의 마음에 아직 어린이와 같은 심령이 있는지, 어린아이와 같이 건강하고 아름다운 믿음을 갖고 있는지......
출처:김낙선 저 나는 누구입니까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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