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교회라야 하는가?
에베소서 2:19-22
교회를 이야기할 때 전제되어야 할 두 가지 사실이 있습니다. 하나는 지상교회의 불완전성 입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사는 이 지구상에 완전한 교회는 단 하나도 없다는 것입니다.
집안 대청소를 하고 난 다음날 방바닥을 살펴보았습니다. 실오라기, 머리카락, 먼지 따위가 여기저기 떨어져 있었습니다. 집안에 애들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일부러 집안을 어지럽히는 다른 식구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단 둘이 살고 있는데도 웬 먼지가 그것도 하루사이에 널려 있을까요? 거기서 얻은 이치가 있습니다. 그것은 사람 자체가 먼지덩어리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시편 103`:14을 보면 인간을 "진토"라고 했습니다. 진토란 흙먼지라는 뜻입니다. 창세기 2:7을 보면 "하나님이 흙으로 사람을 지으셨다"고 했습니다. 흙덩이 두 개. 남자 흙덩이, 여자 흙덩이 그것도 덩치가 큰 두 흙덩이가 하루종일 집안을 휘집고 다니는데 먼지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제 아무리 이태리 타월로 살 껍질을 벗겨내고 비누칠을 해도 먼지는 계속 떨어집니다. 의복도 먼지로 만든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하루종일 털어도 먼지가 풀썩거리기 마련입니다.
교회가 무엇입니까? 찬송가 141장의 작시자인 아이작 왓츠는 인간을 벌레와 같다고 했는데 그 인간들이 모여 이룩한 것이 교회인 것입니다.
교회는 천사집안도 아니고, 성자집안도 아니고, 의인들이 모인 곳도 아닙니다. 털면 먼지 나고 두드리면 깡통소리 나는 그렇고 그런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 교회인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 지상에서 완전한 교회를 찾는다든지 이상적 교회를 찾는 것은 어렵습니다.
다른 하나는 예수님의 교회라는 것입니다. 마태복음 16:18을 보면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라고 했습니다. 이 한 구절, 한 마디 말씀 속에 교회의 주인이 누구이며 설립자가 누구인가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교회 주인은 개척한 사람도 아닙니다. 헌금을 많이 했거나 사재를 바친 사람도 아닙니다. 교회는 주식회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예수님이 세우셨기 때문에 그분이 주인이시고 그분의 교회인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목사가 주인이라느니 장로가 주인이라느니 하는 따위의 신경전은 소아병 증세에 불과한 것입니다.
교회뿐입니까? 생명도, 재산도, 소유도, 건강도 주님이 주인이십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주`라고 부르는 것은 모든 것의 소유권이 예수님에게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에베소서를 통해 교회의 참모습은 어떤 것이며 어떤 교회라야 하는가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1.교회와 그리스도는 하나입니다.
에베소서 1:22을 보면 예수를 "교회의 머리"라고 했고, 23절에서는 "교회는 그의 몸"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4:25에서는 "우리는 서로 지체가 된다"고 했고, 5:30에서는 "우리는 그 몸의 지체임이니라"고 했습니다. 이상의 네 구절을 종합하면 예수는 교회의 머리, 교회는 그의 몸, 우리는 지체들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2:21 "그의 안에서 건물마다 서로 연결하여"라는 말씀입니다.
머리와 몸, 몸과 팔과 다리, 손가락, 발가락, 오장육부, 실핏줄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교회 역시 예수님과 교회, 교회 안에 있는 모든 조직들과 교인들이 연결되어 있는 것입니다.
사람 몸 속을 누비고 있는 동맥, 정맥, 모세혈관 등 크고 작은 핏줄의 길이를 합하면 16만 Km 가 된다고 합니다. 사람의 몸이 필요로 하는 물질을 몸 속 구석구석까지 수송하는 수송로가 바로 혈관입니다. 심장이 펌프질을 하면 그 힘으로 혈액이 혈관을 흐르면서 필요한 물질을 싣고 전신을 누비며 돌게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16만 Km의 혈관이 단 한군데만 막힌다든지 터지면 문제가 일어납니다. 특히 뇌혈관이 터지거나 막히면 큰일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인체는 모두가 연결된 유기체이기 때문입니다. 교회 역시 막히거나 터지면 안됩니다.
예수님과 교회는 한 몸이라는 사실을 주목해야 합니다.
2.교회는 동등합니다.
2:19을 보면 "이제부터 너희가 외인도 아니요 손도 아니요 오직 성도들과 동일한 시민이요 하나님의 권속이라"고 했습니다. 이 구절의 뜻은 모든 그리스도인과 모든 교회는 동일하고 동등하다는 것입니다. 교회 안에는 빈부귀천도 없고 상하도 없습니다. 주인도 손님도 없습니다.
가끔 크다는 교회 사람들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교회가 크면 자기도 큰 줄 아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거만하고 목에 힘을 주고 작다는 교회를 얕잡아 보고 거드름을 피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미국에서 여집사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남편 따라 미국 온지 5년이 지났지만 아직 교회를 정하지 못했노라며 상담을 요청했습니다. 교회를 정하지 못한 이유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그는 한국에 있는 동안 모 교회를 다니면서 전도훈련, 제자훈련, 양육훈련, 호스피스훈련까지 받았습니다. 미국 와서 이 교회 저 교회를 다녀보았지만 수준 맞는 교회도 없고, 한국에서 모시던 그런 목사님도 없고, 그런 설교도 들을 수 없어서 방황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한참 망설이다가 말했습니다. "세 가지 길이 있습니다. 하나는 미약하고 힘없는 교회에 들어가 내가 제자가 되어 교회를 섬기고 다른 사람을 섬기는 것입니다. 그것이 제자 훈련받은 사람의 본분이고 태도이기 때문입니다 둘은 한국으로 다시 나가 전에 다니던 그 교회를 출석하는 것입니다. 셋은 그 목사님을 미국에 모셔다 개척을 하는 것입니다. 선택은 자매님이 하십시오"라고.
제가 보기에 그녀는 지적, 영적 교만으로 목이 곧고 눈이 어두워져 있었습니다. 제자훈련을 잘못 받은 것입니다. 제자훈련이란 기독교 신지식주의나 귀족이나 특권층을 만드는 것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대야에 물을 떠다가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주님의 삶을 배우고 실천하는 것이 제자의 길인 것입니다.
교만하면 안됩니다. 다른 교회나 교인을 무시하면 안됩니다. 세계 어느 곳을 가든지 충신교회 교인들은 겸손하다, 훈련 잘 받았다, 배울 점이 많다, 교회봉사 잘한다는 칭찬을 받아야 합니다.
교회 안에서의 직분 역시 동등합니다. 직분은 제도일 뿐 계급이 아닙니다. 4성장군과 일등병은 계급으로 구분하기 때문에 서열이 분명하지만, 교회 직분은 서열도 계급도 아닙니다. 주님과 교회를 섬기는 직분일 뿐입니다.
외인도 아니요, 손도 아니요, 동일한 시민이요, 하나님의 권속입니다.
3.교회는 지어져 갑니다.
2:21을 보면 "주안에서 성전이 되어 가고"라고 했고, 22절에서는 "예수 안에서 함께 지어져 가느니라"고 했습니다. "되어가고", "지어져가고"라는 말씀을 주목해야 합니다.
주경학자들의 해석을 종합하면 "성전이 되어가고", "지어져 가느니라"는 말씀의 뜻은 하나님의 구속사업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며 교회의 완성 역시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계속 크는 것처럼, 지적 발육이 계속되는 것처럼, 교회 역시 계속 되어가고, 지어져 가는 것입니다.
미국에 가면 100년 이상 짓고 있는 교회가 있습니다. 교회다운 교회, 이상적인 교회는 5년이나 10년 계획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주님 오시는 그날까지 완전한 교회가 되기 위해 다듬고 깎고, 망치질하고 계속 공사를 진행해 나가는 것입니다.
작곡가 슈베르트는 모두 9곡의 교향곡을 작곡했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많이 알려지고 연주되는 곡이 제 8번 교향곡입니다. 이 곡은 슈베르트의 나이 25세에 작곡한 것인데 제 2악장까지만 완성되어 있어서 흔히 미완성 교향곡(UnVoll-Endete Symphonie)이라고 부릅니다.
당시 관습상 교향곡은 4악장으로 구성되곤 했는데 왜 3악장과 4악장은 쓰지 않았는지 아무도 이유를 모릅니다. 2악장까지만 해도 훌륭한 교향곡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라는 사람도 있고, 슈베르트의 건망증 때문이라는 사람도 있습니다. 놀라운 것은 그의 미완성 교향곡이 가장 아름답고 훌륭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훗날 연주가들은 미완성 교향곡을 가장 많이 연주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곡을 들을 때마다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리게 됩니다. 내가 누굽니까? 나는 미완성은커녕 되다말고 크다말고 일어서다만 쓸모없는 존재입니다. 바울도 자신을 "만물의 찌꺼기, 만삭되지 못해 태어난 미숙아, 죄인 중의 괴수, 분토"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나를, 우리를, 바울을 들어 하나님의 자녀를 삼아 주셨고, 종을 삼아 주셨습니다. 미완성 교향곡을 사랑 받는 명작이 되게 하신 것입니다.
모태에서부터 석학이 되고 대통령이 되고, 장군이 되고, 재벌이 되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없습니다. 태어나고, 되어가고, 지어져 가는 것처럼 교회도 함께 지어져 가는 것입니다.
4.교회를 보양해야 합니다.
5:29을 보면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보양함과 같이 하나니"라고 했습니다. 보양이란 지키고 돌보는 것입니다. 주님이 친히 세우신 교회를 사단의 세력이나 불의한 세력이 침범하거나 흔들지 못하도록 지키시고 돌보신다는 것입니다.
사람의 몸도 보양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건강하기 때문입니다. 요즘 사람들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식품도 자연 식품을 선호하고 육식보다는 채식을 강조합니다.
건강을 다룬 어떤 잡지에 실린 글을 보니까 건강유지를 위한 안내가 있었습니다.
첫째, 네 가지 흰 색깔 나는 식품을 피하라(흰 설탕, 흰 소금, 흰쌀, 흰 밀가루).
둘째, 편식하지 말라.
셋째, 술·담배를 삼가라
넷째, 가공식품(인스턴트)을 피하라.
다섯째, 스트레스를 피하고 기분 좋게 살아라.
여섯째, 건강을 위해 기도하라.
일곱째, 적절한 운동을 많이 하라.
건강한 교회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첫째, 목회자가 영육 간에 강건해야 합니다.
둘째, 교인들의 정신과 신앙이 건강해야 합니다. 병든 사람들이 모이면 병든 교회가 되고 맙니다.
셋째, 평안해야 합니다.
넷째, 영양 공급이 충분해야 합니다. 교인들 하나하나가 교회를 사랑하고 교회를 보양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얼굴 만지는 실험을 했습니다. 한 사람의 얼굴을 천 명이 차례로 만지기 시작했습니다. 손가락 하나로 한사람씩 얼굴 한 곳에 손을 댔습니다. 처음에는 간지럽기만 했는데 300명, 500명을 넘어서자 그 자리가 빨개지기 시작했고, 700-800명을 넘어서자 피멍이 들기 시작했고, 천 명이 다 만지자 얼굴 그 자리가 터져 피가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장난삼아 연못에 아이들이 돌을 던지지만 그 돌에 맞는 개구리는 장난이 아닌 것입니다. 교인은 교회를 지키고 보호하는 보양자가 되어야 합니다. 다시말하면 파괴하려는 세력을 막고 교회를 어지럽히려는 돌팔매를 막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보양정신인 것입니다.
주님과 교회는 하나입니다.
주님과 교회를 사랑합시다.
교회를 지킵시다.
파수꾼이 됩시다.
교회를 보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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