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 중에 어떤 분들은 '영적인 사람'이라는 말을 듣기 좋아합니다. '영적인 사람'이란 원래 의미는 '세속적인 사람'의 반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영적인 사람이 되기를 힘써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가끔 영적인 것을 자처하는 사람 중에 '영적인 것'을 무질서와 혼동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래서 목적이 선하면 과정은 문제가 아닌 것처럼 생각하고, 바른 과정을 따르라고 하면 세속적인 것이라고 판단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무질서야말로 가장 비영적인 것이고 하나님이 가장 기뻐하지 않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사단은 태초부터 질서를 깨려는 모습으로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저작권 얘기를 하면 영적인 사람임을 자처하는 분들을 대뜸 말합니다. "믿는 사람이 무슨 저작권을 따지느냐? 거저 나눠주어야지." 언뜻 들으면 저작권을 얘기하면 대단히 세속적인 것 같고, 저작권을 따지지 말고 거저 나눠주라는 말은 대단히 영적인 소리 같습니다. 그러나 믿는 사람은 목적도 선하고 과정도 선하기를 힘써야 합니다. 글을 써 보지 않은 사람은 글쓰는 것이 산고의 진통임을 모릅니다. 글 한편 쓰기 위해서는 몇 시간 이상 씨름을 해야 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나온 글들이기 때문에 우리는 최선을 다해 누군가의 저작권을 보호해줄 권리가 있습니다. 저작권 얘기는 우리 나라 정서상 안 맞는다고 하지만 이제는 우리 사회도 저작권이 최대로 보호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작권 얘기를 하면 세속적인 사람이고, 저작권 얘기를 하지 않으면 영적인 사람이라는 말은 맞지 않는 말입니다. 어느 마을에 가게를 운영하는 주인이 있는데 그 주인이 그리스도인이었습니다. 그에게 '영자(靈子)'라는 사람이 찾아와서 가게 주인에게 대뜸 말합니다. "그리스도인이 돈을 받고 팔면 됩니까? 천국 상급 바라보고 그냥 나눠주어야지." 그 말은 가장 영적인 말 같지만 가장 어처구니없는 말입니다. 그런데 정말 어떤 가게 주인이 가게에서 물건을 공짜로 주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이 많이 그 공짜 물건을 가지려고 여기저기서 몰려왔습니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보던 아까 그 '영자(靈子)'가 또 시비를 겁니다. "왜 시끌벅적하게 나눠줍니까? 천국 상급 바라보고 소리 없이 나눠주어야지." 이 영자(靈子)의 영적인 자태는 정말 보기에 민망합니다. 그 영자(靈子) 앞에서는 시비거리가 안될 것이 없습니다. 그 시비거리를 발견하는 눈을 영적인 눈으로 오해하니 더욱 큰 문제입니다. 우리는 교회생활이나 공동체 생활하면서 그런 영자(靈子)가 되지 말아야 합니다. 탁상공론에 가까운 이야기로 문제거리만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 공동체는 힘들어지고, 영자(靈子) 본인도 하나님의 축복된 삶을 살 수 없습니다. 영적인 힘은 남의 신앙상식을 깨뜨려야지 얻어지는 힘이 아닙니다. 영적인 힘은 자기의 것을 얼마나 실제적으로 나눠주느냐에 달려있습니다. ⓒ 이한규 http://www.john316.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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