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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설교/감동설교 74편

오래 기억나는 한 장면

by 【고동엽】 2022. 2. 27.

오래 기억나는 한 장면

 

 

 

저는 평범한 회사 생활을 하는 34살의 회사원입니다.

 

용인 근처의 회사에서 근무하는데,

 

하루는 회사일 때문에 서울의 본사로 가게 되었습니다.        *약 2000년 경 실화

 

 

 

오랜만에 버스를 타고 가기로 마음먹고

 

버스를 기다렸습니다.

 

 

 

용인에서 일단 분당으로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그때가 오전 7시 50분 정도 되었을 겁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버스는 만원상태일 거라 생각했는데

 

그날은 보통 때와 다르게, 서 있는 사람은 4명 정도고

 

승객들은 대부분 모두 앉아 있는 상태였습니다.

 

 

 

‘구성’쯤 도착해서, 버스가 막 출발을 하려고 할 때의 일입니다.   *용인과 분당 중간 지역

 

 

 

한 할아버지가 양손 가득히 짐을 들고, 출발하려던 버스를, 간신히 탔습니다.

 

한눈에 보기에도 당신의 아들이나 딸에게 주려고

 

시골에서 가져온 식료품같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나서 한 10미터 정도 앞으로 나갔을까요?

 

갑자기 버스가 급정거하는 것이었습니다.

 

 

 

놀란 승객들이 앞을 바라보았습니다.

 

 

 

운전기사가 할아버지에게

 

‘차비가 없으면 빨리 내리라’고 하고 있었습니다.

 

 

 

할아버지는 어쩔 줄 몰라 하며, 한 번만 태워 달라고

 

애원하다시피 말을 하고 있었습니다.

 

 

 

제 마음속에서는 운전기사에게,

 

어르신한테 너무한다며 뭐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차마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런 찰나에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갔습니다.

 

 

 

그리고는 가방을 내려놓고 여기저기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기사 아저씨한테 막 소리를 지르는 것이었습니다.

 

 

 

“할아버지잖아요! (귀가 떨어져 나갈 정도의 소리로) 아저씨!!

 

앞으로는 이렇게 불쌍하신 분들 타시면 공짜로 10번 태워주세요.”

 

 

 

라고 말하면서, 만 원짜리를 돈통에 넣는 게 아니겠어요?

 

 

 

순간 눈물이 핑~돌 정도의 찡~ 함이 제 가슴을

 

스치고 지나가더군요.

 

 

 

그리고는 할아버지를 자기가 앉아 있던 자리에

 

모시고 가는 게 아니겠어요.

 

정말 제가 태어나서 이렇게도 창피했던 적이 있었나 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나 아닌 다른 사람들도 같은 마음이었을 거로 생각합니다.

 

왠지 모를 무안함과 부끄러움에 고개를 들 수가 없었고,

 

어른이라는 자신이 몹시 후회가 되는 하루였습니다.

 

 

 

분당에 다 왔을 때쯤인가.. 저는 만원을 지갑에서 꺼냈습니다.

 

그리고는 버스의 내리는 문이 열렸을 때, 그 꼬마 주머니에 만 원짜리를

 

얼른 찔러 넣고는, 도망치듯 뛰어내렸습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제 마음이 편치 않을 것 같았습니다.

 

 

 

반성하는 하루를 살게 해준 그 꼬마에게

 

진심으로 머리 숙여 감사합니다.   

 

(물론 버스 기사분도, 뭔가 사정이 있었겠지요. 그런 분이 너무 많다든지..)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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