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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 속으로 〓/영성 교회 성장 10대 지침등(가나다순)

개척 교회 재정 확보, 카페 교회로부터

by 【고동엽】 2012. 2. 16.
 

개척 교회 재정 확보, 카페 교회로부터

▲〈카페교회 이야기〉/ 박동준 지음 / 비전북하우스 펴냄 / 208쪽 / 1만 원한 해에 1000개의 교회가 개척되고, 또 1300개 이상의 교회가 문을 닫는 현실이다. 개척 교회를 하면서 부흥은 제쳐놓고라도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기적인 때이다. 그만큼 교회 개척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렵다는 뜻이다.

무엇이 가장 어려운 일들인가? 불신자를 전도하는 일, 그리고 재정적인 뒷받침을 마련하는 일들이다. 개척하면서 낙심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사람이 들어오지 않는 것이다. 아울러 전도하려고 해도 물품이나 전단을 찍을 여유가 안 되는 것들이다. 그것이 목회자의 가정 경제와 자녀 교육을 뒷전으로 미루게 하는 결정적인 이유다.

하여 요즘 개척은 어떻게들 하고 있는가? 대형 교회에서 분립하여 개척을 시키거나, 교단에서 예배당 부지를 매입하여 개척자를 선정해 개척시키는 추세다. 그런 혜택에서 빗겨나 있는 목회자들은 대부분 자가 개척을 한다. 집안 형제들의 도움과 몇몇 지인들의 도움에 힘입어 가정 교회에서 출발하거나 작은 임대 건물을 빌려 교회를 개척한다.

 

그렇다고 불신자가 몰려오는가? 그런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아파트 문도 대부분 자동문으로 닫아 놓고 있고, 심하면 경비실에서 추방당한다. 지하철에서 전단을 나눠 줘도 청소하는 아주머니들로부터 제지를 당하고, 설령 전단을 읽는다 해도 금방 휴지통에 버리고 간다.

 

그래도 그건 괜찮다. 개척자가 숨을 돌릴 수 있는 재정적인 지원이 있는 까닭에서다. 그게 없다면 어찌 집과 거리를 돌며 전도할 수 있겠는가? 당장 가정 경제도 책임져야 하고, 자녀 학비로 골몰을 앓고 살아야 하는 처지니 말이다. 그걸 대부분 사모님이 도맡는 경우가 많다. 그걸 돕고자 개척 교회가 자립할 때까지 중단치 않고 지원하는 교회들은 아름답기 그지없는 일이다.

 

박동준 목사의 <카페교회 이야기>는 개척 교회의 재정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담고 있다. 이른바 교회와 카페를 하나로 묶어 출발하는 게 그것이다. 교회 안에 카페를 두어 불신자들로 하여금 찾아오게 하고, 카페 안에 교회와 관련된 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여 교회의 이미지를 직간접적으로 표출하는 것이다.

물론 교회와 카페의 인테리어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할 것이다. 그도 임대료가 싼 곳을 얻긴 했지만 인터리어로는 2000만 원이 넘는 출혈을 해야 했다. 그런데 더욱 중요한 게 있다고 강조한다. 커피 맛이 일품이어야 한다는 게 그것이다. 만약 값도 싸고 커피 맛도 떨어진다면 그다음부터는 찾아오지 않는다고 한다. 하여 돈을 내고 바리스타 교육을 배우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교회와 카페를 조합하면 어느 것에 중점을 둘지 헛갈리지 않을까? 이른바 우선순위 말이다. 하여 그는 카페는 60% 정도, 교회는 40%의 무게 중심을 둔다고 한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카페로 활용하고, 토요일과 주일에는 온전히 교회로 활용하는 게 그것이다. 물론 영성 관리는 매일매일 아침 큐티와 기도회를 통해 부부가 함께 유지한다고 한다.

 

"개척 교회가 문을 닫지 않으려면 안정적인 재정 확보 문제가 상당히 중요해. 그런데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목사들은 돈 잘 버는 부자인 것도 아니고. 그리고 결혼 전에 돈 잘 벌던 사모라 하더라도 웬만하면 결혼 이후에는 목회 내조도 해야 하고 양육도 해야 하기 때문에 웬만하면 직장을 포기할 수밖에 없잖아? 그렇다면 개척 교회의 수입은 개인이나 교회의 선교비 후원밖에 없어. 문제는 이런 선교비 후원이 5년, 10년 계속 이어지지 않는다는 거야(62쪽)."

 

이쯤 되면 그는 개척하면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셈일까? 불신자와 접촉점을 찾고 또 재정적인 뒷받침까지도 마련할 수 있는 것 말이다. 그런데 그로서도 고민이 없는 건 아닐 것이다. 카페 교회에 불신자들이 찾아오긴 하지만 그들과 대화의 창을 여는 것 말이다. 그를 위해 도형상담과 MBTI 같은 것들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누구든지 이미 놓여 있는 길을 따라가는 건 쉬운 일일 것이다. 없는 길을 찾아 만들어 가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도전 정신과 위험을 충분히 감수해야 하는 까닭이다. 교회와 카페를 접목하는 것도 그런 점에서 위대한 일이다. 다만 문화적인 코드에 맞게 '영혼 구원'이라는 선한 목표가 어떤 결실을 하게 될지 바라봐야 할 것이다. 아니 그 결실이 없다 해도 '카페 교회'는 이미 교회 개척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다.

권성권/기독교대한성결교회 주님의교회 담임목사. <100인의 책마을> 공동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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