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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약 책에 기록된 대로(왕하 23:21-25 ) / 이수영 목사

by 【고동엽】 2021. 12. 27.

언약 책에 기록된 대로

왕하 23:21-25

 

 

 

오늘 본문에 나오는 유다 왕 요시아는 여덟 살에 왕이 되어 31년간 다스린 유다왕국의 말기에 속하는 왕이었습니다. 본문 마지막 절은 "요시야와 같이 마음을 다하며 뜻을 다하며 힘을 다하여 모세의 모든 율법을 따라 여호와께로 돌이킨 왕은 요시야 전에도 없었고 후에도 그와 같은 자가 없었더라" 전하고 있습니다. 앞서는 왕하22:2에서도 "요시야가 여호와 보시기에 정직히 행하여 그의 조상 다윗의 모든 길로 행하고 좌우로 치우치지 아니하였더라" 한 것을 봅니다. 그러면 무엇이 그로 하여금 이러한 극찬을 받게 한 것이겠습니까? 열왕기하 22-23장의 기록을 통해 우리는 그가 한 일들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유다의 왕이 된지 열여덟째 해에 요시아는 대제사장 힐기야가 성전에서 발견한 율법책을 서기관 사반으로부터 전해받고 읽게 되었습니다(왕하22:8). 요시아는 율법책의 말을 듣자 곧 그의 옷을 찢으며(왕하22:11) 이스라엘이 조상 때부터 그 책의 말씀을 듣지 아니하고 그 책에 기록된 모든 것을 행하지 아니하였음(왕하22:13)을 회개하였습니다. 실제로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을 버리고 다른 신에게 분향하며 그들의 손의 모든 행위로 하나님을 격노하게 하였던 것입니다(왕하22:17).

 

이에 요시아는 온 유다와 예루살렘의 제사장들과 선지자들과 백성들이 노소를 막론하고 다 성전에 올라와 모이게 한 후 여호와의 성전 안에서 발견한 언약책의 모든 말씀을 읽어 듣게 했습니다(왕하23:1-2). 그리고 그는 하나님 앞에서 언약을 세우되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하나님께 순종하고 그의 계명과 법도와 율례를 지켜 그 책에 기록된 그 언약의 말씀을 그 자신과 온 백성이 다 따르기로 했습니다(왕하23:3). 이것은 이스라엘 백성의 신앙의 일대 개혁을 선포한 것입니다. 이 요시아 왕의 신앙혁신운동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그릇된 신앙을 버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바른 신앙을 되찾는 것이었습니다.

 

당장 요시아는 야웨 하나님 외의 모든 거짓 신들의 상을 찍어내 버렸고 그 우상들에 대한 제사와 그것에 관련된 관행들을 금하였으며 그 제사장들 및 무당, 점쟁이 같은 부류들을 폐하였고 그것들을 위한 산당들과 제단들을 헐었으며 그것들에 대한 제사에 쓰여지는 모든 제물과 제기들을 내다버렸습니다. 그는 바알과 아세라와 온갖 거짓신들을 위하여 만든 모든 그릇들을 하나님의 성전에서 내다가 예루살렘 바깥 기드론 밭에서 불사르게 했고(왕하23:4), 옛적에 유다 왕들이 세워서 유다 모든 성읍과 예루살렘 주위의 산당들에서 분향하며 우상을 섬기게 한 제사장들을 폐하였으며(왕하23:5), 또 하나님의 성전에서 아세라 상을 내다가 예루살렘 바깥 기드론 시내로 가져다 거기에서 불사르고 빻아서 가루를 만들어 뿌렸고(왕하23:6), 하나님의 성전 가운데 있던 남창의 집을 헐었습니다(왕하23:7). 또 유다 각 성읍에서 이방신이나 우상에게 분향하던 산당을 더럽게 하거나 헐어 버렸으며(왕하23:8), 그 산당들의 제사장들은 예루살렘 여호와의 제단에 올라가지 못하게 했고(왕하23:9), 온갖 거짓신들에 대한 제사와 그 관행들을 금했고(왕하23:10), 그 제물들을 제거하여 버렸으며(왕하23:11), 유다 여러 왕이 세운 제단들을 다 헐고 거기서 빻아내려서 그것들의 가루를 기드론 시내에 쏟아 버렸으며(왕하23:12), 아세라 목상들을 찍고 사람의 해골로 그 곳에 채웠습니다(왕하23:14). 그리고 유다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여러 왕이 사마리아 각 성읍에 지어서 하나님을 격노하게 했던 산당을 다 제거했고 거기 있는 산당의 제사장들을 다 제단 위에서 죽였습니다(왕하23:19-20). 요시아의 개혁작업 가운데 또 주목할 것 한 가지는 하나님의 언약책에 기록된 대로 유월절을 회복한 것입니다. 본문 21-23절은 "왕이 뭇 백성에게 명령하여 이르되 이 언약책에 기록된 대로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를 위하여 유월절을 지키라 하매/ 사사가 이스라엘을 다스리던 시대부터 이스라엘 여러 왕의 시대와 유다 여러 왕의 시대에 이렇게 유월절을 지킨 일이 없었더니/ 요시야 왕 열여덟째 해에 예루살렘에서 여호와 앞에 이 유월절을 지켰더라" 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요시아 왕의 행적을 전하는 열왕기하 22-23장에서 몇 가지 사실에 유의해야 합니다. 첫째는, 율법책을 발견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뒤집어 말하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오랫 동안 율법책을 잃어버린 채 지내왔다는 것을 말합니다.

 

둘째는, 그 율법책의 기록된 내용은 그것을 들은 왕과 모든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는 것입니다. 그 책을 읽은 후 왕이 옷을 찢고 통곡하며 온 백성이 성전에 모여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기로 새로 언약을 세웠다는 것은 그 동안 그들이 얼마나 하나님에게서 멀어져 있었고 하나님의 언약을 잊고 있었는지를 드러내는 것입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백성이 율법책을 잃어버리면 곧 하나님의 말씀과 그의 뜻을 잊어버릴 수밖에 없음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셋째는, 요시아가 야웨 하나님 외의 모든 거짓 신들의 상을 찍어내 버렸고 그 우상들에 대한 제사와 그것에 관련된 관행들을 금하였으며 그 제사장들 및 무당, 점쟁이 같은 부류들을 폐하였고 그것들을 위한 산당들과 제단들을 헐었으며 그것들에 대한 제사에 쓰여지는 모든 제물과 제기들을 내다버렸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은 달리 말하면 그 동안 이스라엘 백성들이 참 하나님에 대한 바른 신앙 대신 온갖 거짓 신과 우상숭배에 빠져있었음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입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백성이 율법책을 잃어버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잊을 때 그 즉각적인 결과는 하나님과 바른 신앙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입니다.

 

넷째로, 이스라엘 백성이 오랫동안 유월절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유월절이 무엇입니까? 그것은 이스라엘이라는 민족과 국가의 존립의 근거인 출애굽사건을 기억하고 상징하는 이스라엘 최대의 명절입니다. 유월절을 바르게 지킨다는 것은 이스라엘이 이스라엘 됨을 확인하는 행위입니다. 그것은 이스라엘이 하나님께서 택하시고 사랑하시고 하나님께서 친히 구해주시고 지켜주시고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백성임을 재확인하고 공표하는 신앙의 행위입니다. 그것은 이스라엘이 오로지 하나님의 은혜만으로 사는 백성임을 고백하는 행위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 유월절을 지키지 않았거나 바르게 지키기를 잊고있었다는 것입니다. 본문 22절은 "사사가 이스라엘을 다스리던 시대부터 이스라엘 여러 왕의 시대와 유다 여러 왕의 시대에 이렇게 유월절을 지킨 일이 없었더니" 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무엇을 증거합니까? 하나님의 율법책을 잃어버리는 백성은 곧 그 신앙의 핵심을 잃게 됨을 증거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다섯째로, 개혁자로서의 요시아의 면모입니다. 그는 하나님의 말씀을 대할 때 하나님께서 인정하실 만큼 "마음이 부드러워져서 하나님 앞에서 겸비하여 옷을 찢고 통곡"(왕하22:19)할 줄 알았다고 했습니다. 그는 온 백성을 하나님의 말씀 앞에 세우며 말씀을 지키게 하는 용기와 결단을 지녔습니다. 그는 말씀을 듣는 것으로 그치지 않았습니다. 잘못된 신앙과 그 관행으로부터 돌이킬 줄 알았습니다. 그는 적당히 타협하지 않고 모든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이스라엘 백성들의 신앙을 단호하고 철저하게 개혁했습니다. 본문 24-25절은 그 사실을 다음과 같이 증거하고 있습니다: "요시야가 또 유다 땅과 예루살렘에 보이는 신접한 자와 점쟁이 드라빔과 우상과 모든 가증한 것을 다 제거하였으니 이는 대제사장 힐기야가 여호와의 성전에서 발견한 책에 기록된 율법의 말씀을 이루려 함이라/ 요시야와 같이 마음을 다하며 뜻을 다하며 힘을 다하여 모세의 모든 율법을 따라 여호와께로 돌이킨 왕은 요시야 전에도 없었고 후에도 그와 같은 자가 없었더라".

 

우리는 열왕기하 22-23장에서 보는 요시아 왕의 종교개혁운동과 16세기 유럽에서 일어난 종교개혁운동 사이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율법책을 잃어버리고 하나님의 언약의 말씀을 잊어버림으로써 바른 신앙으로부터 멀어지고 온갖 우상숭배에 빠졌었듯이, 중세의 교회도 같은 길을 걸었습니다. 로마 천주교는 평신도들이 성경을 읽는 것뿐 아니라 성경책을 소유하는 것조차도 금했습니다. 평신도들이 읽지 못하도록 불가타 성경이라는 라틴어 번역성경 외에는 일체의 다른 언어로 번역도 못하게 했습니다. 성경을 번역하는 사람이나 그 번역을 출판하는 사람이나 가차없이 처형했습니다. 서양에서 인쇄술의 아버지라 할 수 있는 구텐베르크까지도 인쇄술을 고안해내어 결과적으로 번역성경의 출판 및 보급과 종교개혁사상의 확산에 기여한다는 이유로 박해를 받아 고향을 떠나 외국으로 피신을 해야 했습니다. 평신도들에게 성경을 읽는 것을 금할 뿐 아니라 성직자들 자신도 성경을 읽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성직자들이 성경에 무지했고 그저 토마스 아퀴나스의 글의 몇 몇 발췌문을 암송하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성경읽기를 멀리하다 보니 자연히 성경책이 아예 사라지기까지 했습니다. 집집마다 어쩌다 성경책이 남아있는 것은 종종 화병받침대로 쓰기 위해서였을 뿐입니다.

 

성경을 잃어버리자 하나님의 말씀 자체를 잊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복음은 상실되고 사람의 사고가 오히려 지배하게 되었습니다. 은혜가 실종되고 인간의 의지와 노력이 강조되게 되었습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이 계셔야 할 자리에 성모 마리아와 사도들과 숱한 성자들과 사제들이 너도나도 끼어들었습니다. 무슨 의미인지도 알 수 없는 온갖 의식과 화려한 장식이 순수한 신앙을 밀어냈습니다. 구원과 구원의 확신을 갈구하는 뭇 심령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으로 시원하게 갈증을 해소시켜줄 능력을 상실한 교회는 열심히 면죄부만 선전하며 팔았습니다. 교회는 어느새 온갖 우상과 우상숭배로 가득차고 말았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신학이 부패하면 윤리적으로도 타락하게 되어있습니다. 중세말기의 교회는 그야말로 회생불가능의 상태로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그 때에 하나님께서는 마르틴 루터, 훌드리히 쯔빙글리, 마르틴 부쩌, 쟝 깔뱅, 죤 녹스 같은 위대한 말씀의 일꾼들을 불러 세우셔서 교회를 개혁하셨습니다. 이들은 하나 같이 하나님의 말씀을 사랑한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성경을 성경의 원어인 히브리어와 헬라어로 열심히 읽고 연구하며 거기에서 순수한 복음의 진리를 발견하고 가르치며 전하는 일에 열중하였습니다. 이들은 하나님의 말씀으로서의 성경의 유일한 권위를 확신하며, 성경에서 재발견한 오직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은혜의 복음을 힘껏 외쳤고, 오직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신앙의 순수성과 교회의 참 모습을 되찾고자 온갖 위협과 박해와 고난을 감수했습니다. 그로부터 근 500년이 되어오는 오늘날까지 기독교가 그 생명을 유지해온 것은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이루신 이 종교개혁 때문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1517년 10월 31일 마틴 루터가 종교개혁의 깃발을 높이 들고 일어선 것을 기념하는 주일입니다. 이제 우리는 종교개혁의 정신과 그 원리를 다시 한 번 되새기며 교회와 우리의 신앙을 건강하게 지켜갈 지혜를 찾아야 할 것입니다. 열왕기하 22-23장의 기록은 종교개혁자들의 개혁정신의 근본이 무엇인지를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22:11은 이렇게 전합니다: "왕이 율법책의 말을 듣자 곧 그의 옷을 찢으니라". 23:2-3은 또 어떻게 기록하고 있습니까? "이에 왕이 여호와의 성전에 올라가매 유다 모든 사람과 예루살렘 주민과 제사장들과 선지자들과 모든 백성이 노소를 막론하고 다 왕과 함께 한지라 왕이 여호와의 성전 안에서 발견한 언약책의 모든 말씀을 읽어 무리의 귀에 들리고/ 왕이 단 위에 서서 여호와 앞에서 언약을 세우되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여호와께 순종하고 그의 계명과 법도와 율례를 지켜 이 책에 기록된 이 언약의 말씀을 이루게 하리라 하매 백성이 다 그 언약을 따르기로 하니라." 23:21에서는 뭐라고 말합니까? "왕이 뭇 백성에게 명령하여 이르되 이 언약책에 기록된 대로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를 위하여 유월절을 지키라" 했습니다. 23:24-25를 또 봅니다: "요시야가 또 유다 땅과 예루살렘에 보이는 신접한 자와 점쟁이 드라빔과 우상과 모든 가증한 것을 다 제거하였으니 이는 대제사장 힐기야가 여호와의 성전에서 발견한 책에 기록된 율법의 말씀을 이루려 함이라/ 요시야와 같이 마음을 다하며 뜻을 다하며 힘을 다하여 모세의 모든 율법을 따라 여호와께로 돌이킨 왕은 요시야 전에도 없었고 후에도 그와 같은 자가 없었더라".

 

오늘날 한국교회개혁의 역사적 사명을 받은 우리 모두도 먼저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우리의 옷을 찢고 마음을 찢으며 불충했던 우리의 신앙을 회개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모든 말씀에 겸허히 귀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또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하나님께 순종하고 그의 계명과 법도와 율례를 따라 우리의 마음과 우리의 삶을 차지하고 더럽히고 있는 온갖 우상과 모든 가증한 것을 다 제거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오직 우리의 유월절 양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얻은 하나님의 구원과 은혜로 사는 우리의 믿음의 삶을 기쁨과 감사함으로 바르게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언약책에 기록된 대로 살아가는 삶 속에 신실하신 언약의 하나님께서 큰 복을 베풀어 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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