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것은 내면입니다 (열왕기상 19장 9-12절) 중요한 것은 내면입니다 >
사람이 죽을 때까지 좋은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더 나아가 죽음 이후에도 그 이미지와 영향력이 좋게 유지된다면 얼마나 복된 일입니까? 20세기에 살았던 선지자적인 목회자로 그 명성과 영향력이 죽은 후에 오히려 점점 커지는 목사가 있습니다. 바로 ‘토저(A. W. Tozer)’ 목사입니다. 그가 지은 ‘하나님을 추구함(The Pursuit of God)’은 기독교의 대표적인 명저입니다. 그 외에 수많은 저서들이 한국어로 번역되었고 지금도 번역되고 있습니다.
토저 목사는 큰 교회 담임이 아니었습니다. 은퇴하실 때 약 300명 정도 되는 교회에서 목회했지만 당시에 미국에서 이름을 날리던 대형교회 목사들보다 지금은 더 영향력이 큽니다. 그 토저 목사는 미국 ‘기독교 선교연맹(C&MA)’ 소속 목사였습니다. 많은 한국 교인들이 기독교 선교연맹 교단이나 연맹의 창시자인 심슨(A. B. Simpson) 목사는 몰라도 토저 목사는 압니다.
1991년에 처음에 제가 한국에 들어와 사역할 때 C&MA 출신 목사라고 하면 사람들이 “이상한 단체가 아닌가?” 하고 의심했습니다. 개척자의 설움이 보통이 아니었습니다. 그때마다 수시로 “장로교로 요단을 옮길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이 오해할 때마다 “성도님! 캐나다, 필리핀, 베트남, 캄보디아, 홍콩 등에서는 C&MA 교단이 우리나라 장로교처럼 메인 교단입니다. 그리고 전 세계에 우리 교단 소속 교회가 5만 개가 넘습니다.”라고 해도 잘 믿지 않았습니다.
교단에 의구심을 표하면 교단 창시자인 심슨 목사를 잘 모르니까 심슨 목사의 곡이 한국 찬송가에 5곡이 있다는 얘기를 꼭 했습니다. 감사하게도 그 곡들이 대체적으로 많이 불리는 곡들입니다. <주와 같이 길가는 것>, <내 주 하나님 넓고 큰 은혜는>, <어저께나 오늘이나>, <은혜 구한 내게 은혜의 주님>, <내 병든 손 내밀라고>가 바로 그 곡들입니다. 그 얘기를 하면 그때서야 비로소 이단 혐의를 벗지만 그래도 대부분 심슨 목사를 몰랐습니다.
그때 목회자나 신앙이 깊은 성도들에게는 “토저 목사가 우리 교단 소속 목사님이었습니다.”라고 하면 토저 목사를 아는 사람들은 C&MA가 좋은 교단임을 비로소 인정했습니다. 그래서 초창기에 토저 목사의 이름을 얼마나 많이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나도 한국 교회의 토저 목사님처럼 되고 싶다.” 그런데 지금은 몇몇 동료 목사님들은 제가 글을 통해 한국에 C&MA를 많이 알린다고 ‘한국의 토저’라고 불러줍니다.
< 내면이 튼튼해야 합니다 >
작은 교회를 담임하셨던 토저 목사가 사후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모습을 보면 중요한 것은 외면이 아니라 내면임을 느끼게 됩니다. 현대인들은 실체보다 상징을 더 숭배하기에 내적인 것보다는 외적인 것에 더 이끌립니다. 그러나 외적인 것을 너무 좋아하면 뿌리 깊은 나무가 될 수 없습니다. 외적인 것은 재미를 주지만 내적인 것은 의미를 줍니다. 세상은 재미를 중시하지만 하나님은 의미를 중시합니다. 세상은 겉이 큰 것을 좋아하지만 하나님은 속이 큰 것을 좋아합니다.
옛말에 “못 생긴 나무가 산을 지킨다.”고 했습니다. 긴 시간을 두고 보면 사회는 오히려 못생긴 줄 아는 사람들이 지킵니다. 자세히 보면 교회도 못생긴 줄 아는 사람이 지킵니다. 늘 하나님 안에서 평민의식을 가지십시오. 외적인 화려함이나 인기에 이끌려 발 빠른 존재가 되기보다는 내면을 잘 가꾸고, 내면을 잘 살펴서 어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나무가 되십시오.
“성도답게 산다!”는 것은 “내면을 중시하며 산다!”는 것입니다. 외적인 삶은 내적인 삶의 열매이기에 내면이 튼튼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 밖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느냐?”가 아니라 “우리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때로는 고독과 침묵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삶에서 가끔 다가오는 고독과 침묵의 시간은 내면세계를 튼튼하게 만듭니다.
고독과 침묵 훈련은 어렵습니다. 지금 사회가 얼마나 고독이나 침묵과 반대되는 방향으로 갑니까? 많은 사람들이 침묵의 소리는 듣기 싫어하고 시끌벅적한 곳에 가야 만족감을 느낍니다. 그러나 깊은 삶을 살려면 가끔 고독과 침묵의 세계로 들어가십시오. 그래야 영혼에 도움이 되지 않는 여러 자극적이고 감성적인 소리로부터 영혼을 지킬 수 있고 영적 실체와 진실에 더 접근할 수 있습니다. 귀를 잘 열어서 하나님이 더 말씀하시도록 만들 때 바로 거기에서 환경을 이길 힘과 자신을 이길 힘을 얻습니다.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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