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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해석의 방법/총회신학연구원

by 【고동엽】 2021.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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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 성경은 성경으로 해석해야 한다.

박윤선 박사는 이상과 같은 계시의존 사색을 성경 해석법에 그대로 적용했다. 그것은 성경은 성경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원리이다. “성경은 성경으로라야 해석된다는 개혁주의 원리를 우리는 그대로 믿는다.” 그렇다면 성경은 성경의 해석자(Scriptura Scripturae interpres)라는 말의 뜻은 무엇인가? 성경을 가지고 기도원에 들어가서 열심히 기도하면서 읽어서 깨달은 것으로 성경을 해석하고 기타 어떤 책들도 참조하지 말라는 뜻인가? 박윤선 박사는 성경은 성경으로 해석되어야 한다는 성경해석 원리 속에 다음과 같은 것들을 포함했다.

1) 예수님의 성경해석
복음서에 나타난 예수님의 구약 해석법을 보면, 우선 예수님은 성경의 단일성을 인정하심으로써 성경을 성경으로 해석할 근거를 제공하셨다. 가령 율법과 선지서가 다같이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킨다는 말씀이나(요 5:39, 6:32, 눅 24:25-27) 율법과 선지서의 요점이 윤리적으로는 사랑(마 7:12)이라고 하심으로써 구약의 단일성을 지적하셨다.
예수님은 또한 성경을 추론적으로 해석하였다. 가령 부활을 증명하실 때에 출 3:16에 “여호와 너희 조상의 하나님 곧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하나님”이란 말씀에서 하나님은 산 자들의 하나님이시므로 족장들이 죽었으나 부활하여 살아 있다고 추론하신 것이다(마 22:23-32). 여기서 역사적인 해석주의를 암시적으로 금하신 것도 볼 수 있다.
예수님은 또한 성경은 성경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을 마귀를 물리치신 사건에서 보여주셨다(마 4:5이하). 마귀를 대적하실 때 성경을 인용하신 것은 예수님이 성경의 절대권위를 인정하신 점도 보여준다.
예수님은 또한 역사적 성경해석을 중시하셨다. 이혼의 부당성을 역사적 형편을 고려하시는 방식으로 논증하셨다.
예수님은 성경을 일개 경험문서로 제자들 개인에게만 적용되는 것으로 보시지 않고 모든 사람들을 상대하는 보편문서라는 것을 보여주셨다(마 15:7, 8:, 사 29:13, 히 1:1).



2) 문법적 해석
사상 교환 수단인 언어가 사상 오해 수단이 될 수도 있다. 신약도 헬라어로 기록되어 있다는 사실, 해석자가 직접 들은 것이 아니어서 명쾌한 맛이 없다는 사실, 저자의 이론을 금방 파악하기 어려운 점, 문맥에 포함되어 있는 내용을 깨닫기 어려운 점, 기록된 사상에 동감하기 싫어하는 점 등으로 인한 난관이 있다. 뿐만 아니라, 언어 자체의 본질상 생겨나는 난관들도 있다. 언어는 단체 생활의 구체적인 표현이라는 점, 서로 다른 단체 사이에 표현을 달리하는 면이 있다는 점, 언어가 진리를 충분히 표현하지 못한다는 점, 언어가 인류의 죄악으로 혼란하고 어두워졌다는 점 등으로 인한 난관이 있다.
박윤선 박사는 이러한 사실들을 크로솨이데(F. W. Grosheide)의 「해석학」에서 그냥 요약 소개했을 뿐, 언어의 불완전한 본질과 성경의 무오성과의 갈등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해석자는 언어의 본질과 신약 헬라어의 특성을 고려하면서 동사의 형태나 단어의 위치, 문장구조, 비유나 풍유 등을 살펴 해석해야 하는데 이것이 문법적 해석이다. 이 해석법은 또한 병행문구를 고려한다. 그러나 본문의 관점에 따라서 표면상 동일한 병행구도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더욱이, 세속문학의 문구가 표면상 병행구(竝行句)일 때는 성경 본문의 문맥을 기준으로 해석 비판하면서 참조해야 한다.



3) 역사적 해석
본문이 관련되어 있는 시대나 환경의 요소들을 찾아보는 해석으로 여기에서 고고학이 중요하다. 그러나 역사적 사실들은 다만 참조할 뿐, 세속 역사를 성경 본문 보다 우월하게 보는 일은 없어야 한다.



4) 심리적 해석
본문에 나타나 있는 말씀이나 행위의 동기를 살펴보는 해석으로 그 동기의 배후에 하나님의 계시 운동이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만일 이 사실을 잊으면 성경을 단순히 인간의 작품으로 취급하는 과오를 범하게 된다.



5) 학문적 해석
해석자에게는 일반 과학적 지식이 필요하다. 예컨대 어학, 철학, 심리학 등이다. 또한 신학적 지식이 필요한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6) 영적 해석
이상에서 언급한 과학적, 신학적 지식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영적 지식이다. 성령의 인도 없이는 성경해석을 바로 할 수 없다. “성경에 대한 생명 있는 교통과 성령님의 조명”이 있어야 성경을 바로 해석할 수 있다.
이상의 해석법들을 사용할 뿐 아니라, 성령의 도우심이 있어야 비로소 “성령님이 의미하신 참뜻, 곧, 모든 시대의 신자들에게 주신 교훈, 곧 그리스도 중심의 뜻”을 찾아낸다. 이런 ‘깊은 의미’(sensus of plenior)를 찾는다는 관점에서, 영적 해석은 그 이전의 모든 해석법을 쓰고 난 후에 고려하는 ‘종합적 해석’이라 할 수 있다.

결론 : 이상의 해석법이 중요하지만 해석자도 역시 중요하다. 개혁교회는 로마교회처럼 개인의 해석권을 배제하는, 그런 교회의 해석권을 주장하지는 않지만, 해석자의 자격이 무엇보다 먼저 교회에 부여되어 있는 만큼(롬 3:2), 교회의 택함을 받은 신학자가 특수한 해석작업을 할 수 있다.

해석자는 성령을 해석의 주인으로 모시고 의지해야 하며, 그리스도가 계시의 중심임을 기억하고 모든 중요한 부분에서 그리스도와 관련된 내막을 발견하고, 교회의 교리를 중시하되 그것이 최종 권위가 아니라 성경 자체가 최종권위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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