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사 람
저는 어렸을 때 큰사람이 되기를 굉장히 원했습니다. 그래서 겨울날 눈이 오기라도 하면 저보다도 훨씬 큰 눈사람을 만들어 놓고 제 이름을 써놓곤 했지요. 저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의 소원이 큰 사람이 되는 것일 것입니다. 주위의 모든 사람으로부터 또는 역사적으로 사회적으로 큰 인물이라 인정받는 것을 원하는 것은 인지 상정입니다.
얼마전에 신문광고를 통해서 “키가 커지는 구두”라는 광고를 보았습니다. 평상시에 땅에 닿을 것 같은 작은키에 대해서 불만을 갖고 있었던 저에게 그 광고는 저의 시선을 붙잡기에 충분했습니다. 그 신을 신기만하면 감쪽같이 약8센치가 커진다고 합니다. 저의키에 8센치를 더하면 저에게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것 같았습니다. 그럼 작은 키의 콤플렉스에서 벗어날수도 있을 것이고 아무튼 저에게는 희소식이 아닐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구입하는 방법이 너무 까다로워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우리동네 어느곳에서 그것을 파는 것을 보았습니다. 창피함을 무릅쓰고 그 가게 앞에 섰을 때 주인이 하는말 “키커지는 구두를 사러오셨죠?”하며 금방 알아차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이 동네의 누구도 사갔고 또 누구도 사갔고 하면서 마치 봉천동 남자들의 평균키가 갑자기 커졌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구입을 한것이었습니다. 비밀인데요. 우리교회 어느 장로님도 이구두를 신고 다닌답니다. 현금 50.000원을 주고 사고서는 “그래, 이제부터는 나도 큰사람이다.”라는 자부심이 막생겼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주일. 이제 김목사는 전혀 다른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입니다. 제 아내에게는 “이네 남편을 바꿨어요”라는 말이 실감이 날정도로 멋있는 남편이 될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서는 몰래 감추어 두었던 그 구두를 신었습니다. 갑자기 높아져서인지 현기증이 나는 것 같았습니다. 익숙하지 못한 걸음걸이로 걷다보니 자연적으로 뒤뚱거리는 것이었습니다. 교회에 들어서는데 안내위원이 하는말 “목사님 어디 편찮으세요?”라고 인사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커진키는 안보고 불편해하는 저의 모습만 보고 걱정스레 묻는 것이었습니다. ‘아! 내가 너무 어깨를 움츠려서 못알아보는가보다’라고 생각하고서는 이내 어깨를 쫙 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달라진 나의 키에 대해서는 한분도 말씀을 하지 않았습니다. 예배를 마친다음 일부러 구장로님과 함께 나란히 서보았습니다. 역시 제가 보기에도 장로님과 키가 비슷해진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장로님은 영 알아차리지 못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이쯤되면 장로님께서 “목사님. 오늘따라 상당히 멋있습니다.”라는 말씀이 있어야 하는데 한분도 그런분이 안계셨습니다. 이제야 하는 말인데 그때는 정말 섭섭했다고요. 그때 저의 무릎과 허리에 서서히 통증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급기야는 저녁 예배시간에는 그 통증을 견디기가 매우 힘들었습니다. 큰 사람이 되는 것이 정말 어렵구나 하는 깨달음이 왔습니다.
그러나 진짜로 큰사람은 누구일까요? 마음속에 비젼이 큰사람입니다. 우리는 사도바울을 굉장히 큰사람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원인은 150센치정도밖에 안되는 그의 키때문이 아니라 그분의 마음속에 담고 있던 큰비젼때문일 것입니다. 그 당시 만일 바울이 키가 커지는 구두를 신었다면 3차에 걸친 전도여행은 불편해서 실패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작음몸으로 큰 비젼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그분을 큰사람으로 생각하고 존경하고 있습니다.
역시 키가 작기로 하면 둘째가라면 서러웠을 나폴레옹이 키가 커지는 구두를 신었다면. “모든 군사들이여! 나를 따르라” 큰 함성을 지른 뒤 몇발자국 뛰다가 주저앉아 버리고 말았을 것입니다. 그러면 그는 영웅이. 아니 큰사람이 되질 못했을 것입니다.
큰사람은 키와 상관없이 마음속 비젼이 큰사람이다! 제 스스로 이러한 결론을 내리고 불편한 그 구두는 안신기로 그때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러나 몇 개월이 지난 지금. 그신을 다 닳아서 못신게되어 며칠전 또 한 켤레의 키커지는 구두를 사고야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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