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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파송된 우리(요 17:13-19) / 이수영 목사

by 【고동엽】 2021. 12. 1.

<세상에 파송된 우리> 요17:13-19

주일예배

 

설교 이수영 목사

 

오늘 본문은 예수님께서 천국복음전파사역을 다 마치시고 이제 붙잡혀 십자가에 달리시기 전 아버지 하나님께 드린 마지막 기도의 일부분입니다. 이 본문 속에는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와의 관계 속에서 그의 제자들이 누구인가 하는 것과 그가 제자들을 위하여 아버지 하나님께서 해주시기를 간구한 것이 무엇인지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본문 마지막 절 바로 뒤에 오는 20절을 보면 "내가 비옵는 것은 이 사람들만 위함이 아니요 또 그들의 말로 말미암아 나를 믿는 사람들도 위함"이라고 하셨기 때문에 오늘 본문의 내용은 결국 예수 그리스도와의 관계 속에서 우리가 누구인가 하는 것과 그가 아버지 하나님께 우리를 위하여 해주시기를 간구한 것이 무엇인지를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우선, 예수 그리스도와의 관계 속에서 우리가 누구라고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까? 먼저 14절을 보면 "내가 아버지의 말씀을 그들에게 주었사오매 세상이 그들을 미워하였사오니 이는 내가 세상에 속하지 아니함 같이 그들도 세상에 속하지 아니함으로 인함이니이다" 하셨습니다. 즉 예수 그리스도처럼 우리는 세상에 속하지 않은 존재라는 것입니다. 이 말씀은 16절에서도 반복됩니다: "내가 세상에 속하지 아니함 같이 그들도 세상에 속하지 아니하였사옵나이다".

 

 

 

그 다음 18절에 따르면 우리가 어떤 존재입니까? "아버지께서 나를 세상에 보내신 것 같이 나도 그들을 세상에 보내었다"고 말씀하십니다. 즉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세상에 파송된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둘째로, 예수님께서는 아버지 하나님께 우리를 위하여 무엇을 해주시기를 간구하셨습니까? 13절에 보면 예수님께서는 "지금 내가 아버지께로 가오니 내가 세상에서 이 말을 하옵는 것은 그들로 내 기쁨을 그들 안에 충만히 가지게 하려 함이니이다" 말씀하셨습니다. 즉,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기쁨을 충만히 가지게 해주시기를 간구하셨습니다. 또 15절에 보면 예수님께서는 "내가 비옵는 것은 그들을 세상에서 데려가시기를 위함이 아니요 다만 악에 빠지지 않게 보전하시기를 위함이니이다"라고 기도하셨습니다. 곧, 우리를 사탄의 유혹과 죄악에 빠지지 않게 보전해주시기를 간구하셨습니다. 그리고 17절에서는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진리로 거룩하게 하옵소서"라고 간구하셨습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를 진리로 거룩하게 해주시기를 간구하셨습니다.

 

 

 

이제, 우리는 세상에 속하지 않은 존재이며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세상에 파송된 사람들이라는 사실과, 예수님께서는 아버지 하나님께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기쁨을 충만히 가지게 해주시고 우리를 악에 빠지지 않게 보전해주시며 우리를 진리로 거룩하게 해주시기를 간구하셨다는 사실의 의미를 되새겨보아야 할 것입니다.

 

 

 

첫째,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세상에 속하지 않은 존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속하지 않은 존재라는 것은 우리가 이 세상사람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말합니다. 가치관이 다르고 사고와 행동과 삶의 기준이 다릅니다. 우리가 이 세상과 다르기 때문에 이 세상으로부터 미움을 받습니다.

 

 

 

둘째,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세상에 파송된 사람들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속한 사람들이 아니며 이 세상에 파송된 사람들이라는 말씀은 우리에게는 어떤 사명이 주어져 있음을 암시합니다. 그 사명이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세상으로 하여금 하나님을 알게 하고 하나님께로 되돌아오게 인도하는 것입니다.

 

 

 

셋째,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기쁨을 충만히 가지게 해주시기를 아버지 하나님께 간구하셨습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았고 이 세상과 다르기 때문에 우리가 누릴 기쁨도 다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세상의 기쁨이 아니라 주님의 기쁨이 충만하기를 아버지 하나님께 기도하신 것입니다. 우리가 세상으로부터의 미움과 적대감에 맞서면 맞설수록 우리는 주님께서 주시는 그리스도인의 기쁨 속으로 더 확실하게 들어갈 수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기쁨이 무엇이었겠습니까? 오로지 아버지의 뜻을 행하신 기쁨이고, 그 뜻을 다 이루신 기쁨이었으며, 이 세상에 대하여 승리하시고 하나님을 위해 이 세상을 얻으신 기쁨이 아니겠습니까? 예수님께서는 이 기쁨이 우리의 기쁨이 되기를 원하시고 그 기쁨이 우리 안에 충만하기를 기도하셨습니다.

 

 

 

넷째,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악에 빠지지 않게 보전해주시기를 아버지 하나님께 간구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가실 때 그의 제자들을 같이 데리고가지 않으셨습니다. 그는 제자들을 떠나실 때 제자들에 대한 염려를 하셨지만 그렇다고 그들도 다 이 세상을 떠나 하늘나라로 따라가게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의 나라 일을 위해 그들을 이 세상에 남겨두기를 원하셨습니다. 그러나 이 세상이 워낙 악하기에 그 악으로부터 보호하고자 하셨습니다. 그래서 15절에서 보듯이 "내가 비옵는 것은 그들을 세상에서 데려가시기를 위함이 아니요 다만 악에 빠지지 않게 보전하시기를 위함이니이다" 기도하신 것입니다. 이 세상으로부터의 도피가 아니라 이 세상에 대한 승리를 원하신 것입니다. 이 세상을 하나님에게서 떨어져버리도록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을 하나님에게로 얻는 것을 원하신 것입니다. 수도원이나 기도원에 은거하여 하나님에 대한 순전히 개인적인 지적 탐구나 하나님과의 영적 교제로 만족하는 것은 제자들이 나아갈 길이 아님을 지적하신 것입니다. 이 세상의 문제를 잊어버리려 하거나 도피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의 문제를 직면하고 해결하려는 것이 교회의 도리임을 가르쳐주신 것입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 세상에 속하지 않았으면서도 이 세상 안에서 사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그저 이 세상에서 사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서 우리의 임무를 다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이 세상에서의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사탄과 이 세상 악에게 넘어가지 않는 것이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다섯째,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진리로 거룩하게 해주시기를 아버지 하나님께 간구하셨다. "거룩하다"는 말은 본래 "다르다", "분리되다"라는 뜻을 가진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거룩하시다는 것은 하나님께서는 하나님 외의 모든 존재와 전적으로 다르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거룩하심은 그러므로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이 세상과 다르신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백성으로 택하신 우리들도 이 세상과 다르기를 원하십니다. 하나님을 향하여 등돌린 죄된 세상으로부터 우리가 다시 등을 돌려 하나님 편으로 전적으로 속하기를 원하십니다. 그 목적으로 하나님의 아들을 보내셨습니다. 그리고 우리를 그 아들에게 주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제 이 세상에 속하지 않고 아들께, 그리고 아버지께 속한 것입니다. 오늘 본문보다 조금 앞서는 6절에서 "세상 중에서 내게 주신 사람들"이라고 하신 것이나, 9절에서 "내가 그들을 위하여 비옵나니 내가 비옵는 것은 세상을 위함이 아니요 내게 주신 자들을 위함이니이다 그들은 아버지의 것이로소이다" 하신 것이나, 본문 16절에서 "내가 세상에 속하지 아니함 같이 그들도 세상에 속하지 아니하였사옵나이다" 하신 말씀은 모두 그 사실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이렇게 이 세상이 아니라 하나님께 속하여 이 세상과 다르고 하나님을 닮아야 하는 이들의 가장 본질적인 속성이 바로 거룩함입니다. 그런데 이 거룩함을 이루고 지키는 유일한 수단이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말씀과 진리 그 자체이셨던 주님 자신이 이제 그의 제자들을 남기고 떠나야 하셨고 또 우리를 떠나 아버지 우편에 계시므로 그 대신 말씀으로 그들을 계속 거룩하게 해주시기를 간구하신 것입니다. 본문 17절에서 뭐라고 하셨습니까? "그들을 진리로 거룩하게 하옵소서 아버지의 말씀은 진리니이다". 또 앞서 14절에서도 "내가 아버지의 말씀을 그들에게 주었사오매 세상이 그들을 미워하였사오니 이는 내가 세상에 속하지 아니함 같이 그들도 세상에 속하지 아니함으로 인함이니이다" 말씀하신 것입니다. 말씀으로 거룩하게 하시는 것이 또한 15절에서 말씀하신 대로 "악에 빠지지 않게 보전"하는 길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를 이 세상에 속하지 않고 이 세상과 다르게 만드는 최선의 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우리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주셨으며, 그 말씀 때문에 세상은 우리를 미워하는 것입니다. 본문 14절에서 하신 말씀이 그것입니다: "내가 아버지의 말씀을 그들에게 주었사오매 세상이 그들을 미워하였사오니 이는 내가 세상에 속하지 아니함 같이 그들도 세상에 속하지 아니함으로 인함이니이다". 이 세상에 속하지 않고 이 세상과 달라야 하는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소유함으로써 세상으로부터 받는 미움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본래 "다르다", "분리되다"라는 뜻으로 "거룩하다"는 말은 그 안에 다음의 두 가지 의미를 품고있습니다. 첫째는 "어떤 특별한 임무를 위해서 따로 세우심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예레미야를 선지자로 부르실 때에 하신 말씀이 무엇이었습니까? "내가 너를 모태에 짓기 전에 너를 알았고 네가 배에서 나오기 전에 너를 성별하였고 너를 여러 나라의 선지자로 세웠노라"(렘1:5) 하신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도 말씀하시며 "너는 그것들로 네 형 아론과 그와 함께 한 그의 아들들에게 입히고 그들에게 기름을 부어 위임하고 거룩하게 하여 그들이 제사장 직분을 내게 행하게 할지라"(출28:41) 하셨습니다. 이렇게 하나님께서 우리를 이 세상과 다르게 거룩하게 하시는 것은 우리에게 어떤 임무를 주시는 것입니다.

 

 

 

"다르다", "분리되다"라는 뜻으로 "거룩하다"는 말이 품고있는 두 번째 의미는 "그 임무를 수행하기에 필요한 성품이나 마음을 주셨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가장 큰 계명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의 거룩함을 가장 잘 드러내는 것은 다름 아닌 사랑입니다. 거룩하심은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표현하는 말이라고 했거니와 그 하나님은 무엇보다도 사랑의 하나님이십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하나님의 백성됨과 그리스도의 제자됨의 가장 큰 표지는 사랑입니다. 사랑을 행함이 없이는 거룩함을 이룰 수 없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세상에 속하지 않고 주님께 속한 백성들입니다. 세상에 속한 자처럼 세상적으로 살지 말아야 합니다. 이 세상에서 살되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세상에 파송된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파송된 사람은 파송된 사람답게, 그리고 파송되며 받은 사명에 일치한 삶의 모습을 지켜야 합니다. 이 세상에 파송된 사람이 이 세상과 다른 것이 아무 것도 없다면 파송될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는 세상에 속하지 않은 사람들로서 이 세상의 기쁨을 추구하거나 이 세상의 즐거움에 취해있으면 안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기쁨으로 충만하기를 원하십니다. 우리가 사탄에게 wu서 이 세상의 악에 빠지지 않게 보전되며, 그러기 위해서 우리가 진리로 거룩하여지기를 간절히 구하고 계십니다. 아버지의 우편에서 끊임없이 간구하시는 아들의 소원을 아버지 하나님께서 들어주시고 우리를 지켜주실 것입니다. 천국복음전파사역을 다 마치신 예수님께서 이 기도를 시작하시기 직전 마지막으로 하신 말씀이 무엇입니까? 요16:33의 "이것을 너희에게 이르는 것은 너희로 내 안에서 평안을 누리게 하려 함이라 세상에서는 너희가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입니다. 주님께서 이미 다 이기신 세상, 다시 말하면 주님에 의해 이미 완패한 이 세상을 겁낼 것도 탐낼 것도 없습니다. 사랑하는 새문안의 성도 여러분,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세상에 파송된 우리답게 말씀으로 거룩하여지고, 주님의 기쁨을 누리며, 이 세상으로 하여금 하나님을 알게 하고 하나님께로 돌아오게 하는 삶을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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