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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 868회] - 두 날짜의 성탄절

by 【고동엽】 2023. 1. 14.
[오늘의 묵상 - 868회] - 두 날짜의 성탄절
“너희는....썩어져 가는 구습을 따르는 옛 사람을 벗어 버리고 오직 너희의 심령이 새롭게 되어....새사람을 입으라.” (에베소서 4:22-24)
“오늘 1월 7일은 성탄절 Christmas입니다.”라고 말하면 무슨 헛소리를 하느냐고 묻겠지요? 그런데 사실 오늘이 성탄절인 교회가 있습니다.
성탄절 하면 누구나 12월 25일을 생각합니다. 성탄절이 12월 25일이라는 것은 온 세계가 다 아는 사실이고, 기독교인들은 예배당에서, 성당에서 예배와 미사를 드립니다. 비록 기독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12월 25일이 성탄절이라는 사실은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12월 25일이 되었는데도 성당 문은 닫쳐있고, 미사도 드리지 않은 교회가 있습니다. 이 교회는 동방정교회(희랍정교회)입니다. 이 교회는 매년 12월 25일을 성탄절로 여기지 않고, 매년 1월 7일을 성탄절로 지키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이 교회가 온 세계가 쓰고 있는 Gregory역(曆)을 쓰지 않고 Julius역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그레고리역과 율리우스역 사이에는 13일이 차이 납니다. 따라서 이들 교회는 매년 1월 7일에 성탄절 축하 미사를 드립니다.
율리우스 역은 로마 황제 Julius Caesar가 주전 46년에 제정해서 45년부터 사용한 양력(陽曆) 달력입니다. 율리우스는 1년을 365일 또는 366일(4년에 한 번)으로 제정했습니다. 율리우스역은 태양을 중심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2월을 제외하고는 30일 또는 31일로 정했습니다.
그러나 1년을 365일로 정하고 나니까, 매년 6시간이 남아, 4년에 하루가 생겨나자, 2월을 29일로 정하고, 이 해를 윤년(閏年:leap year)이라 했습니다. 율리우스 역은 정확히 1년이 365.24222일이어서 일반 태양력보다 0.0078일이 길어, 128년마다 1일이 더 늘어나는 결과가 되었습니다.
이를 시정하기 위해 교황 Gregory 13세는 1582년부터 보다 정밀한 태양력을 만들어 사용하게 했는데, 이 달력을 그레고리 역이라 합니다. 현재 그리고리역과 율리우스역과의 차이는 13일로, 그레고리역 12월 25일(성탄절)이 율리우스 역으로는 신년 1월 7일로, 이 날이 동방정교회의 성탄절이 됩니다.
로마 가톨릭교회와 개신교회는 그레고리역을 쓰는 반면, 희랍정교회는 아직도 율리우스역을 쓰고 있습니다. 물론 일반적인 날자는 국가에서 채용하고 있는 그레고리역을 사용하지만, 교회역 만은 율리우스역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요즘 전쟁의 포화(砲火)속에서 고통을 받으며 용감히 전투에 전념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정교회도 러시아 정교회와 같이 율리우스 역을 사용해 왔습니다.
쉼터: 기독교회는 초기 로마제국 시대에, 동로마 쪽에 있는 교회를 동방교회(희랍정교회), 서로마 쪽에 있는 교회를 서방교회(로마 가톨릭교회)라 불렀습니다. 동방정교회는 어떤 나라에 들어가면, 그 나라 이름을 붙이게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희랍에 있었던 교회가 ‘희랍정교회’(Greek Orthodox Church)가 되었고, 러시아에 들어간 교회는 Russian Orthodox Church입니다. 한국에 들어 온 교회도 ‘한국정교회’-Korean Orthodox Church라 부릅니다.
그동안 러시아교회와 같이 율리우스 역을 사용하던 Ukraina교회가, 러시아의 침략 전쟁으로 러시아에 대한 반감이 증진 된데다, 러시아정교회의 수장인 Cyril 총대주교가 Putin을 지지한다고 언명(言明)하며, ‘성스러운 투쟁’라고 선언한데에 대한 반작용으로 우크라이나정교회는 각 교구가 원한다면 12월 25일에 성탄 미사를 드려도 좋다고 선언했습니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있는 적지 않은 성당이 12월 25일에 성탄 미사를 드렸습니다.
동방정교회가 율리우스 역을 아직도 사용하는 것은 시대착오적 형태라 여겨집니다. 온 세계가 그레고리역을 사용한지가 벌써 40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율리우스 역을 사용하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은 일이지요.
물론 성탄절이 정확하게 12월 25일이라는 역사적 증거는 없습니다. 따라서 동방정교회가 신년 1월 7일에 성탄 미사를 드리는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동방교회가 일상은 세계가 사용하는 그레고리역을 사용하면서 교회역만 율리우스역을 사용하는 것은 이율배반입니다.
동방교회도 온 세계의 가톨릭교회와 개신교회, 그리고 영국교회(성공회)가 12월 25일에 성탄 예배와 미사를 드릴 때, 함께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것부터 세계의 모든 교회가 하나 된 모습을 불신 사회에 보여 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주님께서는 온 세계 교회가 하나 되는 모습을 원하고 계십니다. 동의하시나요? 신년 첫 주말 잘 보내시고, 월요일에 만나겠습니다. 샬롬.
L.A.에서 김 인 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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