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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 847회] - 나의 소유는?

by 【고동엽】 2023. 1. 14.
[오늘의 묵상 - 847회] - 나의 소유는?
“하나님은 이르시되 어리석은 자여 오늘 밤에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그러면 네 준비한 것이 누구의 것이 되겠느냐.....” (누가복음 12:20)
필자는 선교사 카딩턴 의사를 잘 몰라서, 그의 영문 이름 스펠링도 알지 못합니다. 선친(先親)께서 전남 광주 제중병원(요즘은 기독병원)에서 건축 일을 하실 때, 카딩턴 의사를 알게 되셨는데, 필자는 선친께서 카딩턴 박사에 대해 말씀해 주셔서 그 분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듣게 되었습니다.
카딩톤 의사는 미국 남장로교회가 한국에 파송한 의료 선교사로 광주 제중병원 원장으로 오래 계셨는데, 선친께서 제중병원 일을 하시는 동안, 원장 카딩턴 원장 댁을 방문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큰 병원 원장이요, 부자 나라 미국에서 파송한 의사 선교사 집이면 멋있고, 값비싼 가구로 가득 차 있으리라는 예상과는 달리, 응접실에는 오래 쓴 낡은 3인용 안락의자 하나와, 오래되고 볼품없는 오르간이 하나 있을 뿐, 다른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카딩턴 박사는 자기가 받은 월급 대부분을 가난한 환자들의 치료비를 대납해 주었고, 완치된 환자가 집에 갈 차비가 없어 어려워 할 때, 환자들의 차비로 월급 대부분을 썼습니다. 그러고도 돈이 모자라면 자기 집 응접실에 있는 가구들을 하나씩 팔아, 그 돈으로 환자들의 치료비와 여비를 대 주었습니다.
그 결과 응접실에는 낡은 카우치 하나와 병원에서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와서, 피로를 풀기 위해 부인과 함께 찬송가를 부르며 치는 낡은 오르간이 하나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러니까 큰 병원 원장 댁 응접실에 오래된 카우치 하나와 낡은 오르간 하나가 전부였던 것입니다.
필자가 장신대 교수로 있을 때, 어느 해 여름, 졸업 후에 선교사를 지망하는 학생 몇을 인솔하고 아세아 여러 선교지를 방문하던 중, 방글라데시에 갔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뜻밖에도 카딩턴 박사를 만났습니다. 그 때 그 분을 처음 만났습니다.
그분은 광주 제중병원에서 은퇴한 후에 미국에 마련되어 있는 은퇴 선교사 촌으로 들어가지 않고, 남은여생을 아시아의 가련한 사람들과 함께 지내겠다는 결심으로 당시 세계 최빈국인 방글라데시로 간 것입니다.
공식 선교사가 아니기 때문에 선교비 지원이 없어, 친구들이 얼마씩 도와주는 돈으로 그곳에서 생활하면서 선교를 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 진료를 해 주면서, 영어와 성경을 가르쳤고, 저녁 무렵이 되면 전도지를 들고 길거리로 나가 지나는 사람들에게 전도지를 나누어 주며 전도를 했습니다.
방글라데시는 이슬람 국가여서 길거리에서 타 종교 선전이나, 전도지 배포가 법으로 금지되어 있어, 법을 어기는 사람은 경찰이 즉시 체포하여 법적 처벌을 받습니다.
그러나 경찰도 카딩턴 박사는 연세가 높고, 또 가난한 사람들에게 무료 진료를 해 주는 고마운 분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 분의 전도를 눈감아주고 아무도 그를 제지하지 않는다는 말을 해 주었습니다.
필자가 그곳에서 카딩턴 박사를 만난 후, 카딩톤 박사가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물론 지금쯤은 세상에 계시지 않고 낙원에서 편히 쉬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방글라데시에서 생을 마감하셨는지, 아니면 미국으로 돌아와, 선교사 은퇴촌에서 천국으로 가셨는지 알 수 없지만, 우리 시대에 이런 의사 선교사가 있었다는 사실에 머리 숙여 존경의 뜻을 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늘 한국 교회가 파송한 해외 선교사가 약 2만 여명이고, 미국 교회를 비롯해서 세계 교회가 파송한 선교사가 수 십 만 명이라 하는데, 이들 중, 카딩턴 박사와 같은 믿음으로 헌신을 하는 선교사가 몇이나 될까요?
미국에서 의사 생활을 했으면 최고의 생활을 할 수 있었고, 또 많은 돈을 벌어 선교사들을 지원 할 수도 있었지만, 그 분은 모든 것은 내려놓고, 가난한 한국의 영적으로, 육적으로 병든 사람들을 위해 은퇴 할 때까지 헌신하였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남은여생을 최빈국 방글라데시까지 가서 마지막 불꽃을 태운 카딩턴 박사야 말로 이 시대의 작은 예수님이었습니다. 이런 헌신적인 기독교인이 있어서 기독교가 그 생명을 이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소명감과 정신을 갖고 선교하는 선교사가 많아지도록 함께 기도합시다. 해외 선교사들을 위해 기도와 물질로 도와, 이 시대에 우리에게 주어진 세계 선교의 소명을 위해 최선을 다 합시다. 샬롬.
L.A.에서 김 인 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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