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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 842회] - 아버지가 믿는 기독교가.

by 【고동엽】 2023. 1. 14.
[오늘의 묵상 - 842회] - 아버지가 믿는 기독교가......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니이니라.” (갈라디아서 3:28)
필자가 미국에서 공부할 때, 필자가 살던 기숙사 앞방에 나이가 한 50대 초반 정도 되는 학생이 들어왔습니다. 이 분은 한국에서 S대 법대를 졸업하고, 미국에 건너와서 공부를 하고, Junior College에서 교수를 하던 분으로, 뒤늦게 신학교에 들어와 목사가 되기 위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이 분은 3년 과정을 잘 마치고, 목사 고시를 거쳐, 미국연합장로교회(UPCUSA:United Presbyterian Church, USA) 목사로 안수 받고, 자기가 살던 도시에서 한인교회 목회를 하다 지금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 분에게는 아들이 둘 있는데, 둘 다 미국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대위로 제대한 후에 유수한 기업에 취직이 되어 일을 잘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큰 아들은 한국 여자와 둘째 아들은 일본 여자와 교제를 시작했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김 목사는 작은 아들을 불러 놓고, “네가 이성 교제를 하는 것은 자유지만, 일본 여자하고는 안 된다. 민족적 감정도 있고 하니, 한국 여자가 아니라면, 미국 여자도 관계없으니, 일본 여자하고는 교제를 그만두기 바란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작은 아들이 계속 일본 여자와 교제를 하는 것을 보고 다시 아들을 불러다 놓고, 일본 여자하고는 안 된다고 다짐하듯이 이야기를 했더니, 조용히 듣고 있다가 아무 말 없이 그대로 나갔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 작은 아들에게서 편지가 왔습니다. 편지에 “만일 아버지가 일본 여자와 결혼하는 것을 끝까지 반대한다면, 저는 아버지가 믿는 기독교가 인종을 차별하는 종교라 여기고, 저는 더 이상 그런 기독교를 믿지 않겠습니다.”라는 내용이 쓰여 있었습니다.
이 편지를 읽고 난 후, 김 목사는 충격을 받고, 자기가 목사로서 인종을 차별하고 있음을 작은 아들의 편지를 받고 깨닫고, 작은 아들에게 허락을 했습니다. 큰 아들은 한국 여자와 작은 아들은 일본 여자와 각각 결혼해서 둘 다 잘 사는데, 두고 보았더니, 한국 며느리보다 일본 며느리가 훨씬 시부모에게 잘 하드라고 말해서 같이 웃었습니다.
우리는 이 이야기 속에서 작은 아들이 얼마나 현명하게 문제의 핵심을 찔렀는지 알 수 있습니다. 자기가 알기로, 기독교는 어떤 인종도 차별하지 않고, 모든 인종을 하나님의 자녀로 인정하는 종교로 알고 있었는데, 유독 아버지는 목사라는 분이 모든 나라 사람은 좋지만, 일본 사람만은 안 된다는 것은 결국 사람을 차별하는 것이고, 이는 기독교가 인종을 차별하는 종교라는 것을 표출한 것이 되고 말았던 것입니다.
사실 우리는 예수님을 믿으면서도 우리 마음속에 얼마나 많은 인종적 차별을 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특히 미국에 살고 있는 한국 사람들도 흑인들에 대해서 노골적으로 ‘깜둥이’니 ‘깜씨’니 하는 말을 스스럼없이 하고, 히스페닉 사람들을 ‘멕짝’, ‘멕짱구’라며 인종 차별을 합니다.
2,000년 전 철저하게 인간을 차별했던 로마제국 시대 때, 예수님께서는 단 한 번도 죄인, 세리, 창녀, 가난한 사람들, 어린아이 등 그 누구도 차별하지 않으시고, 다 받으셨습니다.
바울 선생도 분명히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니라.”(갈 3:28)며 만인 평등사상을 피력했습니다. 그로부터 세월이 2천년이나 지난 오늘도, 교회나 교인들이 계속해서 사람을 피부 색깔로, 성별로, 인종으로 차별하고 있는 것은 기독교의 진수(眞髓)가 아직도 그리스도인들 사이에 정착되지 못했다는 증거입니다.
우리가 인종 차별을 하는 동안, 우리 자녀들은 우리의 모습을 보고, 교회를 조용히 떠나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됩니다. 비록 인종 차별 문제가 아니라 해도, 아버지나 어머니가 사는 모습을 보고, 부모님이 믿는 그런 기독교는 믿을 가치가 없다고 교회와 거리를 두는 자녀는 없을까요?
만일 그렇다면 자기 자녀들의 영혼에 대해 부모들이 어떻게 책임을 져야 할까요? 내 자녀들 중에 교회에 출석하지 않은 자녀들이 자기 때문은 아닌 지 살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버지(어머니)가 믿는 기독교가.......그런 종교라면 나는 더 이상 기독교를 믿지 않겠습니다.” 무서운 말입니다. 자녀를 둔 부모들은 자신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 봅시다. 샬롬.
L.A.에서 김 인 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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