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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 844회 - 평강(平岡)공주와 바보 온달(溫達)

by 【고동엽】 2023. 1. 14.
[오늘의 묵상 - 844회 - 평강(平岡)공주와 바보 온달(溫達)
“우리가 다 실수가 많으니 만일 말에 실수가 없는 자라면 곧 온전한 사람이라 능히 온 몸도 굴레 씌우리라.” (야고보서 3:2)
필자가 3년 동안 신학과정을 이수(履修:차례를 밟아 학과를 공부하고 마침)하고, 30년 가까이 동안 봉직했던 서울 광나루에 위치한 장로회신학대학교 뒤편에 아차산(峨嵯山)이 있습니다. 아차산은 고구려의 장수 바보 온달 장군이 신라와 전투하다 전사한 곳으로 유명합니다.
오늘은 이 산과 깊은 연관이 있는 바보 온달과 평강 공주의 이야기를 간단히 소개합니다. 온달은 고구려 25대 평원(平原)왕 때 서울에 살던 가난한 집안의 외동아들이었습니다. 부친은 온달이 어려서 세상을 떠났고, 거의 앞을 보지 못하는 어머니를 봉양하며 살았던 온달은 얼굴이 못 생겼고, 행동거지도 굼떠, 사람들은 온달을 바보라고 불렀습니다.
당시 평원왕에게는 평강이라는 공주가 있었는데, 어려서 너무 많이 울어 모친이나 보모들을 힘들게 했습니다. 평원왕은 귀여운 공주가 너무 우니까, 농담으로 “너 그렇게 계속 울면 바보 온달에게 시집보내 버릴거야...”라는 말을 자주했습니다.
평강 공주가 성년이 되어 시집 갈 때가 되자. 여기 저기 명문(名門) 대가(大家) 집에서 중신이 들어왔습니다. 그러나 어려서부터 바보 온달에게 시집보내겠다는 말을 듣고 자란 평강 공주는, 자기는 바보 온달에게 시집을 가야 한다며 막무가내로 고집을 부렸습니다.
평원왕은 처음에 평강이 오기로 그러려니 했는데, 그 고집을 꺾을 수 없게 되자, 궁에서 쫓아 내 버렸습니다. 공주는 가지고 있던 금은 패물을 모두 가지고 궁을 나와 바로 온달이 살고 있는 헛간 같은 집에 와서, 갖고 나온 금은 패물을 팔아 집과 땅을 산 후 온달과 혼인을 했습니다. 평강은 머리가 제법 명석한 온달에게 글을 가르치고, 말 타는 법, 활 쏘는 법을 가르치면서 철저한 훈련을 시켜, 용맹한 사내로 만들었습니다.
고구려는 매년 3월이 되면, 사냥 대회를 열고, 여기서 얻은 사냥감으로 하늘과 땅에 제사를 드리는 풍속이 있었습니다. 평강은 온달에게 이 대회에 나가라고 권하여, 온달이 대회에 나가 발군(拔群)의 실력으로 사냥감을 가장 많이 잡는 성과를 올렸습니다. 평원왕은 온달을 불러 이름을 물었는데, 온달이라는 말을 듣고 저의기 놀랐습니다.
그 즈음 중국 후주(後周)의 무제(武帝)가 고구려를 침략해 왔을 때 평원왕이 친히 군사들을 거느리고 전투에 나갔는데, 온달도 이 전투에 참가하여 혁혁한 전과를 올리면서 무제의 군사를 무찌르고 고구려가 승리하였습니다. 평원왕은 비로소 온달을 자기 사위라 선언하고 온달을 맞아 들였습니다.
평원왕이 세상을 떠난 후, 590년 영양왕이 뒤를 이어 즉위 하였는데, 온달은 전에 신라에게 빼앗겼던 한강 유역을 되찾기 위한 출정을 허락 받고, 아차산에서 싸우다 적군의 화살을 맞고 전사하였습니다.
필자가 오늘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 이야기를 한 것은, 평강 공주의 마음을 살펴보기 위한 것입니다. 어른들이 어린 아이들에게 농담으로 한 이야기라도, 아이들이 커서 그 말대로 실천해 버리는 수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실례입니다.
평원왕이 평강에게 한 말도 울음보 딸을 놀려 주려 한 말이지 정말 온달에게 시집보내려는 뜻은 없었던 거 아닙니까? 그러나 평강은 어려서부터 뇌리 속에 “나는 온달에게 시집을 가야한다.”는 생각이 깊이 박혀, 실천에 옮긴 것입니다.
오늘에 와서 평가 한다면, 평강 공주는, 공주라도 가난하며, 못 배웠고, 미천한 평민과도 결혼할 수 있다는 계급 파괴의 선봉자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왕도, 왕족도 없는 오늘날, 신분의 귀천을 따지면서 족보 있는 집안이니, 과거 정승 집안이니 하는 말을 하는 것은 지나간 시대의 패악(悖惡)일 뿐, 오늘에는 통하지 않은 소리에 불과합니다. 지금부터 1,500여 년 전에 평강이 이런 일을 실천했다는 것은 시대를 거스르는 선각자라 여겨집니다.
평원왕이 농담 삼아 한 말도 듣는 공주에게는 가슴에 깊이 새겨져 그 말대로 실천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성경 여기저기에 ‘말을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우리 속담에도 ‘남자(男子) 일언(一言) 중천금(重千金)’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시대를 거스른 평강 공주의 정신이 돈 좀 있다고 사람을 괄시하고 차별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교훈을 남겨주고 있습니다. 그리스도 안에는 빈부귀천이 없습니다. 우리는 이 사실을 신앙합니다. 주말 잘 보내시고, 월요일에 만납시다. 샬롬.
L.A.에서 김 인 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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