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 785회] - 불타는 예배당
“바벨론 왕의 신복 시위대장 느부사라단이 예루살렘에 이르러 여호와의 성전과 왕궁을 불사르고 예루살렘의 모든 집을 귀인의 집까지 불살랐으며....”(열왕기 하 25:8-9)
필자가 군목으로 임관된 후, 처음 부대 배치를 받아 간 곳이 육군 1사단 12연대로 서부 전선 판문점 근처였습니다. 그 지역은 본디 미 8군, 2사단이 주둔했던 곳인데 한미 협정에 의해, 1972년 이 지역에서 철수하고, 한국군 1사단이 이곳에 주둔하였습니다.
새로 배정된 연대 본부에 가서 보니까, 언덕 위에 아름다운 예배당이 멋있게 서 있었습니다. 미군들이 지은 예배이어서 아담하고 깨끗하며 정갈한 성전이었습니다. 예배당 뒤쪽에 군목실이 붙어 있었습니다. 군목실에 들어가니까, 문 바로 옆에 예배당 배전판이 있고, 그 옆에 조그마한 종이판이 하나 붙어 있었는데, 이것은 예배당 전기 점검표였습니다.
연도가 써 있었는데, 미군 부대가 철수하던 1972년 9월까지 매달 점검자의 사인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국군이 인수한 뒤로는 단 한 번도 점검하지 않아 사인이 없고, 공란으로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한국 부대는 전기 점검 자체가 없었던 것입니다. 만일 예배당 어느 부분에 누전이라도 되었다면 예배당은 그대로 전소 할 수도 있었습니다. 선진국 군대와 후진군 군대의 차이가 거기에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022년 9월 12일자 신문에 ‘사우스 LA 유명 교회 화재로 전소’라는 기사가 났습니다. L.A. 소방국은 South LA, South McKennie Avenue에 있는 Victory Baptist Church 예배당에서 불길이 치솟는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서 진화 작업을 펼쳤습니다.
이 교회는 1943년 창립된 이듬해에 현재의 예배당에 입주했는데, 1964년에는 유명한 민권 운동가 Martin Luther King, Jr. 목사가 방문해서 설교를 했던 유서 깊은 예배당입니다. 1950년대에는 주일 밤 예배가 전국에 TV로 중계 될 정도로 유명한 교회였는데, 예배당이 화재로 전소한 것입니다.
필자가 들어갔던 12연대 예배당은 매달 전기 점검을 해서, 누전되는 곳은 없는지, 배선에 문제는 없는지를 철저하게 점검해서 약 30년 동안 미군들이 그곳에서 예배를 드리는 동안, 단 한 번도 전기로 인한 화재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Victory 침례교회의 화재 원인이 전기 누전인지, 어린이들의 불장난인지, 아니면 노숙자들이 지른 불인지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오래된 예배당 건물에 화재가 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기에, 관리인이나, 담임 목사가 화재 예방에 철저했으면, 이렇게 불이 나지 않았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예배당에 불이 나서 전소되면, 교회를 비방하는 세상 사람들의 비웃음거리가 될 수 있습니다. 이들은 “하나님은 왜 하필 예배당에 불이 나게 하셨을까? 예배당에 불이 났으면 하나님이 꺼 주셔야지 왜 불타게 놔두었을까? 예배당 옆의 술집은 멀쩡한데, 왜 자기에게 예배드리는 예배당이 불타게 놔두셨을까?” 등등 조롱하는 말을 수없이 지꺼릴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배당을 관리하는 관리인들이나 담임 목사, 장로들 특히 예배당 건물 관리부서의 책임자는 자기 집을 돌보는 것 이상으로 예배당 관리, 특히 화재 예방에 심혈을 기우려야 합니다.
12연대 예배당 전기 점검처럼 매 달 한 번씩 하지는 못해도, 3개월에 한 번, 6개월에 한 번, 아니 1년에 한 번만이라도 철저히 점검해서 화재의 원인을 제거해야 합니다.
여러 곳에 소화전을 비치하고, Smoke Alarm, Fire Alarm, Sprinkler 등의 시설을 갖추어서, 최우선적으로 교인들이 다치지 않게 해야 하고, 예배당이 소실되는 일이 없게 해야 합니다. 홍수나 태풍, 토네이도, 지진 같은 천재지변이야 어쩔 수 없지만,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철저히 하여 우리의 소중한 예배당이 소실되지 않게 해야 하고, 사탄 마귀의 조롱거리가 되지 않도록 심혈을 기우려야 하겠습니다.
예루살렘 성전은 바빌론의 군대가 와서 불을 질러 소실되었지만, 우리 예배당은 인간들의 관리 소홀로 인해 화재가 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예배당을 내 집처럼 돌봅시다. 샬롬.
L.A.에서 김 인 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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