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안에 거하라 (창세기 36장 6-8절) < 숫자에 연연하지 말라 >
에서의 자손들도 한때 대단히 번성했다. 그들은 경제적인 번성의 축복을 받았다. 야곱도 거부였지만 에서도 거부였다(7절). 그래서 두 사람이 함께 거할 수 없어서 에서가 세일 산으로 떠나 그곳에 거주했다. 또한 그들이 세일 산으로 떠나 그곳 원주민인 호리 족속을 복속시킨 것을 보면 그들에게는 상당한 군사력도 있었다. 에서가 누린 번성의 축복을 생각할 때 말라기 1장 2-3절에 나오는 “하나님께서 야곱은 사랑하고 에서는 미워했다”는 말씀이 맞지 않는 것 같다. 그러나 번성이 꼭 축복만은 아니다.
하나님은 믿음이 좋은 사람도 부족함에 처하게 하실 때가 있다. 열왕기상 17장을 보면 하나님이 가뭄 때 엘리야를 그릿 시냇가로 이끄시고 까마귀를 통해 엘리야를 매일 먹이시는 장면이 나온다. 당시 그릿 시냇가는 너무 조그만 냇가여서 지금은 어딘지도 모른다. 차라리 큰 강물이나 폭포로 인도하면 얼마나 좋은가? 그러나 강물과 폭포수의 축복은 잠깐의 찬양은 줄지라도 자칫 입술에서 나오는 꾸준한 찬양을 앗아갈 수 있다. 진짜 축복은 큰 것에 있지 않고 꾸준한 것에 있다.
왜 하나님이 엘리야에게 까마귀를 보내어 매일 아침저녁을 먹이셨는가? 10년 먹을 풍족한 양식을 한꺼번에 공급해 주면 얼마나 좋은가? 그러나 10년 먹을 풍족한 양식은 자칫 우리의 시선을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게 할 수 있다. 반면에 엘리야는 그릿 시냇가에서 아침저녁으로 까마귀를 바라보면서 하나님을 바라보았을 것이다. 그것이 하나님이 축복을 주실 때 축복을 홍수처럼 주지 않고 이슬비처럼 주시는 이유다.
혹시 생수가 조금씩 말라가는 것 같고 매일 일용할 양식을 간신히 얻듯이 살고 있는가? 그것은 하나님만 바라보고 살라는 뜻이고 결국 그것도 축복이다. 풍성함이 꼭 축복은 아니다. 풍성해서 하나님을 간절히 찾지 못하면 그것은 저주다. 반면에 부족함이 꼭 저주는 아니다. 부족해서 하나님을 간절히 찾으면 그것은 축복이다.
< 하나님 안에 거하라 >
한 목회자는 하나님을 깊이 만나고 계산과 저축보다는 헌신과 나눔을 앞세우는 삶이 틀이 되었다. 어느 날 그가 과거의 삶을 살펴보자 지난 세월의 모든 삶이 하나님의 은혜로 지나온 삶이었다. 매주, 매달, 매년이 까마귀가 가져다주는 양식으로 하늘을 바라보며 지나온 세월이었다. 돌이켜 볼 때 폭포수와 같은 축복은 없었지만 부족함은 없었다. 필요한 것이 끊어질듯하다가 까마귀와 같은 존재를 통해 주어지는 영혼과 육신의 양식으로 하나님만 바라보는 훈련을 하며 지나온 세월들이었다.
그에게 특별히 매일 새벽은 은혜의 통로였다. 가끔 문제가 생길 때마다 새벽에 무릎 꿇으면 신기하게도 하나님이 보내주신 까마귀가 필요한 것을 가지고 날라 왔다. 그것을 통해 믿음이 자라니 시냇물의 축복과 까마귀의 축복은 결코 부족한 축복이 아니었다. 많은 하나님의 일꾼들이 부족한 것 같으면서도 부족하지 않은 축복 가운데 살고 있다. 왜 하나님은 곧 마르고 끊어질 것 같은 축복을 통해 믿음을 훈련하시는가? 하나님 앞에 더욱 헌신된 믿음의 용사를 만들기 위해서다.
어떤 일이 있어도 믿음 안에 있으라. 아무리 힘들어도 하나님의 품을 떠나지 말고 하나님의 뜻을 버리지 말고 하나님의 길에서 이탈하지 말라. 에서가 세상적인 관점에서는 축복을 받은 것 같지만 성경에서 저주받은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은 믿음의 원리대로 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질의 축복을 받았으면 더욱 하나님 앞에서 겸손해야 하는데 에서는 물질의 축복을 받고 오히려 하나님과 멀어지는 길을 택했다.
야곱과 에서의 소유물들이 너무 많아서 함께 거할 수 없는 형편이 되었을 때 에서는 평소에 활동 무대로 삼던 터가 넓고 기름진 목초지가 펼쳐진 세일 땅이 좋아 보이니까 그 땅으로 이주해버렸다. 에서의 길이나 롯의 길을 따르지 말라. 무엇인가를 선택할 때는 외적인 것을 보고 선택하지 말고 늘 하나님의 뜻을 따라 선택하라. 일이 잘 풀린다고 교만해져서 하나님 앞에 엎드리는 일을 포기하지 말라. 반대로 일이 잘 안 된다고 불평하고 원망하면서 하나님의 품을 떠나는 일도 없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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