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앞에서 작아지라 (사도행전 27장 9-11절)
< 경험을 너무 믿지 말라 >
1980년대 중반에 경기도 인근의 부대 사이에 전설 같은 얘기가 있었다. 당시 한국 최고 정예 부대로 알려진 현역 연대와 전투 방위 연대 사이에 연대 전술 훈련(RCT) 평가에서 전투 방위 연대가 더 높은 점수를 받아 이겼다는 얘기였다. 한국의 최정예 부대가 방위 부대에게 졌다는 코미디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었던 이유는 훈련 때문이었다.
당시 방위에는 3종류가 있었다. 동사무소에서 예비군 관리 일을 하는 동사무소 방위, 예비군 훈련소나 신병 훈련소에서 조교 역할을 하는 훈련소 방위, 그리고 복무 기간은 짧지만 현역처럼 똑같이 훈련해서 단기 사병이라 부르는 전투 방위였다. 흔히 몸이 약해서만 방위로 가는 줄 알지만 중졸 이하의 학력이나 몸에 문신이 있는 조폭 등도 방위로 갔다.
1980년대 초 전투 방위 부대는 신설 부대로서 군기와 훈련이 셌다. 그때 오합지졸처럼 보이는 방위들을 모아 전투 방위 부대를 만든 훈련을 세게 시켰기에 한국 최정예 부대를 RCT에서 이기는 일까지 벌어진 것이다. 사람에게 훈련이 그만큼 중요하다. 사람은 자기 지식과 경험으로 선입견을 가질 때가 많지만 그 지식과 경험을 너무 신뢰하지 말라. 자기 극복 훈련을 통해 얼마든지 선입견을 깨고 새로운 상황과 세상을 만들 수 있다.
바울을 로마로 호송하는 배가 그레데 남쪽의 미항에 도착했을 때 바울은 금식하는 절기가 지나 점차 겨울이 되어 항해가 어려워서 하물과 배는 물론 생명도 위태하게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바울은 선교여행을 많이 다니면서 세 번이나 파선을 다하는 극한 체험을 했기에 그렇게 충고했을 것이다. 그러나 백부장은 경험 많은 선장과 선주의 말을 바울의 말보다 더 믿었다. 결국 선장과 선주의 말대로 항해를 강행했다가 큰 광풍을 만나 죽기 일보 직전까지 갔다. 사람의 경험을 너무 믿지 말라.
< 하나님 앞에서 작아지라 >
경험은 때로 사람을 바보로 만들기도 하고 아집과 고집에 사로잡혀 망하는 길로 가게도 만든다. 배를 움직여야 할지 결정하는 데는 선장과 선주의 오랜 경험이 보탬은 되지만 사람의 경험은 늘 한계가 있다. 변화무쌍한 세상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현상을 인간의 경험으로 다 분석하고 대처할 수는 없기에 경험을 존중은 하되 너무 신뢰하지는 말라. 자기 영성을 자랑하지도 말라. 교만의 영이 틈타는 순간 가장 영성이 없는 존재로 추락한다.
왜 사도 바울이 위대한 전도자가 될 수 있었는가? 그의 이름에서도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성경에 언급된 그의 처음 이름은 사울이었다. 사울은 이스라엘의 초대 왕으로서 말년에 다윗을 질투하면서 비참하게 죽었지만 그 역사적 의미가 꽤 크다. 그래서 사울이란 히브리 이름은 ‘큰 자’란 이미지가 내포되어 있다. 바울의 부모는 이방 지역인 길리기아 다소에 거했지만 자기 아들이 사울처럼 크게 되라는 의미에서 사울이라고 이름을 지었을 것이다.
그 이름이 사도행전 13장부터 사울이 이방인 선교에 나서면서 로마식 이름인 바울로 바뀌어 표현된다. 바울이란 이름이 그가 원래 가진 또 다른 로마식 이름이었을 수도 있지만 구브로 총독 서기오 바울에게 복음을 전하면서 당시 로마 제국 내의 효과적인 복음 전파를 위해 ‘작은 자’란 뜻의 바울이란 로마식 이름을 새로 지어서 쓰기 시작했을 가능성도 있다. 어느 견해든지 그가 이방인 선교사로 부름 받으면서 바울이란 이름을 내세운 것은 ‘복음을 전하는 작은 자’로 살기를 원했던 그의 겸손한 영성을 잘 보여준다.
참된 영감은 주님 앞에서 작아질 때 나타난다. 하나님을 믿으면 자기가 작아져야 한다. 바울의 위대한 전도자였지만 굳이 자랑한다면 자신의 약한 것을 자랑하겠다고 했다(고후11:30). 믿음의 원수는 교만이다. 내가 하나님보다 앞서거나 커지면 기적은 멀어지고 성경보다 더 아는 척하면 참된 지식이 멀어지고 능력 있는 척 하면 참된 능력이 멀어진다. 바울이 작은 자를 자처하면서부터 그를 통해 큰 역사가 나타났다. 겸손해야 은혜와 능력이 계속 머물고 참된 영감도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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