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 장 칼빈주의 서론
‘개혁신학’이라는 체계는 성경말씀을 바르게 풀이하고 신앙의 도리를 가장 성경적으로 체계회한 신앙인들이 형성하였다. 특히 16세기 유럽에서 ‘칼빈주의자’라는 교회들이 형성된 이후로 지금까지 세계 전역에 칼빈주의 신앙에 공감하는 자들 늘어나게 되었고, 그들의 가르침이 역사에 이어지면서 ‘정통신학’ 또는 ‘정통교회’라고 부르고 있다.
칼빈주의란 무엇인가?
성경을 바르게 믿고 그 가르침에 충실한 교회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인 16세기 유럽의 신학과 신앙을 총칭하여서 ‘개혁신학’ 또는 ‘칼빈주의’라고 부른다. 칼빈주의자들은 성경에 따라 하나님을 의지하고 믿으며 신앙인으로서 살아가고자 애쓰고 있고, 구원에 이르는 복된 소식을 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하나님 앞에서 무릎을 꿇고 바른 자세로 기도하는 태도와 정신을 가진 신앙이 ‘칼빈주의’이다. 칼빈주의자는 자신의 생각과 느낌과 삶을 제멋대로 판단하지 않고 하나님의 은혜와 은총만을 믿고 의지하며 살아가는 사람이다.
만약 우리가 칼빈주의자라면 ‘나는 하나님을 바르게 공경하는 신앙을 가르쳐준 개혁신학을 신뢰하며, 그런 신앙 고백에 근거하여 정립된 정통 칼빈주의 교회에 다닌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칼빈주의라는 말의 의미
부정적 반론
1. ‘칼빈주의’나 ‘개혁신학’이라는 말은 모두 성경에 나오지 않는 단어이다. 그러나 성경에 없는 신학 용어를 통해서 얼마든지 성경에 나오는 가르침을 요약할 수 있다. ex) 삼위일체, 휴거, 천년 왕국 등
2. 일부에는 ‘칼빈주의’라는 용어 속에 프랑스 출신의 신학자이자 목사인 칼빈이라는 특정인의 이름이 들어있어서, 그 사람만 너무 높이는 것처럼 생각되어 탐탁지 않게 보는 이도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우리가 칼빈주의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칼빈이라는 어떤 영웅을 따르고자 함이 아니다. 단지 그가 가장 훌륭하게 예수 그리스도를 따랐고, 그래서 그의 제자들과 성도들이 가장 충실하게 그리스도를 따르는 신앙의 체계를 발전시켰으므로, 편의상 이 용어를 사용하는 것뿐이다. 칼빈 또한 자기 이름을 따서 특정한 기독교 그룹이 만들어졌다는 것에 대해서 틀림없이 반대하였을 것이다.
칼빈주의라고 사용하는 것은 유럽인들의 습성에서 나온 것이다. (메노나이트, 후터라이트, 쯔빙글리 교회, 루터 교회 등등) 종교 개혁 시대에는 가르쳐 주는 지도자가 존경하는 사람의 이름을 따서 명명하는 일이 흔히 있었다.
어떤 이들은 성경만 믿으면 되는 것이지 무슨 신학자의 도움이 필요한가, 무슨 성경 주석서들이 필요하냐고 반문한다. 그렇다면 왜 요리를 배우고, 운전을 배우는가? 하나님께서는 성경을 가르치는 직분자들을 세우셨다는 점을 기억해야 하며, 이 직분자들은 교회가 성경적인 조직체로 세워지는 데 필수적인 것이다. 우리가 개혁신학을 공부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더 나은 성경 이해를 얻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칼빈주의의 형성
루터파와 구별되는 ‘개혁신학’ 또는 ‘개혁파’라는 용어가 서로 대칭을 이루는 신앙 고백의 흐름을 각각 대변하는 통칭으로 등장한 것은 초기 종교개혁 시대부터였다. 16세기 중반에 이르자 아우구스부르그 신앙 고백과 요리문답을 받아들인 사람과 칼빈을 최종 권위로 인정하는 무리들이 생겨나게 되었다. 칼빈주의자들이 루터파와 첨예하게 대립하게 된 것은 성찬론의 차이 때문이었다.
‘칼빈주의’라는 새로운 용어를 학문적으로 사용한 최초의 문서는 루터파 신학자 요아힘 베스트팔이 종교개혁자, 특히 칼빈의 성찬론을 비판하면서 발해한 논쟁적인 책자에서였다. 루터파 종교 개혁사 연구가 루이스 스피츠 교수는 조금 다른 주장을 한다. ‘칼빈주의’라는 말은 스말칼트 동맹에서 처음 사용되었다고 한다.
칼빈주의라는 용어에 대한 또 다른 문헌적인 자료를 살펴보면, ‘칼빈파’라는 말이 사용된 것은 1566년이고, 칼빈주의라는 용어가 사용된 것은 1570년경이며, 칼빈주의자라는 말이 처음등장하게 된 것은 1579년에 발행된 문서에서였다는 주장도 있다. 칼빈주의자라고 불린 자들은 존 칼빈을 생각하고 그의 신학을 기준으로 하여 루터파와는 다른 교리체계를 발전시킨 스위스 개혁주의 신학과 교회를 말한다.
신앙 고백적 칼빈주의
개혁주의는 기독교의 참된 본질을 그들의 고백하는 신조나 신앙고백 또는 요리 문답이라는 형식을 빌어서 정리하였다. 그러므로 칼빈주의가 무엇을 믿는가에 대해서 진지하게 살펴보려면 반드시 다음 신앙 고백서들의 내용을 찾아서 읽어 보아야 할 것이다.
-고전적인 신앙 고백서들
사도신경 : 주후 200년경 초대 교회 시대에 세례 받은 사람들이 고백하던 신앙의 내용이라고 추측된다.
니케야 신경 : 니케야 종교 회의에서 채택한 신앙조항으로 삼위일체 하나님에 관하여 규정한 것이다.
칼세돈 신경 : 그리스도에 인격에 관해서 아폴리나리우스, 네스토리우스, 유티케스 등이 주장한 잘못된 설명을 배격하고, 신성이 인성 안에 혼합되거나 혼란을 일으키거나 분리되지 않은 채 온전한 조화를 이룬다는 것을 규정한 신조이다.
아다나시우스 신경 : 어거스틴의 삼위일체론을 계승하여 아다나시우스가 만들었다고 전해오는 문서인데, 실제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저자가 5세기경에 삼위일체와 그리스도의 성육에 대해 설명한 것이다.
-개혁주의 신앙고백서들
제네바 요리 문답 : 칼빈이 제네바로부터 부름을 받아 성도들을 교육하기 위해 1537년 작성한 신앙 교육용 요리문답을 수정․증보한 것으로 그의 책 ‘기독교 강요’를 요약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제 2 헬베틱(스위스) 신앙 고백 : 1562년 하인리히 불링거는 개인 적인 신앙고백을 작성하였다가 1564년 다시 개정하여 자신의 유언을 덧붙였다. 이 고백서의 특징은 초대교회의 정통성을 계승하고 있음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이델베르크 요리 문답 : 우르시누스와 카스파르 올레비아누스에 의해 작성된 이 문서는 성찬에 관한 교리는 분명히 개혁주의를 따르고 있지만, 몇 가지 교리는 루터파와 개혁파 중간노선을 취하는 것도 있다.
프랑스 갈리칸 신앙고백 : 박해받는 프랑스 위그노들이 칼빈의 제네바 신앙 고백을 기초로 약간 수정한 문서이다.
벨직 신앙 고백서 : 홀란드에서 가이 드 브레가 작성한 것으로 유럽 북서부의 저지대 국가들에서 박해받던 성도들을 위해서 쓴 변증서이다.
스코틀랜드 신앙 고백 : 스코틀랜드 최초의 신앙 고백으로 요한 낙스와 다섯 명의 목사가 작성하였다. 낙스가 유럽에 경험한 것들이 반영되었고, 하나님과 창조, 성육신과 예정과 십자가, 불가시적인 교회관, 참된 교회의 세 가지 표지로서 말씀의 선포, 성례의 시행, 권징의 실시를 규정하고 있다.
돌트 신경 : 홀란드 지역에서 발전된 정통 개혁신앙의 절정기에 작성된 교리의 압권으로, 알미니우스의 오류를 지적하기 위해 만들어진 신조이다. 예정론을 근간으로 한 칼빈주의 5대 교리라고 알려진 구원론에 관련된 다섯 가지 핵심 사항을 채택한 것이다.
웨스트민스터 신앙 고백 : 청교도 신학자의 목회자들이 모여 작성한 이 문서의 특징은, 스코틀랜드 언약 신학이 반영되고 성화와 주일 성수에 대한 엄격성이 강조되었다는 것이다.
웨스트민스터 대요리 문답 : 개혁주의 요리 문답 가운데 장 긴 문서로, 어린이들을 위해서는 소요리 문답이 있다.
신앙 고백서 이후의 발전과정
1. 높은 칼빈주의라는 그룹 : 칼빈의 신학 중에서도 특정한 주제들을 집착하여 강조하는 바, 특히 ‘타락 전 선택설’ 과 ‘반율법주의’를 신봉하는 자들이요, 주로 하나님의 절대 주권을 강조하여 인간의 책임에 대해서 약화 시키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일반 은총을 완전히 부인하고 철저히 선택자들만의 세계를 고집하여 극단으로 치우치는 경향을 띠고 있다.
2. 칼빈주의 주류를 형성하는 그룹 : 칼빈의 신학을 가능한 한 따르고자 노력하면서 다른 개혁 신학자들도 우호적으로 수용하는 경향이 있다. 언약 신학을 주장하고 , 온건한 칼빈주의 노선을 견지하려 한다.
3. 낮은 칼빈주의라고 불리우는 그룹 : 개혁신학을 지지하되 어떤 특정한 교리에 있어서는 누락 시키거나 약화시키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주로 속죄의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교리와 선택의 조건에 관한 교훈들을 열렬히 지지하지 않는다.
4. 교회 정치 제도상 차이가 나타난다.
5. 칼빈주의 가운데서 자라난 여러 이단과 불건전한 신학이 있다. (알미니우스 신학, 자유주의 신학, 신정통주의 신학 등등)
세계에 흩어져서 발전된 개혁신학은 너무나 다양한 양상을 띠고 있지만, 앞에서 언급한 여러 문서들에 담겨 있는 공통분모를 무시할 수 없고, 그 기초에는 역사적 신앙고백들이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저자는 개혁주의 교회가 자신의 정체성을 규명할 때 ‘신앙 고백적 칼빈주의’라고 부르면 틀림이 없음을 거듭 강조하는 것이다. ‘개혁신학’이라는 용어도 역시 이 신앙 고백의 관점에서 평가되고 발전하여 내려온 칼빈주의를 의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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