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죽어야 산다 우리는 어려서 부터 교회를 사랑하라고 배웠고 우리 인생 중에 은혜를 받았을 때에 교회가 얼마나 좋은지 베드로처럼 초막을 짓더라도 교회에서 살고 싶은 심정을 경험한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이런 교회는 주님이 피값은 주고 사신 몸이다. 교회는 주님 오실 때까지 영원하다가 주님이 오시면 천상으로 올라가서 주님과 함께 영원하게 될 것이다. 이 얼마나 가슴 벅찬 사실인가? 그러나 바로 이 문제를 오늘 생각해보고자 한다.
지상의 개교회가 영원하다는 생각은 엄청난 함정에 빠지는 실수가 될 수 있다. 이것이 2000년 동안 우리의 교회관을 혼동스럽게 했고 개교회 지상주의를 생산하게 되었다. 교회란 보이는 교회(visible church)와 보이지 않는 교회(invisible)로 나눈다. 즉 천상교회는 영원하지만 지상교회는 수명이 있는 것이다. 현재 예루살렘 교회를 비롯하여 신약에 있는 고린도, 빌립보, 에베소서 교회들은 어디 있는가? 현재 이 지역은 모슬렘들이 차지하고 있으며 종교의 제약이 심한 곳이다.
예수님 때에 유럽이나 아메리카나 한국도 지상 교회 건물은 없었다. 지상교회의 항존성은 지역 개교회가 영원하다는 것이 아니고 지상에 교회가 계속 이어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장로직을 항존직이라고 부르는 것은 한 사람이 영원히 장로가 되는 것이 아니고 장로직이라는 직분이 교회 안에서 항존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개교회 역시 지상에 항상 있지만 필연적으로 개교회는 수명이 있다.
그러나 교회 일부에서 교회는 영원한 것처럼 말하는 경향들이 있다. 이것은 정말 위험한 생각이다. 여기서 파생한 잘못은 한 두 개가 아니다. 천주교의 잘못도 한 지상 교회의 영원성을 강조한 나머지 성경의 권위 위에 교회의 권위와 교권의 권위를 더 올렸서 기독교의 암흑기를 갖고 왔다. 또한 개신교도 교단적 대립과 담임목사 지상 우월주의를 만들어냈다. 지상 교회란 주님의 부르심을 통해 한 세대 또는 두 세대 동안 열심히 사역하다가 마감한다. 우리는 이 사실에 겸허한 자세로 주님의 교회을 섬겨야 한다. 자신이 세운 지상 교회가 영원하기 때문에 교회당을 짓는데 급급해 하고 교회당을 신성화하는 것은 오류를 범하게 된다. 교회당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주님의 몸 된 교회 즉 성도들이 중요한 것이다.
교회당을 짓는데 쏟는 정성으로 교인들을 양육하고 교제했다면 이미 상당한 교회들이 놀라운 부흥을 맛보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교회의 수명은 얼마나 될까? 모든 교회가 일정한 수명을 갖고 있는가? 현재 다니고 있는 교회의 수명은 얼마나 될까? 이 질문의 답변은 신중해야 한다. 교회가 수명이 있다는 것은 나이가 있고 나이가 있다는 것은 단순히 시작과 끝이 있다는 것 이상이다. 나이란 태어나서 자라는 기간과 성숙해서 노화하는 과정이 있다.
현재 다니고 있는 교회는 성장하는 교회인가 아니면 노화하는 교회인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성장하는 교회는 불신자들이 교회 안으로 들어오면 기존 신자들은 양육을 받고 설교와 교제와 전도와 봉사의 기쁨이 넘치는 교회가 될 것이다. 노화하는 교회는 분쟁과 시기와 질투와 직분에 따른 서열을 강조하고 전도와 예배가 약해져 있다. 대략 교회의 수명은 평균적으로 45년에서 65년이다. 물론 그 이상인 교회도 있고 그 이하인 교회도 있지만 개교회의 평균적 연령이다.
개교회는 개척 – 성장 – 성숙 – 쇠퇴 – 폐교라는 5단계의 과정이 있다. 그리고 처음 15년 동안 교회는 성장과 성숙을 하다가 15년이 지나면서 조금씩 쇠퇴하게 된다. 이것은 담임목사가 30대 후반이나 40대 초반에 교회를 개척하여 처음 15년간 교회의 정체성을 갖고 성장한다. 이 시기에 교회는 목회적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즉 전도와 선교 그리고 양육과 교제를 바탕으로 교인들이 동일한 목회적 목표의식을 갖고 함께 사역하게 된다.
그러다가 15년이 지나면서 교회는 관리적 위기의식이 목회적 위기의식을 누르게 된다. 즉 교회를 유지, 관리, 보수하게 되고 적극적인 목회보다는 현 상황을 유지하기에 급급하며 목회적 목적의식은 결여되고 행정 만능주의에 빠져서 관료주의에서 나타나는 현상들이 발생한다. 관리적 위기의식에서 교인들의 의식은 영적인 추구보다는 윤리적인 추구가 더 높이 나타나며 목회자들에게 윤리적인 리더쉽을 발휘되도록 주문한다. 즉 영적인 위기의식과 영적인 리더쉽의 목회자가 사라지게되며 리 더 쉽은 목회자에게서 장로들에게로 옮겨지게 된다.
개척 핵심 멤버들은 노년화 되었지만 리더쉽은 더욱 강해져서 젊은 세대들의 열정은 차단되었고 교회의 문화는 노년화 되어서 새신자와 젊은 성도들을 외면하게 된다. 이러한 교회는 쇠퇴로 향하는 교회들이다. 주님은 목회적 위기의식이 팽배한 교회를 원하신다. 땅끝까지 가서 복음을 전파하고 하나님의 자녀를 만드시기를 소원하시다. 목회를 하다가 실수를 하고 실패를 하더라도 주님의 복음을 전파하는 교회를 원하신다. 그러나 인간은 항상 도전적인 삶을 살기 어렵다.
살다 보면 안주하고 싶고 현 상황에 만족하고 싶어한다. 그러기에 하나님은 새로운 교회를 통하여 새롭게 사역하신다. 지구상에 영원한 개교회는 없다. 다만 개교회는 새롭게 태어나서 사명을 다하면 타서 없어지는 유성과 같은 존재이다. 그러므로 우리 자신이 한 시대를 살아가면서 각 교회와 성도들에게 주신 사명은 기쁨으로 감당하며 겸손하게 자신을 주님 앞에 바쳐야 한다.
하나님이 고린도 교회와 에베소 교회와 빌립보 교회를 없애시고 다른 수만의 교회들을 새롭게 만드신 것은 인간을 아시고 조직을 아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이고 뜻이다. 자신이 개척한 교회가 영원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목회자들은 알아야 한다. 자신이 개척한 교회는 수명이 있다는 사실 앞에 오직 은혜를 구하며 성도들에게 투자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주님의 천상 교회만이 영원하며 지상 개교회는 수명이 있다. 지상 교회의 영원함을 추구하던 로마 천주교의 타락상은 우리가 역사를 통하여 익히 아는 바이다. 이런 실수가 우리에게 다시 나타나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므로 주님 보시기에 훌륭한 교회는 현재의 성도들을 주님 앞으로 인도하기에 한 알의 밀알이 되어서 죽어가는 교회이다.(소재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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