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를 힘쓰라 (사도행전 4장 32-35절)< 나눔의 축복 >
초대 교회는 거룩한 교제를 통해 자기 재물을 자기 것이라고 주장하지 않고 모든 물건을 서로 나누었다(32절). 그래서 초대 교회의 모습이 공산주의가 추구하는 이상과 같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물론 지향하는 목표는 같을지라도 목표를 이루는 수단은 180도 다르다. 사랑이 없이 권력에 의한 강제적인 분배의 강요는 약탈이다. 초대 교인들은 강요나 규율이나 계명이나 서약이 없이 감동을 따라 자발적으로 힘써 나눈 것이었다.
초대 교인들의 나눔은 인간이 구상한 유토피아 사상이나 공산주의 사상에서 생긴 것이 아니고 나누면 더 축복받는다는 원리를 따라 더 많은 것을 얻으려는 목적으로 나눈 것도 아니다. 그들의 나눔은 성령충만을 통한 자발적인 헌신의 결과였다. 나눔은 성령충만의 핵심 증거다. 그런 의미에서 진정으로 성령충만을 추구할 때는 내 것을 다 버려도 좋다는 각오를 바탕으로 추구해야 한다.
많은 사람이 하나님의 은혜를 추구하지만 사실상 성도의 삶의 터전 자체가 은혜의 현장이다. 이름 없는 들풀 하나에도 하나님의 은혜의 손길이 깃들어있다. 은혜의 바다에 살면서도 받을 은혜만 생각하고 나눌 은혜를 생각하지 못하는 것은 불행이다. 나눔으로 비워진 마음의 창고에는 기쁨과 보람과 행복이 채워진다. 그때 외로움과 공허함도 사라지고 새로운 차원의 은혜의 세계가 열린다. 그것이 성령충만이다.
성령충만의 축복은 외적인 숫자로 계량화된 축복이 아니다. 성령충만의 축복은 십자가를 기꺼이 질 줄 아는 존재가 되는 축복이다. 스스로 진지하게 물어보라. “나의 관심이 받는 데만 있는 것은 아닌가?” 그리고 다짐하라. “이제 주는 데 더 관심을 기울이자.” 그런 관심을 가지고 “어떻게 더 줄까? 어떻게 깨끗하게 줄까? 어떻게 받는 사람의 마음을 상하지 않게 겸허하게 줄까?”를 진지하게 생각하면서 주려는 사람이 성령충만한 사람이다. 자기중심적인 지나친 소유의식을 버리는 삶이 성령을 받은 사람의 특징이다.
< 주기를 힘쓰라 >
미국 교인은 한국 교인에 비해 비교적 헌금을 적게 하는 편이다. 그래도 오래된 교회가 잘 유지되는 이유는 유산 처리에 탁월하기 때문이다. 미국 교인은 평소에 작은 돈은 교회에 잘 안 내도 큰 돈은 대개 교회나 자선기관에 바친다. 그에 비해 한국 사람의 유산 처리 방식은 거의 영점이다. 자식들에게 주겠다고 거머쥐고 있다가 결국 자식들 싸움만 붙여놓고 갈 때가 많다. 자녀에게는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으로 끝나야지 고기 자체를 물려주면 자녀의 보람 지수가 떨어지면서 점차 고기도 썩고 그 고기를 관리하는 영혼도 썩는다.
요새 한국도 <유산 남기지 않기 운동>에 참여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그런 진취적인 사고를 가지고 자녀들에게 어릴 때부터 이렇게 가르쳐보라. “얘들아! 유산은 없는 것으로 생각하고 살아라. 여기에 담긴 내 마음을 이해해주기를 바란다.” 그처럼 미리 부모가 이해를 구하고 유산은 없는 것으로 여기고 살라고 가르칠 때 성숙한 자녀는 그런 부모의 모습으로 인해 고마워하고 존경하면서 더욱 성도답게 살려고 노력할 것이다.
성령충만할 때 생기는 현상은 이상한 태도나 이상한 모습이 아니다. 성령충만하면 무엇보다 주는 자로 살고 싶다는 고백이 마음에 품어진다. 마음도 주고 사랑도 주고 희생도 주고 좋은 것은 뭐든지 주고 싶은 것이 성령충만의 실체다. 그런 마음을 가지면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보인다. “저 사람에게는 내가 필요하다. 내 재정과 사랑이 필요하다.” 그래서 주려는 사명감이 넘치게 되는 것이 성령충만의 실체다.
성령충만이란 나로부터 하나님으로 중심이동이 된 것이다. 즉 나 중심으로 살던 사람이 예수님 중심으로 살고 나만 알던 사람이 남을 위해 살려는 것이 성령충만이다. 나라는 존재, 나의 능력과 소유, 그리고 나의 모든 것을 다 하나님이 은혜로 주신 선물로 생각하고 남에게 베풀려는 마음으로 살고 실제로 베푸는 기쁨으로 살라. 그런 삶이 참된 자유를 얻는 길이고 하나님의 은혜를 받는 최선의 길이다.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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