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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 857회] - 즐거운 성탄절과 슬픈 성탄절

by 【고동엽】 2023. 1. 14.
[오늘의 묵상 - 857회] - 즐거운 성탄절과 슬픈 성탄절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누가복음 2:14)
어제, 금년(2022) 성탄절이 지났습니다. 연말이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교회의 명절은 단연 성탄절입니다. 어려서 주일학교에 다닐 때, 성탄절은 가장 고대하던 명절이었습니다. 성탄에는 푸짐한 선물과 교회 학교에서 연극과 노래, 춤이 어우러진 한바탕 기쁨의 보따리가 풀려지던 때였습니다.
6.25 사변 중에 맞이한 성탄절은 미국 교인들이 보내온 예쁜 성탄 카드(자기들이 남에게 받았던 것들)이 전해지고, 생전 처음 보는 장난감과 세상의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맛이 있는 초코렛, 노트북과 연필 등의 선물은 전쟁의 고통을 잊게 한 예수님의 선물이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찬양대의 일원으로 이른 새벽에 교인들의 집집을 다니면서 새벽송을 하면 교인들이 박수로 환영하면서 선물을 주고, 마지막집에서 뜨끈한 떡국을 끓여 내 주면 맛있게 먹고 얼었던 몸이 풀려 나른한 몸으로 성탄 예배를 드렸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그 때는 요즘처럼 거리마다 캐롤이 울려 퍼지지도 않았고, 백화점도 없었고, 푸짐한 선물을 사 가지고 가서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지도 못한 가난한 사람들의 성탄절이었지요.
이제는 시대가 변해 성탄절이 교회의 명절이라기 보다, 일반 세속 사람들의 명절이 되어 흥청거리는 물결이 도심 거리를 뒤덮고, 술과 마약과 음란과 방탕이 흐느적거리는 타락의 성탄절이 되고 말았습니다.
2,000년 전 유대 땅 가난한 마을 베들레헴 동네에 호적을 하러 올라온 많은 사람들로 여관방이 동이나, 어쩔 수 없이 마구간에서 만삭의 마리아가 몸을 풀고 인류의 구주이신 아기 예수님을 출산한 초라한 모습이 첫 크리스마스였습니다.
들에서 부잣집 양들을 맡아 치던 가난한 목동들이 천사의 기쁜 소식을 듣고 마구간을 방문하였고, 동방에서 별을 연구하던 학자들이 큰 별이 나타난 것을 보고 거친 길을 걸어 와서 황금과 몰약과 유향 선물을 드린 이들 외에는 아무도 찾아 온 사람은 없었습니다.
천사들은 “하늘에는 영광, 땅위에 평화”라는 노래를 불렀지만, 이 두 성탄의 메시지는 당시에는 말 할 것도 없고, 2,000년이 지난 오늘도 여전히 이루어지지 않고 하늘의 메아리로 남아 있는 것은 참을 수 없는 고통입니다.
인간들은 하늘에 영광을 돌리지 않고, 여전히 모든 영광을 자기들에게 돌리고 있습니다. 대다수 인류가 신(神)을 찬양하고 있지만, 여전히 자기들이 섬기는 신을 찬양하고 있을 뿐, 여호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사람들은 몇 무리 되지 않은 비극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땅위의 평화는 여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각 교회와 성당에서는 주님의 오심을 찬양하고 축하하면서 때때옷을 입고,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하하 호호하고 있지만, 교회나 성당 근처의 극빈자 촌의 독거노인들, 고아들, 과부들, 장애인들, 실직자들, 환자들은 슬픈 눈으로 교회나 성당 첨탑에 반짝 거리는 네온사인의 별을 슬픈 눈으로 바라다보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월세 쪽방 촌에 사는 가난한 노인들은 냉방에서 홀로 고통의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방 열 다섯에 홀로된 노인들 15명이 사는 집에, 화장실은 단 하나뿐이라고 하니 기가 막힌 일이지요. 구호 기관이나 단체에서 연탄 수백 개를 각 집에 쌓아 놓아도, 고장 난 연탄보일러를 고칠 돈이 없어 냉방에서 고통스런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교회들은 모르고 있는 걸까요,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고 있는 것일까요?
이런 이웃을 돌보지 않고, 교인들끼리 모여 노래하고 맛있는 음식 먹고 즐거워하는 성탄절을 주님은 기뻐하실까요? 적어도 성탄 헌금만은 이런 고난의 삶을 사는 이웃들을 위해 써야 하지 않을까요?
땅위의 평화는 이 아름다운 계절에 눈물 흘리는 사람들과 더불어 위로를 나눌 때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전쟁의 포화 속에서 고난의 삶을 이어가는 우크라이나의 백성들과, 생때같은 아들을, 젊은 남편을, 아빠를 잃고 고통 하는 러시아의 백성들과 더불어 슬픔을 같이 나눌 때, “땅위에 평화”가 이루어 질 것입니다.
언제쯤 ‘하늘의 영광과 땅위의 평화’가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우리 모든 교인들은 금년 남은 기간 동안 하나님 앞에 깊은 사죄의 기도를 드려야겠습니다. 샬롬.
L.A.에서 김 인 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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