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 750회] - 교회의 사회봉사 - Diakonia
“가난한 자들은 항상 너희와 함께 있으니, 아무 때라도 원하는 대로 도울 수 있거니와.....” (마가복음 14:7)
예배당은 예배를 드리는 것이 최우선이며, 동시에 성도들의 교제-Koinonia 장소이기도 하고, 봉사-Diakonia을 위한 장소이기도 합니다. 봉사는 교회 내의 어려운 신자들을 돕는 것이 우선이지만, 교회 근처나 멀리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돕는 일입니다.
최근 L.A. Korea Town안에 있는 한 교회가 사회봉사를 위해 예배당의 일부를 제공했다는 기사가 났습니다. 이 교회는 역사가 제법 오래된 교회로, 최근 새 예배당을 완공하고, 한인 사회 내의 여러 기관에 사용을 허락하고 있습니다. 여러 한인 기관들이 주관하는 행사들, 예를 들면 3.1운동 기념식, 8.15 해방 기념일 행사, 음악회, 00대회 등에 예배당을 사용하도록 허락하여 교민 사회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치매 예방 교육, 유언장 작성 등 죽음에 관한 교육을 담당하는 단체에 방 둘을 내어 주며 사용하게 했습니다. 물론 렌트 비는 없고, 오히려 교회가 매달 300달러를 지원해 주기로 했습니다.
이 단체 이사장은 “교회가 대단한 결단을 내렸다. 이민교회가 사회단체를 위해 공간을 내준 것은 이번이 처음 일 것이다.”라고 말 했습니다. 그 동안 이 단체는 한인 타운 안에, 사무실 하나를 빌려서 매달 1,000달러씩 렌트비를 내고 사용해 왔는데, 이 교회로 오게 되어, 렌트비를 절약 할 수 있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교회로부터 재정적 도움을 받게 되어, 좀 더 좋은 양질의 교육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래 전에 <기독신문>이라는 일제 강점기에 발간된, 유일한 기독교 신문에 다음과 같은 기사가 난 것을 읽은 기억이 납니다. 경기도 고양군 숭인면 이문리(현재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에 예배당을 건축하게 되었는데, 당시 교인들이 건축 헌금 할 돈이 없어, 몸으로 헌신을 했습니다. 온 교우가 매일 나와 열심히 일을 하는 것을 보고, 이웃에 사는 불신자들이 우리도 같이 돕자며, 예배당 건축 일을 돕고 있다는 훈훈한 기사였습니다.
이 기사를 읽으면서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꼈습니다. 예배당을 짓는데 이웃 불신자들이 나와 교인들과 더불어 일을 같이 했다는 것은 요즘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요. 요즘 자기가 사는 동네에 예배당을 짓는다면, 아마도 모든 주민들이 나와 ‘예배당 건축 결사반대’ 등의 프랑카드를 걸고, 날마다 공사를 방해하고 행패를 부릴 것이 분명합니다.
예배당이 들어서면, 우선 주일이나 기타 교회 행사가 있을 때, 교인들이 동네 주차 공간을 차지하고, 또 큰 소리로 찬송가를 부르고, 새벽 기도회에서는 울음소리 등 “새벽을 깨우는” 일을 하는 것이 보통이지요.
다시 말하면 예배당이 들어서면 도움 주는 것은 없고, 오히려 집값이 떨어지고, 손해를 끼친다는 생각이 대부분의 사람들 뇌리 속에 박혀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현실을 어떻게 타개해 나가야 할까요? 그것은 주민들이 예배당이 우리 동네에 있으므로, 유익이 된다는 확신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예배당 건축을 쌍수를 들고 환영은 안 해도, 적어도 방해는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게 하는 방법은 교회가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을 계속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가난한 자들은 항상 너희와 함께 있으니, 아무 때라도 원하는 대로 도울 수 있거니와.....” (마 14:7)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우리 교회의 따뜻한 손길을 바라다보고 있는 가난한 사람들, 특히 코로나 펜데믹을 지나면서 어려움을 겪는 독거노인들, 고아들, 장애우들, 실직자들, 삶의 의욕을 상실한 사람들을 위해 실제적 도움을 준다면, 예배당 이웃들의 시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어려운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는 동네에 있는 교회는 교회 놀이터나, 교육관을 개방해서 어린 아이들이 즐길 수 있게 하고, 중, 고등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해 주면, 동네 사람들의 교회에 대한 태도가 변할 것입니다.
거대한 전도 프로그램을 세우고, 예산을 들여 전도하는 것도 중요 하지만, 예배당 주변의 가난한 불신자 가정에 접근하여 필요한 것을 공급해 주면, 전도의 씨앗이 될 수 있습니다. 예배당은 주일에 예배들 드리고, 주 중에는 주민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는 것이 교회가 할 수 있는 작은 diakonia입니다. 주님께서는 이것을 기뻐하십니다. 샬 롬.
L.A.에서 김 인 수 글.
전영구, 최광옥, 외 2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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