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미신에 사로잡혀 사는 사람을 봅니다. 교회 다니면서도 육십갑자로 육갑을 떨어서 결혼날짜를 잡고, 개업날짜를 잡고, 이사날짜를 잡는 분들이 있습니다. 시신을 잘못 보면 부정 탈 수 있다고 해서 가까운 사람의 마지막 얼굴까지 보는 것을 금하고 시신을 그냥 묻어 평생 아쉬움 가운데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가끔 이상한 바위가 보이거나 이상한 나무가 보이면 여지없이 그 앞에 촛불이 켜지고 시루떡이 놓여집니다. 어떤 분은 신년 초에 본 토정비결을 봤는데 점괘에서 "물가에 가지 말라!"고 나오니까 여름 휴가도 못 갑니다. 시골에서는 아직도 집에 뱀이 들어오면 터줏대감이라고 믿고 잡지도 않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뱀 때문에 불안해합니다. 그처럼 미신에 사로잡히면 영혼이 얽매이고 불행한 삶을 살게 됩니다. 어떤 사람은 중요한 날 수염을 깎으면 안된다고 믿고 지저분한 얼굴로 나와 면접 시험에서 떨어집니다. 그리고 요새는 왜 이리 마스코트가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동물이나 사람의 인형이 자기를 지켜준다고 생각하고 가지고 다닙니다. 그런데 원래 마스코트는 프랑스에 살던 마녀 이름이라고 합니다. 그런 것이 어떻게 행운을 주고, 길을 열어주고, 자기 앞날을 지켜주겠습니까? 어떤 분에게 가면 "살이 끼었다! 마가 끼었다!"고 말합니다. 그 말을 들으면 바로 그 말에 그 영혼이 얽매이게 됩니다. 그러니까 몇백 만원을 주면서 이름을 바꾸고, 묘자리를 바꾸고, 멀쩡한 집에서 이사갑니다. 미신은 멀쩡한 사람을 불행하게 만들고, 문제가 생기는 것이 자기의 부덕함 때문이 아니라 집터 때문이고 묘자리 때문이고 이름 때문이라고 하니까 자기 성찰의 길을 막습니다. 우리는 운명에 좌우되는 사람이 아니라 운명을 다스리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축복의 원리는 신기하고 괴상망측한 신앙행위에 있지 않습니다. 축복의 원리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에 있습니다. 사랑 가운데 평안한 마음이 생기고, 평안한 마음 위에 귀한 행복의 열매들이 맺히게 될 것입니다. ⓒ 이한규 http://www.john316.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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