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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즈음에

by 【고동엽】 2022. 2. 20.

생일 즈음에

또 한번의 생일을 맞이합니다. 제가 태어나는 그해 겨울에 어머니는 남편을 잃어버리고 슬픔가운데 계시다 추운 겨울이 지나 봄의 막바지에 아들을 얻게 된 것입니다. 생각컨대 당시 어머니는 아들이 태어남에 큰 위로가 되셨을 것입니다. 해마다 생일날 미역국을 끓여주시고 수수떡도 해주시고 당시 우리 집에서 보기 힘든 몇가지의 음식이 나오곤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58번째 맞이하는 날인데도 아직도 익숙하지 않습니다. 일년에 한번만 찾아오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별 것 아닌 일이라 종종 잊어버리고 지나갔는데 해가 거듭될수록 무언가 아쉬움이 많이 남겨집니다. 무엇인가를 움켜쥐려고 지금까지 달려 온 것 같았는데 손은 항상 빈손이었고 세월이 만들어낸 이끼만 손가락 사이사이 가득합니다. 앞으로 몇 번이나 남았는지 모르지만 남은 날들도 크게 달라지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평범하고 지극히 보통스러운 삶이 만들어낸 생일의 모습입니다

 

욥은 자신이 태어난 날을 저주했습니다. 고난 가운데 있을 때 자기의 생일을 저주했습니다.어머니 뱃속에서 죽던지 아니면 해산할 때 죽었던지 했으면 지금과 같은 삶은 없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삶이 너무 힘들고 고생스럽기 때문입니다. 무언가 뚜렷한 잘못도 없고 바르게 살려고 애를 썼는데도 주어진 현실을 참아내기 힘든 고통이 그를 얽어 메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는 자신이 태어난 날을 저주 해본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겁니다. 삶의 고통의 최절정에 이르렀을때는 나를 태어나게 해주신 부모님을 원망해본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생일은 슬픔이고 아픔입니다. 사람들은 생일 되면 많은 축하를 해줍니다. 왜 이렇게 축하를 많이 해줄까요? 앞으로 다가올 삶의 무게 때문입니다. 앞으로 짊어지게 될 고난과 아픔이 자신도 모르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태어남을 축하해주는 말속에는 우리가 다 알지 못하는 슬픔이 배어있습니다. 그러니 생일축하 합니다라는 노래 대신에 왜 태어났니?”라고 다시 되 묻곤합니다.

 

저는 생일이 거듭될수록 하나님이 만들어주신 보통의 삶에 대해 감사하려고 합니다. 저주 스럽지도 특별하지도 않지만 살아왔던 순간 순간 하나님의 손길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부족한 내 삶의 주인이 되어주셔서 이끌어주셨던 내 인생은 자체가 축복입니다.달라짐이 없이 이대로 다시 생일을 맞이한다 해도 감사하려 합니다.59,60...나이가 들수록 더 큰 감사로 하나님께 감사하면서 생일을 맞이 할겁니다.주님이 계시기에 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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