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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로서의 목회

by 【고동엽】 2022. 2. 16.

대화로서의 목회

 

목회는 하나님의 말씀으로서 그 말씀이 교회에서 선포되기까지의 모든 대화 형태로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교회의 영역 안에서 이루어지는 인간의 말은 물론 목회대상에 있어서도 인간의 자연적인 언어구사는 그것이 하나님의 말씀을 통하여 인간에 실제로 전달되기 위해서는 성령의 도우심을 받아야 한다.

1. 대화로서의 목회
1) 전반적인 기능
a. 인간의 영혼을 돌보아 주는 일이다.
b. 설교와 성례전도 목회를 돕는 기능이다.
c. 설교나 성례전 집행과 함께 목회가 특수한 역할을 갖는 것으로 개념화하는 것이 타당하다.
2) 칼빈 - 개인적인 권면(admonitio Private)으로 보았다.
3) 루터 - 상호간의 형제애를 담은 대화와 위로(mutuum colloquium et consololatis fratrum)라고 표현했다.
4) 부처(Bucer) - 루터의 견해를 새롭게 강조했다.
5) 경건주의 - 상호간의 형제애를 교회활동의 중심으로 보았다.
6) 휠마르와 뢰에 - 목회의 기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실제로 활용했던 것이다.

2. 목회의 기초와 수단
1) 목회의 기초
교회를 세운 자들과 교부들의 전제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2) 목회의 수단
말씀과 성례전 자체가 목회라는 수단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목회에서 말씀과 성례전이 정당하게 이루어진다고 하면 곧 교회가 반드시 활용해야할 정당하고 특수한 수단이 된다는 말이다.
3) 목회의 형태와 본질
목회는 대화라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이런 대화의 형태는 결코 우연한 것이 아니며 바로 목회의 본질이며 따라서 물론 대화는 역시 대화의 형태로 이루어 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2. 대화목회에 대한 고찰
1) 아담 뮐러
a. 영혼은 언어의 표현을 통해 확인된다.
a) 언어는 개개인의 모든 특수한 독자적인 사고를 그야말로 진지하고 진정한 사고가 되도록 역할을 하는 하나님의 거울이다.
b) 영혼이 아무리 진귀한 아름다운 보물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분명하게 표현되지 않으면 즉 언어에 의하여 확인 받지 못하면 한낱 환상과 꿈에 지나지 않는다.
b. 사상은 언어에 의해서 사상이 되고 사람은 언어에 의해서 사람이 될 수 있다.
a) 다른 모든 재산과 마찬가지로 영혼의 재산도 공동의 재산이 될 수 있어야 즉 언어에 의하여 재산으로 인정을 받아야 비로소 보증이 되는 것이다.
b) 뮐러는 더 나아가 분명하고 대중적인 말에서 탈피하는 것은 공공생활을 파멸에 이르게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는 말의 철학과 생명이, 신학과 교인에 있어서도 타당성을 인정받는다고 보았다.
“어느 순간은 우리가 언어를 마치 우리의 특허품인 양 취급하거나 마음대로 용어를 바꾸어 놓을 수 있는 무슨 혼자만의 암호문인 양 생각하여 제멋대로 그 다음 순간 언어가 우리를 기계처럼 취급하여 우리의 사상을 우리들 뜻에 맞지 않게 변화시키거나 제멋대로 강요하는데 까지 이르게 된다”
2) 인간의 삶을 인간적인 삶이 되게 하는 수단
a. 말(Wort)
b. 언어(Sprache)
c. 대화(Sprechen)
우리를 자유 하게 해준다. 말은 인간에게 부여된 하나님의 위력이다. 영혼의 위력은 말의 좁은 문을 통과하며 그래야만 비로소 그 위력이 힘이 있고 참으로 생동력을 띠게 된다. 영혼의 유동성을 다른 사람들이 함께 동참할 수 있는 정신생활로 바꾸어 주는 것은 오직 말, 대화뿐이다. 다시 말해서 인간이 말을 할 수 있고 또 말을 한다는 사실이 인간을 인간이 되게 하는 것이다.

3) 말의 힘을 지닌 인간
a. 말의 힘을 지닌 인간도 말하자면 전인(全人)으로서의 인가도 역시 죄 아래 있는 것이다.
b. 인간이 아무리 말의 힘을 갖추고 있다고 하더라도 인간 자신의 힘으로는 하나님과 하나님의 말씀을 말할 수도, 들을 수도 없는 존재이다.
c. 인간이 하는 말 그 자체는 실제로 인간의 운명을 완성시켜 주는 창조자로서의 행위(der "schopferische" Akt)가 될 수 없다.
d. 인간이 말을 한다고 해서 인간이 완전한 의미의 인간이 된다거나 하나님 앞에 서 있는 존재라거나 또는 자기 영혼을 해방하고 구원할 능력이 있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4) 교회의 영역에서 인간의 말
교회 영역에 있어서는 인간의 말이라고 하는 것이 다시 한번 특수하게 문제가 된다. 여기에서는 곧 세속사화의 시인이나 철학자의 말에 있어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하나의 위기가 배태되어 있는 것이다. 그것은 설교가 그리고 목회대화가 하나님의 말씀을 전파하는 일을 본질로 한다는 점에서 세속적인 자연적인 것과는 전혀 성격을 달리한다는 점에서도 분명히 알 수 있다.
a.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전파하는 일이 죄인에게 있어서 어떻게 가능한가하는 문제이다.
b. 인간은 이미 죄에 사로잡혀 있는 한 인간이 지닌 자연적인 말의 힘만으로는 감당할 수가 없는 일이다.
c. 인간의 말이 하나님의 말씀을 적합하게 그리고 생동력 있게 전달해 줄 수 있는 권위를 얻기 위해서는 그럴 수가 있다고 하면 인간의 말을 제약하는 무기가 등장한다.
d. 낭만주의 신학자들은 어느 누구도 이러한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으며 나아가 인간의 말을 제약하고 관할하는 것이 바로 성서에 나타난 하나님의 말씀임을 알지 못한 것이다.

5) 설교자의 언어
a.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말로 표현할 준비와 자격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b. 물론 우리들 자신의 언어가 활용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것은 오직 전혀 성격을 달리하는 하나님의 말씀과 그 말씀의 힘의 도움을 전적으로 받는 것이다.
c. 우리의 언어는 하나님에 관한 것을 이야기하려 드는 한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고 전하는 도구(Werkzeug)로서 쓰여질 뿐이다.
d. 하나님의 말씀을 위하여 사용될 때의 우리의 언어는 곧 훌륭하고 놀라운 도구가 되는 것이다.

3. 대화로써의 설교
1) 교회설교
a. ‘교회설교’(Prediggt der Kirche)의 관심사는 설교를 바탕으로 하면서 동시에 설교로 귀결되는 모든 대화 즉 ‘목회담화’(das seelsorgerliche Reden)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b. 인간이 주고받는 모든 말이 대화의 원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c. 이것은 단순한 독백(monologisches Sprechen)이 아니라는 말이다. 말이란 무언가 응답을 불러일으키는 말로서의 의도가 있을 때에야 비로소 의미가 있는 것이다.
d. 우리가 말을 던지면 뒤따라 나오는 응수 즉 답변의 말이 곧 들려지는 말의 표징이 된다.
e. 교회의 설교 역시 응답을 불러일으키는 말 즉 답변의 말인 것이다.
f. 교회에서 말하는 자는 인간만이 아니라 인간의 말을 도구로 사용하여 자신의 말을 대언케 하시는 하나님인 것이다.
g. 그것은 인간이 혼자서 할 수 있는 대화가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하나님이 행하시고 불러주시는 대화이다.
h. 그러므로 설교가 요구하는 답변은 설교자로부터 전달받은 말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 상호간의 대화이므로 인간은 하나님께 답변을 해야한다. 이것은 바로 찬송과 기도를 통하여 표현됨을 의미한다.

2) 대화의 장소
a. 외적인 대화는 결코 교회라는 영역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방이나 공원거리 또 음식점 등도 대화의 장소가 될 수도 있다.
b. 내적인 대화는 영적으로 이루어지는 대화인데 이 대화는 교회라는 공동체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c. 교회라는 공동체 안에서 이루어지는 대화는 내면의 깊이와 언어를 전제로 상호간에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표현하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d. 교회 안에서 이루어지는 대화만이 진정으로 영혼과 구원의 문제에 관심을 둘 수 있기 때문이다.

3) 대화의 내용과 방향
a. 하나님의 대하여 말한다고 하면서 세속적인 것을 들어서 말할 수도 있다.
b. 지적, 철학적 또는 시적으로 말할 수도 있다.
c. 하나님의 말씀을 바탕으로 하나님의 말씀에 관련된 것들을 말할 수도 있다.
d. 세속적인 닳고닳은 이야기, 철학적, 시적 이야기를 고수한다면 참다운 대화를 이루지 못할 수도 있다.
e. 반면에 처음에는 순수한 세속적인 이야기로부터 시작하였으나 대화의 과정에서 하나님의 말씀으로 귀의하도록 설득한다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며, 참다운 목회대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4. 결론
1) 대화로서의 목회활동
a. 목회활동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에 답변을 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대화의 형태로 이루어진다.
b. 목회대화에 있어서도 하나님은 인간의 말을 통하여 자신의 말씀을 하신다.
c. 대화의 쌍방이 자기들 문제에만 집착하지 않고 대화를 통하여 하나님과 대면할 때에야 비로소 진정한 답변을 얻어 낼 수 있다.
d. 목회대화는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영적인 가슴을 열어 보이는 식의 낭만적인 대화가 아니고 오직 하나님의 말씀이 인간의 영적 현실 속에 뚫고 들어와 완성해 주고 결단을 내려주는 근본적인 의미에서의 교회적(kirchlich) 대화이다.

2) 대화목회에 임하는 자세
a. 우리의 말이 하나님의 말씀을 섬기며 우리 자신의 말만이 아니라 우리의 하나님을 아는 도구이며 동시에 하나님 앞에 서 있는 인간의 말이 될 때에야 비로소 고독한 자기 노출을 방지할 수 있다.
b. 페쇄 된 자기 자신만의 세계에서 풀려 나와 하나님 앞에 선 공동체적 인간으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다.

3) 목회대화
(1) 순수한 목회대화와 일상적인 세속대화를 구분하는 한계선을 결코 혼동해서는 안 된다.
a. 모든 대화가 다 다른 사람을 향한 목회적 대화를 지향하는 것은 아니다.
b. 이것이 우리들이 나누는 대화의 장애물이며, 도저히 참아내기 힘든 상황에 직면케 한다.
c. 일상적인 대화 가운데서도 그것과는 전혀 성격이 다른 특수한 목회대화가 존재한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d. 목회대화의 분명한 성격이나 내용을 모르고 또한 하나님의 말씀을 바탕으로 하는 진정한 의미의 목회대화 형태를 서로 간에 대화를 나눠본 경험이 없다고 하면 다른 사람과 진정한 대화를 나눈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 지를 알 턱이 없고 또 경험치도 못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2) 목회대화는 본질적으로 성격을 달리하는 설교가 되어야 한다. 또한 어떤 일이 있어도 모든 심령강좌나 강론을 목회대화로 생각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a. 목회대화란 아무리 하나님 또는 하나님에 대한 말을 주고받는다고 해도 그것이 인간의 언변에 바탕을 두는 한 결코 성립될 수 없는 성질의 것이기 때문이다.
b. 목회대화는 성서에 있는 대로 예언자들과 사도들이 말씀을 통해서만 이루어진다.
c. 참되 목회대화는 농도가 엷든, 짙든 오직 설교를 통해서만 존재하는 것이다.

(3) 목회대화는 세속적인 언변과는 다르다.
a. 설교와는 달리 목회대화가 세속적인 일상 언어와 옷을 입고는 있지만 목회대화의 특징을 보면 분명한 차이가 있다.
b. 일부 순수한 인간적인 바탕에서는 영적인 대화에 참여할 수도 없고 우리들의 대화를 성화(聖化)시켜 주는 하나님의 말씀에 의해 우리가 부름 받았기 때문에 이 차이는 세속적인 언사와 구별짓는 뚜렷한 표징이다.
c. 그 말이 쓸모도 없고 결실도 없고 듣는 사람에게 아무런 유익도 줄 수 없는 나쁜 말, 즉 아무것도 성장과 발전을 이루어 주지 못하는 말이냐, 아니면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우리들 스스로가 함께 나눌 수 있는 은혜를 베풀어주는 말이냐 하는데서 측정되어야 한다.


출처/정신섭교수 목회자료 중에서

출처 : 창조주가 선물한 세상
글쓴이 : 가장낮은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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