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교회는 목회자에게 어떤 예우를 하는가?
이성호 목사(합동신학대학원, 조직신학)
CRC 교회의 목회자 공식 청빙서(첨부파일 참조)는 개혁교회가 실제로 목사에 대해서 어떤 예우를 하는가를 잘 보여 주고 있다. 배경이 미국이기 때문에 우리가 정서적으로 많은 거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몇 가지 시사점을 주고 있다.
1. 청빙서는 Letter of Call 이라고 부른다. 모든 교회는 목사는 하나님께서 불러 세우신다고 믿는다. 개혁교회 역시 이런 근본진리를 다른 교회들과 공유하고 있다. 문제는 하나님께서 어떤 교회에 목사를 "어떻게" 부르시는가이다. 개혁교회는 하나님께서 개 교회를 통하여 목사를 부른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감독체제의 교회들과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다. 그리고 청빙서를 보면 알겠지만, 부르는 책임자는 장로와 (안수) 집사들의 모임인 카운슬이라는 점에서 일반 회중교회와 다르다. 물론 공동의회를 통해서 담임 목사의 청빙이 최종적으로 정해지기는 하지만, 그 일을 실제적으로 집행하는 사람들은 카운슬이다. 청빙서 마지막에는 카운슬 회원들의 이름과 서명을 기재하도록 되어있다.
2. 청빙서에는 목사가 해야 할 일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다. 일주일에 설교 2번, 교리 문답 교육, 심방, 그리고 병자를 위한 심방. 물론 그 외에 복음 전파를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이라는 항목이 들어있다. 인상적인 것은 개혁교회가 "병자를 위한 문안"을 아주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어느 교회(고신)에서는 정기 심방을 없앴다는 소식을 들었다. 요즘에는 교인들이 예전과 달리 목사들이 심방하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개혁교회의 원리상 심방은 교회 정치의 본질적인 부분에 해당한다. 나는 심방이 개혁교회의 3대 표지인 권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본다. 권징은 수찬정지나 출교와 같은 소극적인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제자화라는 적극적인 측면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즉, 하나님의 말씀은 단순히 설교를 통해서 "선포"되기만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 속에서 반드시 "실천"되어야 한다. 설교가 전 회중을 향한 일반적인 하나님의 말씀의 선포라면, 심방은 구체적인 한 가정을 향한 하나님의 말씀선포라고 할 수 있다. 심방의 약화는 결국 신앙과 생활의 분리라는 한국교회의 고질병을 더욱 악화시킬 수밖에 없을 것이다.
3. 목사의 봉급은 크게 2부분으로 구성된다. 하나는 목사의 봉급(연봉으로 지급)이고 다른 하나는 목회 지원금이다. 목회 지원금에는 크게 사택 관리비, 목사 연금, 그리고 목회 활동비로 구성된다. 요즘은 대부분 사택을 직접 제공하기 보다는 사택을 구입하기 위한 지원금을 제공하는 편이다. 목사 연금에는 의료, 치과, 생명 보험, 퇴직금이 포함된다. 목회 활동비 중 특색있는 것은 손님 접대비가 있다는 것이다. 이것 때문에 총회록을 살펴본 일이 있는데, 목사는 누구나 손님을 접대하기를 기대하기 때문에 교회에서는 목사에게 손님 접대비를 지급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총회에서는 규정하였다.
그리고 일 년에 몇 주의 휴가를 준다는 것도 명시적으로 기록되어 있는 것도 특색이 있다. 휴가기간에는 아예 멀리 떠나기도 하지만, 주일 예배에 참석하는 경우도 많다. 그 때에는 은퇴목사나 신학교수들이 와서 설교를 한다.
3. 목사의 봉급은 주로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결정된다. 1) 목사님의 목회 경력, 2) 교회의 위치 (대도시와 농촌), 3) 부양 가족.
목사들 간의 봉급차가 어느 정도 있지만, 한국과 같이 그렇게 많은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기본적으로 목사의 봉급은 전문대학원을 나온 사람들의 봉급과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되는 편이다. 흥미로운 것은 선교사의 봉급이다. 선교사들은 선교지와 상관없이 자기가 파송된 교회 혹은 노회의 목사들과 비슷한 봉급을 받는다. 따라서, 아프리카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는 실제 생활비보다 엄청나게 많은 봉급을 받는 셈이다. 그 남는 돈을 계속 저축하여 은퇴할 경우 집을 몇채 소유하는 선교사들도 간혹 있다고 한다. 여기에서는 이것을 이상하게 보지 않고 선교사역에 대한 당연한 보상으로 생각하고 있다. 어쨌든, 선교사들은 자신들이 봉급의 측면에서 차별을 받는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적어도 은퇴이후를 걱정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예우를 받고 있다. 물론 이 제도의 단점도 있다. 선교사에 대한 많은 지출로 인하여 요즘에는 선교사 파송을 거의 못하거나 아주 제한하고 있는 실정이다.
4. 개혁교회의 목사 청빙서는 목회자의 봉급에 대해서 아주 구체적이고 분명하다. 청빙서는 최초 청빙할 때, 얼마의 봉급을 지불하겠다는 것을 명시할 뿐 아니라 앞으로도 어떤 기준에서 지불할 것인지도 밝히고 있다. 개 교회는 기존의 봉급을 해마다 총회가 정한 목회자 봉급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살피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인상적인 것은 교회 예산을 세우기 전에 그 가이드라인을 참조하겠다는 것이다. 즉, 목회자 봉급을 교회의 예산에 맞추어서 대충 정하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총회에 세운 어떤 기준을 중시하겠다는 것이다. 청빙서는 이사 비용에 대해서도 아주 구체적이다. 목사 본인과 가족 그리고 목사에게 귀속된 모든 물건들의 이사비용을 교회에서 제공하겠다는 것을 청빙서는 분명히 밝히고 있다.
한국교회는 중요한 문제일수록 분명하지 않거나, 구두로 이야기 하거나, 애둘러서 표현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이제는 목회자 예우에 대해서도 보다 합리적이고 분명하고 건설적인 논의가 이루어져야 하는 시기가 된 것 같다. 미국 개혁교회의 청빙서이기는 하지만, 한국 교회에도 목사를 청빙함에 있어서 좋은 참고가 되기를 바란다.
이성호 목사(합동신학대학원, 조직신학)
CRC 교회의 목회자 공식 청빙서(첨부파일 참조)는 개혁교회가 실제로 목사에 대해서 어떤 예우를 하는가를 잘 보여 주고 있다. 배경이 미국이기 때문에 우리가 정서적으로 많은 거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몇 가지 시사점을 주고 있다.
1. 청빙서는 Letter of Call 이라고 부른다. 모든 교회는 목사는 하나님께서 불러 세우신다고 믿는다. 개혁교회 역시 이런 근본진리를 다른 교회들과 공유하고 있다. 문제는 하나님께서 어떤 교회에 목사를 "어떻게" 부르시는가이다. 개혁교회는 하나님께서 개 교회를 통하여 목사를 부른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감독체제의 교회들과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다. 그리고 청빙서를 보면 알겠지만, 부르는 책임자는 장로와 (안수) 집사들의 모임인 카운슬이라는 점에서 일반 회중교회와 다르다. 물론 공동의회를 통해서 담임 목사의 청빙이 최종적으로 정해지기는 하지만, 그 일을 실제적으로 집행하는 사람들은 카운슬이다. 청빙서 마지막에는 카운슬 회원들의 이름과 서명을 기재하도록 되어있다.
2. 청빙서에는 목사가 해야 할 일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다. 일주일에 설교 2번, 교리 문답 교육, 심방, 그리고 병자를 위한 심방. 물론 그 외에 복음 전파를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이라는 항목이 들어있다. 인상적인 것은 개혁교회가 "병자를 위한 문안"을 아주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어느 교회(고신)에서는 정기 심방을 없앴다는 소식을 들었다. 요즘에는 교인들이 예전과 달리 목사들이 심방하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개혁교회의 원리상 심방은 교회 정치의 본질적인 부분에 해당한다. 나는 심방이 개혁교회의 3대 표지인 권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본다. 권징은 수찬정지나 출교와 같은 소극적인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제자화라는 적극적인 측면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즉, 하나님의 말씀은 단순히 설교를 통해서 "선포"되기만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 속에서 반드시 "실천"되어야 한다. 설교가 전 회중을 향한 일반적인 하나님의 말씀의 선포라면, 심방은 구체적인 한 가정을 향한 하나님의 말씀선포라고 할 수 있다. 심방의 약화는 결국 신앙과 생활의 분리라는 한국교회의 고질병을 더욱 악화시킬 수밖에 없을 것이다.
3. 목사의 봉급은 크게 2부분으로 구성된다. 하나는 목사의 봉급(연봉으로 지급)이고 다른 하나는 목회 지원금이다. 목회 지원금에는 크게 사택 관리비, 목사 연금, 그리고 목회 활동비로 구성된다. 요즘은 대부분 사택을 직접 제공하기 보다는 사택을 구입하기 위한 지원금을 제공하는 편이다. 목사 연금에는 의료, 치과, 생명 보험, 퇴직금이 포함된다. 목회 활동비 중 특색있는 것은 손님 접대비가 있다는 것이다. 이것 때문에 총회록을 살펴본 일이 있는데, 목사는 누구나 손님을 접대하기를 기대하기 때문에 교회에서는 목사에게 손님 접대비를 지급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총회에서는 규정하였다.
그리고 일 년에 몇 주의 휴가를 준다는 것도 명시적으로 기록되어 있는 것도 특색이 있다. 휴가기간에는 아예 멀리 떠나기도 하지만, 주일 예배에 참석하는 경우도 많다. 그 때에는 은퇴목사나 신학교수들이 와서 설교를 한다.
3. 목사의 봉급은 주로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결정된다. 1) 목사님의 목회 경력, 2) 교회의 위치 (대도시와 농촌), 3) 부양 가족.
목사들 간의 봉급차가 어느 정도 있지만, 한국과 같이 그렇게 많은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기본적으로 목사의 봉급은 전문대학원을 나온 사람들의 봉급과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되는 편이다. 흥미로운 것은 선교사의 봉급이다. 선교사들은 선교지와 상관없이 자기가 파송된 교회 혹은 노회의 목사들과 비슷한 봉급을 받는다. 따라서, 아프리카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는 실제 생활비보다 엄청나게 많은 봉급을 받는 셈이다. 그 남는 돈을 계속 저축하여 은퇴할 경우 집을 몇채 소유하는 선교사들도 간혹 있다고 한다. 여기에서는 이것을 이상하게 보지 않고 선교사역에 대한 당연한 보상으로 생각하고 있다. 어쨌든, 선교사들은 자신들이 봉급의 측면에서 차별을 받는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적어도 은퇴이후를 걱정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예우를 받고 있다. 물론 이 제도의 단점도 있다. 선교사에 대한 많은 지출로 인하여 요즘에는 선교사 파송을 거의 못하거나 아주 제한하고 있는 실정이다.
4. 개혁교회의 목사 청빙서는 목회자의 봉급에 대해서 아주 구체적이고 분명하다. 청빙서는 최초 청빙할 때, 얼마의 봉급을 지불하겠다는 것을 명시할 뿐 아니라 앞으로도 어떤 기준에서 지불할 것인지도 밝히고 있다. 개 교회는 기존의 봉급을 해마다 총회가 정한 목회자 봉급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살피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인상적인 것은 교회 예산을 세우기 전에 그 가이드라인을 참조하겠다는 것이다. 즉, 목회자 봉급을 교회의 예산에 맞추어서 대충 정하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총회에 세운 어떤 기준을 중시하겠다는 것이다. 청빙서는 이사 비용에 대해서도 아주 구체적이다. 목사 본인과 가족 그리고 목사에게 귀속된 모든 물건들의 이사비용을 교회에서 제공하겠다는 것을 청빙서는 분명히 밝히고 있다.
한국교회는 중요한 문제일수록 분명하지 않거나, 구두로 이야기 하거나, 애둘러서 표현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이제는 목회자 예우에 대해서도 보다 합리적이고 분명하고 건설적인 논의가 이루어져야 하는 시기가 된 것 같다. 미국 개혁교회의 청빙서이기는 하지만, 한국 교회에도 목사를 청빙함에 있어서 좋은 참고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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