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제별 설교〓/설교.자료모음

자주 모이시는 곳 / 요한복음 18 : 1∼11

by 【고동엽】 2021. 12. 28.
 
처음 목록가기
 

자주 모이시는 곳 설교자 이재철
말씀: 요한복음 18 : 1∼11




안녕하십니까?
저는 우리 교회 교회학교가 시작되던 첫해부터 중등부 교사로 봉사하고 있는 이상경입니다. 어느 해는 남자반, 어떤 해는 혼성반, 또 어느 해는 여자반, 해마다 교사회에서 정해 주는 대로 반을 맡아 봉사해 왔는데, 올해는 3학년 4반(여자반)을 맡게 되었습니다.
 
1월 첫주 4명의 학생들과 첫 인사를 나누던 날, 우리 교회가 `기억하라'라는 1년 표어를 정해 지키듯 우리 반 급훈을 하나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에서 십계명을 펴놓고 고민하다가, 제1계명부터 10계명까지 하나님과 인간들 모두에게 주님의 명령을 거슬러서는 안되겠다는 뜻으로 `하나님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말자'는 급훈을 정하였습니다.
 
지난 여름 주일 설교 시간에 전도사님께서 `능력의 하나님'에 대한 말씀이 끝난 후 분반 공부가 시작되었는데, 우리 중등부는 전도사님께서 다음 주 설교 내용을 요약하여 한장으로 프린트를 해서 한 주 전에 반사들에게 미리 나눠주시면, 반사들은 집에서 일주일 내내 기도하며 공과 공부할 내용을 스스로 공부해 와야만 됩니다.
 
그래서 저도 성경에 나오는 위대한 인물들이 주님의 부르심을 받고 순종할 때 역사 하셨던 사건 사건들을 열심히 성경에서 찾아 알려 주었고 기억하도록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기도했을 때 응답하셨던 제 자신의 경험도 서너 가지 얘기해 주었습니다.
 
그 후 이틀이 지난 화요일 저녁 저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반갑게도 제가 반사를 맡고 있는 우리반 학생의 목소리였는데 조금은 속이 상한 음성이었습니다. 내용인즉, 매일 밤 12시 MBC 라디오 이문세가 진행하는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프로그램에서 전국에 있는 중,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3박 4일간 양평에서 「별밤 여름 캠프」를 함께 할 사람 1,000명을 모집했다고 합니다. 그는 중학 3년 동안 친하게 지내던 친구 한명이 올 여름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되어, 정말 섭섭한 마음에 둘이 이 캠프에 참석하여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었답니다.
 
요즘 사춘기 학생들의 우상인 몇몇 연예인들과 함께 하는 3박 4일간의 캠프는 그의 마음을 충분히 설레이게 했으리라고 저도 믿어졌습니다. 그래서 그는 간절한 마음으로 긴 글의 편지를 방송국 "별밤 담당자" 앞으로 띄웠는데, 모집 정원 1,000명에서 제외되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쓸데없이 radio만 듣는다고 야단치시는 엄마 몰래 밤마다 열심히 청취하며 사귀어 왔던 이문세 아저씨와 꼭 함께 캠프를 가고 싶어 열심히 기도했는데...라며 말끝을 흐르는 그의 섭섭한 마음이 그대로 제게 전해 왔습니다. 첨언하기를 제게 열심히 기도해서 그의 부탁을 해결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학생은 우리반 다른 친구와 마찬가지로 매주일 열심히 교회에 출석하여 여중생으로서 손색이 없는 성품과 철저한 가정교육 안에서 자라고 있는 착한 학생이었기 때문에, 전혀 하나님의 기분을 상하게 할 아이가 아닌데 왜 하나님께선 그의 간절한 마음과 기도를 실망하게 응답하셨을까? 전화를 끊고 저는 어떻게 해야 그를 도와 줄 수 있을까 생각하며 일단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습니다.
 
하나님, 보시는 바와 같이 모든 것을 순수하게 받아들이고 곧게 자라는 당신의 사랑스런 딸인데, 한 두명 가는 것도 아니고 1,000명씩이나 가면서 한 두자리 내줘서 기분 좋게 보내 주시지 야박스럽게 떨구십니까? 우리들은 1년내내 하나님 기분 나쁜 짓은 하지 말자고 매주일 다짐하며 지내왔는데, 정말 우리들 기분을 잡치게 하시깁니까? 예수님의 이름으로 따지듯 기도를 마친 다음날, 수요예배 주부성가대 연습을 위해 1시간 전에 교회에 나가 성가연습을 하려는데, 제 옆에 강은애 집사님께서 앉게 되었습니다.
 
순간 저는 그 분의 남편 되시는 최창섭 집사님께서 MBC TV 아나운서 실장이라는 생각이 번뜻 스쳐서, 그분에게 자세한 얘기를 하며 2명을 추가할 수 없을까 남편께 여쭤봐 달라고 간곡히 부탁 드렸습니다.
 
강집사님으로부터 "Radio와 TV는 분야가 틀려서 얘기는 해 보겠지만 큰 기대는 말라" 는 얘기를 듣고 예배후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그날 밤 10시경 강집사님으로부터 제게 전화가 왔는데, 1,000명 모집한 모든 학생은 고속 버스에 지정좌석이 다 결정되어 버스로는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 대신 "별이 빛나는 밤"의 진행 담당 PD 1명과 사회자 이문세 씨가 타고 가는 승용차에 마침 두자리가 남아 데리고 갈테니, 내일 모레까지 준비하고 있으라며 참석자 성명 및 인적사항을 묻는 것이었습니다.
 
그 순간 저는 하나님께서도 확실히 나의 기분을 매순간 헤아리시고 계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캠프를 다녀온 후 들은 얘기입니다만, 밤마다 목소리로만 친해왔던 이문세 씨의 차로 캠프를 떠나며 가는 길 4시간, 오는 길 4시간, 너무도 행복하고 기분이 좋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휴게소에서 맛있는 핫도그도 사먹고 아이스크림도 얻어 먹어가며 그 동안 궁금했던 모든 것을 물어도 보고, 그 아저씨가 너무 잘해 주시더라고 상기된 얼굴로 자랑하던 그의 표정은 제게도 그와 똑같은 행복감을 전해 주었고, 우리반 모든 친구들도 함께 기뻐하게 되었습니다.
 
응답은 그것만으로 끝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 날 이후로 4명이었던 우리반 학생의 숫자가 11명으로 늘어나는 큰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아이들의 숫자가 늘어난 만큼 더 많이 기도해야 되지만, 그러나 그것은 제게 큰 기쁨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를 특별 대우해 주시려고 잠잠하셨던 하나님께 저는 잠깐의 오해를 회개 드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 ◆
 
집사님의 간증이 소중한 까닭은, 그 기도와 응답이 자기 자식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남의 자식을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기 자식을 위한 간증은 이보다 더 극적인 것들이 훨씬 많지만, 그러나 남의 자식을 위한 간증은 흔치 않습니다. 신앙의 성숙은 자기를 뛰어 넘는 것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신앙이란 더불어 사는 힘인 까닭입니다.
 
기독교는 절대적으로 사람 사랑을 강조합니다. 우리가 믿는 구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것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분명하게 규정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내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고 있는가 간단하게 측정해 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내 기도 속에 내자식들, 내가족들을 제외하고 얼마나 많은 타인을 위해서 기도하는가, 그것으로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타인을 위해서 기도하지 아니하면 타인을 위해서 호기롭게 인심을 쓸 수는 있지마는, 사람을 지속적으로 사랑할 수는 없습니다. 사람을 사랑하는 힘은 기도로부터 공급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기도를 가리켜서 노동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기도가 쉽지 않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이 노동과 같은 기도시간에 내자식 내 가족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자식, 다른 사람을 위해서 그 기도의 노동을 감수한다면 그 사람이야말로 그 삶 가운데서 실제로 타인을 사랑하는 삶을 실천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상경 집사님은 매일 11명이나 되는 남의 자식을 위해 기도한다고 했습니다. 여러분들의 기도 속에는 여러분들과 피가 섞이지 아니한 사람 몇 사람이 포함되어 있습니까?
 
전직 대통령 중 한분의 아들이 최근에 마약으로 재 수감되는 불행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나이 30이 넘은 성인이 되어서까지 자기 자신을 바르게 다스리지 못했다면 그것은 분명 그 자신의 개인적인 책임입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그는 또한 이 시대의 최대의 희생자이기도 합니다. 그가 검찰 조사에서 답변한 내용 중에 매우 충격적인 내용이 있습니다. 자신이 창녀촌을 이리저리 전전했던 이유는, 이 세상에서 전직 대통령의 아들인 자기 자신을 한 인간으로 따뜻하게 대해 주었던 사람들은 창녀들밖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 기사를 읽던 날, 한 그리스도인으로 말할 수 없는 자괴심과 수치심을 느꼈습니다. 저 자신을 포함해서 이 땅에는 1천만 명이 넘는 그리스도인들이 있고 수만개의 교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이 얼마나 이기적이면, 자기 자식밖에 모르면, 이 시대의 최대의 희생자인 그 가련한 한 인간으로 하여금 오직 창녀로부터만 참된 위안과 평안을 얻게끔 방치해 두었겠습니까?
 
그러나 이것은 이 시대만의 이야기는 결코 아닙니다. 토스토에프스키가 쓴 `죄와 벌'을 보십시오. 고리대금업자인 전당포 노인같은 인간 쓰레기는 이 사회에서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는 신념으로, 도끼로 그 노파를 찍어 죽였던 라스꼴리니꼬프가 누구를 통해서 거듭났습니까? 목사를 통해서 입니까? 교인을 통해서 입니까? 러시아 정교회 사제를 통해서 입니까? 창녀 쏘냐를 통해서 거듭났습니다. 톨스토이의 부활 속에 등장하는 네플류도프는 또 어떠합니까? 그 역시 창녀 카츄사에게서 속죄를 구하고 있습니다. 라스꼴리니꼬프와 네플류도프가 창녀에게서 위로를 얻고 평안을 얻고 속죄의 동기를 얻던 그 시대에, 기독교는 제정 러시아의 국교였습니다. 도처에 십자가요 그리스도인들 천지였습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교회와 교인은 창녀보다도 더 못했다는 것을 토스토예프스키와 톨스토이는 자기 작품을 통해서 고발하고 있는 것입니다.
 
불신자들이 창녀에게서 참된 위로와 평화를 얻고 창녀로부터 참회의 동기를 부여받는 시대라면, 그것은 기독교의 위기를 의미합니다. 그리스도인이란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살아가는 자인데 반해, 예수 그리스도는 그와 같은 이기적인 모습을 한번도 보이신 적이 없었습니다. 그분은 마지막 순간까지 남을 생각하고 남을 위해 기도하고 남을 위해 죽으셨던 분입니다. 창녀가 그리스도인보다 더 참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 그것은 그리스도인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 것일 뿐이기에, 기독교의 위기가 아닐 수 없는 것입니다.
 
오늘의 본문 1 절이 이렇게 시작되고 있습니다.
 
"예수께서 이 말씀을 하시고 제자들과 함께 기드론 시내 저편으로 나가시니 거기 동산이 있는데 제자들과 함께 들어가시다"
 
우리는 지난 주일 기드론 시내의 의미에 대하여 깊은 묵상을 나누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본문이 말하는 동산이란 곧 겟세마네 동산임도 이미 말씀 드렸습니다. 그런데 본문 2절 상반절이 이렇게 증거하고 있습니다.
 
"거기는 예수께서 제자들과 가끔 모이시는 곳이므로"
 
`가끔'이라면 어느 정도를 말하는 것입니까? 2 주일에 한번 혹은 1 주일에 한번정도이면 가끔이 됩니까? 만약 그런 의미라면 이 표현은 적절치 않습니다. 헬라어 원문에는 pollakis란 단어가 사용되고 있는데, 이 단어는 대단히 많다는 뜻을 지닌 형용사 polus에서 파생된 부사로써, 그 의미는 `자주'란 말입니다. `여러번'이란 말입니다. `틈만 나면' 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본문과 똑같은 장면을 증거하고 있는 누가복음은 이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예수께서 나가사 습관을 좇아 감람산에 가시매 제자들도 좇았더니"(눅 22:39)
 
얼마나 자주 갔으면 습관이 붙었겠습니까? 가끔 가서는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주님께서 당신의 죽음을 목전에 둔 이 최후의 순간에 습관을 좇아 가셨다는 것은, 몸은 피곤했지만, 굳이 가지 않아도 되지만 그러나 평소의 습관에 따라 반사적으로 나아가셨다는 의미입니다. 그만큼 자주 가시던 그 동산에서 주님께서 드린 마지막 기도의 내용이 무엇이었습니까?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 였습니다. 홀로 살고 싶은 이기적인 마음을 버리고, 하나님의 뜻에 따라 모두를 살리기 위해 십자가의 죽음을 받아들이겠다는 결단의 기도였습니다. 철저하게 남을 위한 기도였습니다. 그것도 한 두명의 타인을 위한 기도가 아니라, 만민을 위한 기도였습니다. 그래서 이 겟세마네에서의 기도야말로 기도의 극치요, 우리 기도가 다다라야 할 최후의 목표입니다.
 
생전 저희 어머님께서는 당신의 장례식과 관련하여 세가지를 당부하셨습니다. 첫째, 그 날은 영원한 생명이 시작되는 날이요, 주님과 결혼하는 날이므로 슬픈 노래를 부르지 말아라. 둘째, 힘차고 기쁜 노래를 불러 달라. 셋째, 찬송가 231장과 194장을 반드시 불러 달라.
 
그래서 소천하시기 나흘 전, 온 가족들이 우리집에 다 모여 어머님 앞에서 예배를 드리면서 장례식날 슬퍼하지 않고 어머님이 누리실 영적 기쁨에 동참할 것을 다짐했습니다.
 
지난 화요일 소천 이틀전 밤, 의식이 없는 어머님께 지난 48년 어머님과 함께 생활하던 중 생각나는 이야기들을 해드렸습니다.
"어머님, 제가 유치원 다닐 때 크리스마스 행사 인사말을 하기로 했으면서, 막상 당일 유치원에 도착하여서는 부끄러워 하지 않겠다고 했지요. 어머님께서는 저를 화장실로 데리고 가셔서 이렇게도 달래 보시고 저렇게도 달래 보셨지만 끝내 제가 말을 듣지 않자 마구 꼬집으시던 것 생각 나십니까? 국민학교 때 제가 학교에서 똥을 싸지 않았습니까? 하루종일 시치미를 떼고 앉아 있다가 집에 도착하여 어머니의 얼굴을 마주치는 순간 제가 울음을 터트렸던 것 기억 나십니까? 아버님께서 소천하였을 때 장례식을 다 마친 다음 겨우 15살 된 저를 향해, 이제부턴 네가 이 집 호주이니 호주다운 몸과 마음을 지니라고 당부하셨었지요. 어머님 연세 75세가 되셔서야 친손자 승훈이를 얻으시고 너무나 기쁘고도 감사하여 밤이고 낮이고 눈물을 흘리시던 일을 기억하십니까?"
 
그리고 언제 운명하실 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아이들을 불러 할머니께 마지막 인사를 드리도록 했습니다. 아이들이 찬송을 부른 뒤, 할머니를 위해 기도 드렸습니다. 그리고 승훈이부터 한 명씩 할머니 얼굴을 드려다 보면서 인사를 드렸습니다.
 
"할머니, 그 동안 할머니와 무척 즐거웠습니다. 저희들은 할머니의 손자로 태어난 것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천국에 먼저 가 계시면 이 다음에 저희들도 가겠습니다."
 
그리고 할머니 얼굴에 정성스럽게 뽀를 해 드렸습니다. 그 날밤 서재에 홀로 앉았을 때 흘러내리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습니다. 슬픔의 눈물이 아니라 가슴 밑바닥으로부터 끓어오르는 감사와 감격의 눈물이었습니다. 예수님 아니시라면 우리가 어찌 이 세상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영별을 할 수 있겠습니까?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한 영원한 생명의 통로가 되어 주시지 아니하셨다면 억울해서 어찌 사랑하는 사람을 남겨 두고 먼저 이 세상을 떠날 수 있으며, 가슴이 메어져서 어찌 사랑하는 자를 죽음 속으로 보낼 수가 있겠습니까?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께서 마지막 순간까지 우리를 위하여 기도하시던 분이 아니셨다면 이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 평소에 기도하시던 분이셨기에, 습관이 붙을 정도로 쉬임없이 기도하셨던 분이시기에 십자가 위에서 우리를 위하여 영원한 생명의 통로, 영원한 생명을 향한 관문, 영원한 생명을 위한 능동적 수송선이 되실 수 있었던 것입니다.
 
지난 주일 말씀 드렸듯이 예루살렘 성과 감람산은 기드론 시내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보고 있습니다. 감람산 꼭대기에 서면 예루살렘 성과 예루살렘 사람이 내려다보이지만 감람산 아래쪽에 위치해 있는 겟세마네 동산에서는 예루살렘 성과 예루살렘 사람을 올려다보아야만 합니다.
 
사람을 내려다보는 높은 마음으로는 절대로 사람을 위해 기도할 수 없습니다. 사람을 올려다보는 낮디 낮은 마음을 가질 때에만 사람을 위하여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 라는 기도를 할 수 있으며, 그때에만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세상을 살리고 맑히고 밝히는 빛과 소금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이 땅에 오신, 그리고 오실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대강절 네 번째 주일입니다.
 
겟세마네 동산에서 예루살렘 사람들을 올려다보시던 예수 그리스도의 그 마음을 닮지 않으시겠습니까? 당신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만인을 위하여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 기도하시고, 그 기도를 실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지 않으시겠습니까?
 
참된 회개와 진정한 참회가 필요한 세상 사람들이 뒷골목의 창녀가 아니라 그리스도인인 우리를 찾아오는 생명의 삶을 구가하기를 원하십니까? 그렇다면 겟세마네를 우리의 습관이 되게 하십시다. 습관을 좇아 겟세마네로 나아가십시다. 계획은 예루살렘도 세울 수 있고 설계도는 갈릴리에서도 그릴 수도 있지만, 그러나 구체적인 새 역사는 오직 겟세마네로부터만 시작됩니다.
 
기도 드리시겠습니다.
 
내가 어디에 있건 그곳을 겟세마네로 삼는 자가 되게 하옵소서. 사람들을 내려다보는 것이 아니라, 올려다보는 것이 우리의 습관이 되게 하옵소서. 시간이 갈수록 우리의 기도가 더 많은 사람을 향해 확대되게 하옵소서. 기도에서 사랑을 길어 사람들의 목을 추겨 주게 하시고, 기도 속에서 양식을 구해 사람들을 채워 주는 자가 되게 하시고, 기도 속에서 기름을 얻어 오롯이 세상을 밝히는 등불이 되게 하시고, 기도속에서 능동적인 생명의 힘을 얻어 많은 사람들을 기드론 시내로 인도하는 생명의 길잡이가 되게 하옵소서. 이 세상을 위해 우리가 질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십자가는 기도의 십자가임을 깨닫게 하옵소서. 어떤 경우에도 창녀보다 더 못한, 병든 그리스도인이 되지 않게 하여 주옵소서.
―― 아멘 ――

 
출처 : 주님의 시선
글쓴이 : 카페지기 원글보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