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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구약신학의 동향논의에 대한 5편의 논문들을 읽고 나서
전주대학교 신학대학원 구약전공 라황용
1. 장일선선교수의 1989년에 발표한 논문 "구약 학계의 세대교체와 폰 라트ㅡ 이후의 구약신학의 위상"에서 폰라트 이후 구약신학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거물이 아직 나타나지 않았으나 그러나 1970년대 이후 구약신학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것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보았다. 한국에서 폰 라트의 구약신학을 집대성한 인물은 김정준박사며, 폰라트도 김정준 박사도 우리 곁을 떠나갔다. 장일선 교수는 폰라트의 뒤를 이어 렌트로프, 김정준의 뒤를 이어 김이곤, 민영진, 임태수 교수의 세대교체를 시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폰 라트 이후 시대 구약신학의 패러다임이 "역사"에서 "언어"로, 즉 통시적 방법에서 공시적 방법으로 그 축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 경전적 방법은 과거 지향적인 성서해석 방법을 현재의 초점으로 그 관심을 돌리는데 성공했으며 학자들의 전유물인 성서연구도 교회의 강단으로 다시 돌려보내는데 공헌을 한 것이다. 하지만 경전비평이 본문의 최종형태를 강조하며 신학적인 의미를 강조하다보면 역사비평 이전의 단계로 돌아갈 우려가 있기에 반드시 경전비평은 역사비평을 토대로 그 다음 단계의 해석방법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바아나 하젤이 주장한 비역사적인 문학비평의 일환으로 "이야기"가 구약성서를 새롭게 이해할 핵심적인 카테고리로 보고 있다. 하지만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구약 본문을 이야기라는 패러다임으로 읽을 때 실제 일어난 일과는 상관 없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점과 구약 성서전체를 이야기로 볼 수 있느냐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2. 그리고 장일선교수와 샌프란시스코 신학교 로버트 쿠트교수의 1994년에 있었던 대담 "최근 구약신학의 동향"에서 그의 예언서 연구 접근방법을 "농업생산력의 증대"라는 말로 당시 정치, 경제, 사회적인 문제를 성서 당시의 사회적인 요소를 연구하는 방식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연구함에 있어 역사 비평적인 검증을 해야한다는 것을 덧붙였다. 쿠트박사의 학문연구의 촛점은 하나님의 말씀을 보면서 성서속에 나타난 하나님의 말씀이 과연 무엇인가?를 다루고 있다. 즉 창조주 하나님과 피조물 인간관의 계속적인 관계속에서 역사,현실,세계가 적용될 수 있다고 믿고 있으며, 신약과 구약을 통전적으로 연구함으로 성서신학의 거시적인 안목을 갖되, 구약성서를 신약성서의 관점이 아니라 구약성서 그 자체로 읽고 이해해야 한다는 점, 곧 구약성서적 바탕 위에서 신약성서를 읽을 때 신약성서를 올바로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 나에게 큰 교훈으로 다가왔다.
3. 김영일의 "창조 중심의 구약신학의 새로운 패러다임론 연구”를 통해 김영일교수는 Walter Brueggemann의 1996년에 발표한 논문 "The Loss and Recovery of Creation in Old Testament Theology"(구약신학에 있어서 창조의 상실과 회복)을 토대로 창조 중심의 구약신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연구하고자 하였다. 왜냐하면 브루거만의 이 논문이 구약신학의 최근 동향을 설명하는데 주목할 만한 공헌을 하고 있다는 필자의 판단 때문이다. 그는 먼저 브루거만의 논문의 주요내용을 소개하고, 그의 주장에 대하여 특히 그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신학적 평가를 비판적으로 고찰하고 있으며, 이어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현대적 적용의 가능성과 그 한계를 보완하고자 하였다.
하나님의 역사 활동이 중요한 것과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창조 활동도 중요한 것이다. 창조신학은 특히 창조가 하나님의 축복 활동과 관계가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축복의 신학의 견지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생명과 생성력의 질서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창조신학은 또한 생명 신학으로 이해 될 수 있다. 축복의 신학 혹은 생명 신학으로서 창조신학은 오늘날 인류가 당면하고 있는 심각한 제 문제 -예를 들면, 생태계의 위기, 생명 경시 풍조, 여성의 성차별, 인간의 유전자 복제 가능성을 비롯한 과학 만능주의, 노인 소의 -등를 해결하는데에 긍정적이 기능을 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나아가 창조신학에는 또 다른 측면의 긍정적인 기능이 있다. 그것은 해방적 기능인데 이 기능은 창조신학이 이 세상의 질서 즉 하나님이 창조하셨고 지탱하시는 보편적인 공의와 질서와 관계가 있다는 기본 인식에 기초하고 있다. 이 해방적 기능을 보여주는 본문의 예로 출애굽기와 창세기 1장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이러한 해석은 일반적인 견해, 즉 구원사 신학은 정의와 해방과 아무 관계가 없다고 보는 시각을 극복하고자 하는 하나의 시도라고 본다.
창조신학을 이 세상의 질서와 해방적 기능의 관점에서 이해할 때 또 다른 차원의 긍정적 기능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오늘날 세계가 특히 한국 사회가 직면해 있는 주요 문제는 무질서와 혼돈의 위협이다. 특히 황금 만능주의와 부패 가정윤리와 성 윤리의 타락 및 폭력으로 야기되는 도덕적 질서의 붕괴는 인간답게 살맛나는 인간 공동체의 존립을 매우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창조신학은 하나님이 본래 의도하신 창조의 질서를 회복함으로써 혼돈과 불의의 세력 및 우상 숭배와 허위의 세력에 맞서 정의와 공의를 실현하고 생명과 진실과의 조화를 촉진하여 평화(샬롬)를 이룩하는 세상을 만드는 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교회는 창조신학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이러한 두 가지 차원의 긍정적인 기능들을 그 선교적 과제에 진지하게 반영해야 할 것이다.
구약 신학에 있어서 창조 중심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확실히 구약의 메세지를 구원사 위주의 입장에서 벗어나 균형있게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창조신학 그 자체만으로는 결코 충분하지가 않다. 본인는 창조를 구약신앙 내지 성서적 신앙의 그 지평으로 삼는 입장이 구원사 신학을 구약 메시지의 그 본질적 위치에서 배제하기 때문에 그 자체만으로는 이야기신학에 이어 또 다른 편향된 관점으로 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브루거만이 논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은 그 공헌에도 불구하고 아이러니칼하게도 기존의 지배적인 모델에 의해 보완되어야 한다. 역사와 창조 역사에서의 하나님의 구원행위와 하나님의 창조 활동이 긴장 관계이지만 상호보완적인 밀접한 관계를 통해 다함께 하나님의 포괄적이고 통전적인 구원의 목표를 지향한다고 하겠다. 구약신학에서 바람직한 패러다임은 창조 중심의 패러다임이라기보다는 창조와 역사가 필수적 요소로 밀접하게 공존하는 제3의 패러다임이라고 본다.
4. 김이곤의 1998년에 발표된 "20세기의 회고와 21세기 구약신학의 전망"에서 구약신학이 새로운 형태의 말시온적 도전 앞에 아무런 대안도 없이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었다고 전제한 후 20세기 구약신학을 회고해 볼때 역사주의 비평학이 경전문학의 배후 역사와 그 삶의 환경을 밝히는데는 최선의 도구였으나 "케리그마 발굴"을 비학문적인 일로 간주함에는 결정적인 약점이 되었다는 점이다. 따라서 새 밀레니엄시대위 위해 성서신학을 어떻게 할 것인가? 최종형태의 본문을 성서의 배후의 고찰과 아울러 연구함으로 "케리그마의 발굴"을 위한 사명감을 가지고 해야한다는 것이다. 성서의 내용인 신의 현실을 바르게 함이 성서연구의 최우선의 의무이어야 할 것이다. 김이곤 교수는 그 예로서 비록 완벽하지는 않지만 차일즈의 출애굽기 주석을 추천하고 있다.
5. 마지막으로 임태수의 2001년 발표한 "한국 구약학의 회고와 전망"에서 지난 100년간 한국 구약학계의 흐름과 활동사항을 7가지 테제로 나누어 전체적으로 회고, 반성, 전망해 보고자 하였다. 현재 한국 신학대학 교수들이 그 수준은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수가 된 다음에는 학문적 업적이 세계적인 수준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을 통탄하며, 한국 신학이 너무 서구신학에 의존하고 있으며, 창조적인 자기신학, 한국적 신학을 하지못하고 있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하였다. 뿐만아니라 신학교수들의 업적이 세계적인 수준이 되지 못하는 이유를 제시하며, 그 바람직한 방향도 제시하였다.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뿐만아니라 한국신학계에 뚜렷한 학파가 형성되지 않고 있는 것과 창조적인 한국 신학, 아시아 신학, 동양신학을 기대하며, 서구신학의 편식에서 아시아, 아프리카 신학과의 교류에 고나심을 가지고 실천해야 하며, 신학과 목회강단과의 거리가 너무 멀기에 그 간격을 줄이는 수고가 있어야 할 것이며, 구약신학이 오늘 우리(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으며, 우리(나)의 구체적인 삶에 어떻게 실천되어야 하는가?하는 질문에 답을 주어야 한다. 뿐만아니라 성서해석방법론이 역사비평방법을 약점을 넘어서는 방법이 경전적 방법, 경전전 성서해석, 통째로 성서읽기등으로 불리우는 방법론이다(크뤼제만, 렌트로프,스테크, 젠거, 로핑크) 이 시대에 성서신학이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중에 하나는 구약과 신약을 다 함께 아우르는 신학을 어떻게 수행할 것이냐하는 것이다. 가블러이후 조직신학으로 부터 분리해 온 성서신학이 또 다시 구약신학과 신약신학으로 분리되어 거의 독립학문으로 다루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구약신학과 신약신학이 어떠한 형식으로든 연결시키고 극복되지 않으면 안 될 과제인 것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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