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목제와 신약예배 옛 언약 백성 이스라엘은 매년 세 차례 무교절과 오순절과 장막절에 예루살렘 성전으로 나아가 여호와 하나님을 뵈었다. 이스라엘이 여호와를 뵙는 일은 공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제사 드리는 일로 구현되었다. 이스라엘의 제사 규례는 성막 및 제사장 제도와 더불어 시내 산 언약의 근거와 성격과 목적1)을 구현하는 주된 방편이었던 것이다.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애굽 땅 종 되었던 집에서 건져 내사 시내 산에 이르게 하시고(출 1-18장), 시내 산에서 언약을 맺으신 다음에(출 19-24장), 모세를 산으로 불러 십계명을 기록한 언약의 돌비를 주시고 그와 아울러 성막과 제사장 제도를 내려 주셨고 그에 따라 성막을 만들게 하셨는데(출 25-31장, 참조. 35-40장), 제사장이 여호와께서 임재하시는 성막에서 제사를 드림으로써(레 1-7장, 8-10장) 제사장 나라(레 11-16장)와 거룩한 백성(레 18장 이하)으로 서서 나가게 하신 것이다. 이스라엘의 거룩한 제사 예법은, 신의 노여움을 피하고 지상의 행복을 얻으려고 제물을 정성껏 준비하여 바치는 이방의 제사와 근본적으로 달리, 여호와 하나님께서 먼저 은혜로 이스라엘을 구속하신 터 위에서 여호와 하나님께 가까이 나아가 하나님과 거룩한 교통을 나누는 것이며, 하나님께서 가까이 나아온 언약 백성에게 허락하시는 거룩한 사랑과 다스림을 받는 일이다. 레위기의 제사 규례(1-7장)는 번제, 소제, 화목제, 속죄제, 속건제를 제시하는데, 이 오대 제사는 앞서 밝힌 언약의 의미(구속, 헌신, 교제)를 표시하는 절차를 공통적으로 갖고 있으면서, 그와 동시에 각각의 독특한 특징을 표시하는 내용을 갖고 있다. 가령, 번제는 짐승의 전부를 불로 살라 연기로 변하게 하여서 자신의 전부가 여호와의 것임을 인정하여 드리는 뜻이 있고, 소제는 유일한 곡물 제사로서 자기 생활의 전부를 여호와의 것으로 인정하여 드리는 뜻이 있으며, 속죄제는 피를 처리하는 정교한 절차를 통하여 첫 언약의 저주와 죽음을 상징하는 부정의 상태에 처하였을 때에 거기서 벗어나 다시 여호와께 가까이 나아갈 수 있는 정결한 상태로 회복시키는 제사이며, 속건제는 배상의 독특한 절차를 통해서 여호와의 거룩하심을 침해하는 상태에서 벗어나 다시금 거룩하신 여호와 앞에 나아가 하나님의 영원한 영광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제사이다. 언약 백성이 절기를 당하여 예루살렘에 모일 때에, 언약의 중보자인 제사장들은 매일 드리는 상번제(常燔祭)와 소제 외에 번제와 속죄제를 공적 제사로 드리는 데 반해 이스라엘 백성 각각은 주로 화목제를 준비하여 드린 듯하다. 이 화목제는 다른 네 제사와 더불어서 시내 산 언약의 목적을 구현하는데, 그 내용을 자세히 살피면 은혜 언약의 거룩한 목표, 즉 하나님의 거룩한 사랑과 다스림 아래서 의와 평안과 기쁨이 가득한 언약의 나라의 모습이 드러난다(참조. 롬 14:17). 화목제가 다른 희생 제사들과 구별되는 독특성은 제사 드리는 사람이 희생(犧牲)에 안수하고 제사장이 그 피를 흘려 번제단 사면에 뿌린 다음에 희생의 부분들을 처리하는 절차에 분명히 나타난다. 번제의 경우에는 가죽을 제외한 희생의 전부를 불로 태워 연기로 바뀌게 하고, 속죄제와 속건제의 경우에는 기름은 여호와께 태워 드리고 고기는 제사장에게 돌아가게 한다.2) 반면, 화목제의 경우에는 첫째로 모든 기름은 태워 연기로 바뀌게 하여 여호와께 드리고, 둘째로 가슴은 요제(搖祭)3)의 절차를 통해서 아론의 자손들에게 돌아가게 하며, 셋째로 오른 뒷다리는 거제의 절차를 통해서 해당 제사를 드린 제사장에게 돌아가게 하고, 마지막으로 나머지 고기는 제사를 받으신 여호와께서 제사 드리는 사람에게 돌려주신다. 화목제의 이 절차에는 무엇보다도, 제사 드리는 희생 전체를 대표하는 기름을 태워서 연기로 바뀌게 하여 여호와께 드림으로써 제사 드리는 사람 전체가 여호와의 특별한 소유임을 표시하는 의미가 있다. 제사장이 제사 드리는 사람을 대신하고 대표하여 기름을 태워 드릴 때에, 제사 드리는 사람은 여호와께서 대속의 은혜 위에서 자신과 언약을 맺으시사 여호와의 경영하시는 목적에 쓰시려고 특별한 소유로 삼으신 사실(참조. 출 19:5; 신 7:6; 26:18; 레 20:26)을 고백하고, 여호와께서 경영하시는 일에 자신을 온전히 드린다. 둘째로, 제사 드리는 사람은 요제의 절차와 거제의 절차를 통해서 희생의 가슴 부위와 오른 뒷다리를 여호와께 드리고 그런 다음에 여호와께 명하신 대로 그것들을 제사장에게 돌려드림으로써, 자신의 생활 전체가 여호와께서 세우신 중보 직분을 중심으로 경영되어야 할 것을 고백하고, 그 고백에 따라서 ‘제사장 나라’와 ‘거룩한 백성’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하여 세우신 제사장들과 하나 되어 매일 매 순간을 살아가는 뜻을 표시한다. 셋째로, 여호와께서 자기 백성이 제사장을 통하여 성막에서 드린 화목제를 받으실 때에 나머지 고기를 제사 드린 사람에게 돌려주시는데, 제사 드린 사람은 여호와께서 돌려주신 그 고기를 가족과 친척과 친구(이웃의 고아와 과부가 여기에 포함된다)와 레위인과 더불어 여호와 앞에서 먹음으로써 언약의 나라의 아름다운 세계를 표현하고 구현한다. 이 모든 날 마지막에 하나님의 독생자께서 참사람으로 여자에게서 나시고 참이스라엘 사람으로 율법 아래 나시사, 성막과 제사장과 제사에 관한 모든 규례가 이스라엘의 중보자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되어(참조. 히 7-10장) 하나님께서 사람을 창조하신 본의가 그리스도를 믿는 신자 안에서 이루어지게 하셨다. 그리스도께서 온전한 제사를 단번에 영원히 하나님께 드리신 까닭에, 이제 신약의 교회와 신자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께서 기쁘게 받으시는 제사를 드리며 살 수 있게 되었다(참조. 롬 12:1-2; 엡 5:1-2; 히 2:11-12; 13:15-16). 신약 교회는 매 주일 하늘의 부르심을 받아 그리스도 안에서 성신으로 하나님께 가까이 나아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자녀와 친백성답게 하나님과 거룩한 교통을 나누게 되는데, 그 정점은 성신을 의지하여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우리 자신을 하나님의 것으로 헌상하는 데 있다. 여기서 우리 마음은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베푸신 은혜와 사랑에 대한 감사로 가득하게 되며, 하나님을 전부로 알고 하나님만 모시고 하나님의 뜻을 이루며 살려는 심정으로 가득하게 된다. 우리의 감사하는 심정은, 하나님을 전심으로 사랑하시며 그 모든 뜻을 순종하며 사신 그리스도께 우리의 생활 전체를 드려서, 그리스도께서 성신과 말씀(과 성례)을 통하여 허락하시는 새 생명으로만 살려는 태도로 나타난다. 오직 그리스도로만 옷 입고 행하려는 태도로 우리는 그리스도적인 인격과 능력을 발휘하여 성신을 좇아 서로를 그리스도의 형제로 대하면서 온전한 형제 사랑 가운데 거룩한 통일을 이루며 산다. 이로써 그리스도께서 그 안에서 전부가 되시는 세계,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나님께서 만유 가운데 만유의 주가 되시는 세계가 역사 위에 부분적으로나마 나타나며, 우리는 이 거룩하고 영원한 세계가 장차 그리스도께서 재림하실 때에 완전한 모습으로 나타나게 될 날을 간절히 소망한다. 우리는 이러한 예배에서 하나님 나라의 영광을 보며, 그 밝고 거룩하고 영원한 빛 가운데서 영원한 나라를 향하여 전진한다. 그리스도 안에서 성신으로 아버지께 나아가는 참된 예배와 참된 예배를 드리는 새 언약의 안식일은 죄와 사망의 어두운 세상 중에, 배도(背道)의 탁류 가운데, 찬란하고 거룩하게 빛나는 징검다리이며, 이 징검다리는 그리스도의 재림 시에 나타날 영광의 목표로 우리를 흔들림 없이 인도한다. 새해에도 주님의 교회 안에 이런 은혜가 가득하길 바라 마지않는다. --------------------------- 1) 이 내용은 언약을 체결하기 직전에 주신 언약의 전문(前文)에 잘 드러난다. “4나의 애굽 사람에게 어떻게 행하였음과 내가 어떻게 독수리 날개로 너희를 업어 내게로 인도하였음을 너희가 보았느니라. 5세계가 다 내게 속하였나니 너희가 내 말을 잘 듣고 내 언약을 지키면 너희는 열국 중에서 내 소유가 되겠고 6너희가 내게 대하여 제사장 나라가 되며 거룩한 백성이 되리라. 너는 이 말을 이스라엘 자손에게 고할지니라”(출 19:4-6). 4절은 언약의 근거, 5절은 언약의 성격(여호와의 특별한 소유가 되는 관계), 6절은 언약의 목적을 각각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세 가지 내용은 뒤에서 언급하는 제사의 세 가지 공통된 의미에 상응한다. 2) 속죄제에서 대제사장이나 온 회중의 죄를 속하는 경우에는 희생의 피를 성소 안에서 처리하는데 이 경우에는 고기를 제사장에게 돌리지 않고 모두 진 바깥에서 전소(全燒)시키지만, 족장이나 개인의 죄를 속하는 경우에는 그 피를 성막 뜰에서 처리하는데 이 경우에는 고기를 제사장에게 돌린다. 소제는 희생으로 드리는 제사가 아니라 통상 고운 가루와 기름과 유향으로 드리는 곡물 제사이지만, 기름을 섞은 일부 고운 가루와 유향 전체를 여호와께 드리고 나머지는 제사장에게 돌아가게 하는 점에서는 비슷한 면이 있다. 3) 요제(搖祭)는 흔들어 드리는 제사라는 뜻인데, 그 용례를 자세히 살피면 오히려 여호와께 들어 올려 드리는 제사로 보인다. 반면에 거제(擧祭)는 들어 올려서 드리는 제사라는 뜻이지만 실은 단순히 들고 서서 여호와께 예물로 드리는 제사로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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