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vid Feddes)그 왕과 나 / 마27:37

그 왕과 나              마27:37

 

David Feddes /  The King and I

 

 

구약 열왕기서를 읽어보면, 이스라엘에는 선한 왕보다는 악한 왕이 절대 다수로 많았다.

비단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나라의 왕조실록은 비슷하리라.

일단 왕이 되면, 부패하지 않고 지내기란 무척 힘들다 ←그것을 ‘권력의 속성’이라 말한다.

 

▶왕처럼 사는 현대인

오늘날 현대인 각자는 옛날 왕이 부럽지 않게 살고 있는데....

좋은 점도 있겠지만, 문제는 옛날 이스라엘의 왕처럼 타락하기도 쉽다는데 있다.★

 

현대인은 옛날 왕들이 살았던 궁궐보다 더욱 시원하게, 더욱 따뜻하게 지내고 있다.

옛날 왕들이 먹었던 산해진미 궁중요리에 못하지 않는 다양한 각국 요리를 즐긴다.

옛날 왕들은 밤에는 등불 켜고 어둡고 침침하게 살았지만, 지금 우리는 훨씬 환하게 산다.

 

현대인들은 옛날 왕들이 타고 다니던 화려한 마차보다 더 좋은 자동차를 타고 다닌다.

옛날 왕들이 다니던 좁고 울퉁불퉁한 돌길보다 더욱 넓고 잘 포장된 길로 다닌다.

옛날 왕들의 전령사가 전해주던 편지보다 더 편리한 방법으로 신속하게 편지를 주고받는다.

 

현대인들은 옛날 왕들의 주치의보다 더욱 발전된 의료 혜택을 받는다.

옛날 궁궐에는 악사들과 광대들이 있었지만, 요즘 텔레비전은 그것보다 더한 오락을 준다.

옛날 궁궐에는 여자도 여럿 있었지만, 오늘날 텔레비전에도 어여쁜 여자들이 많이 나온다.

아니 세계에서 내로라는 미남미녀들이 나와서 안목의 정욕으로 미혹한다.

 

▶현대 왕의 문제점

현대인들이 왕처럼 살고 있으니 참 좋긴 좋은데...

문제는 구약 이스라엘의 왕들처럼 하나님을 멀리 떠나 타락한다는데 있다.★

 

오늘날 뉴스에 계속 등장하는 각종 게이트와 권력형 비리를 볼 적마다,

무작정 그들을 비난하기에 앞서, 내게도 저런 왕 같은 권력이 있었다면,

어쩌면 저들보다 더 심하게 잘못될 수 있다는 경계를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을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며, 그렇지 않는 자녀를 둔 부모가 과연 몇이나 될까.

 

사람은 조금만 권력을 쥐고 높은 자리에 올라가면 다른 사람을 무시하고 깔본다.

전에 그렇지 않던 선량한 사람이, 이제는 강퍅하고 몰인정한 인격으로 변한다.

더욱이 자기 권좌를 지키기 위해서 처절한 약육강식의 경쟁에서 약자들을 서슴없이 죽인다.

 

마치 옛날의 왕처럼, 다른 사람이 자기를 일절 간섭하지 못하게 한다.

그리고 할 수만 있으면, 영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은 적당한 시기에 바꿔치워 버린다.

 

할리우드의 유명한 스타들이 배우자를 몇 번씩 바꾸는 것을 보고 혀를 차지만

보통 사람이 그 정도 부와 인기를 누리고 산다면, 더 했으면 더하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색다른 왕 A Different King

그는 모든 세상 권력의 수여자요, 이 세상 모든 만물의 소유자이셨다. 만왕의왕, 만주의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분은 그 보좌를 초개처럼 버리셨다.

편안한 궁궐도, 수많은 종들도, 화려한 영광도 다 버리셨다.

세상을 구원하시기 위해서라면, 그 분은 자기 왕의 지위를 버리는 것을 마다하지 않으셨다.

 

그분은 자신을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다(빌 2:6-11).

그러자 하나님은 모든 무릎이 그 앞에서 꿇게 되는 지위를 다시 회복시켜 주셨다. 

하나님은 의로우신 재판장이 되셔서, 왕의 지위를 버린 그를 영원한 왕으로 세워 주셨다.

 

※어느 쪽을 택할 것인가?

오늘 현대인들은 모두 왕처럼 살고 있다. 국정 전반에 대해서도,

마치 왕처럼, 자기 개인적 소신을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자유롭게 피력하고 있다.

 

그러나 자기 권한을 절제할 줄 모르다가, 구약의 왕들처럼, 몰락하는 길이 있고,

자기 권한을 다 버리고 희생하다가, ‘영원한’ 권한을 되돌려 받은 왕(예수님)의 길이 있다.

세상 모든 사람이 왕처럼 사는 이 시대에, 왕으로서 왕권을 버리고 사신

예수님의 청빈의 모습은 참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오늘날 내가 왕이라고 정말 왕처럼 산다면, 우리는 시 2편에 나오는 세상의 군왕들처럼,

도리어 주님을 대적하는 왕이 되고, 하나님은 우리를 최대의 원수로 여기실 것이다.

왕이지만 왕권을 포기하신 예수님 - 오늘날 현대인들에게 주시는 삶의 모범이시다.★

포기하지 않으면, 누구든지 언론에 오르락내리락하는 주인공 된다. 특별한 사람 별로 없다.

   

▶검사와 변호사

고시에 합격하면 검사 생활을 하다가 변호사 개업을 하는데,

검사 시절엔 그 사람의 불리한 점을 캐다가, 변호사가 되면 반대로

그 사람의 유리한 점을 캐게 되고 정상을 참작케 된다.

 

세상에는 검사와 변호사 모두 필요하다. 그런데 세상 언론은 주로 검사 편에 선다.

언론은 국민 여론을 대변하거나 주도하는데, 속성상 검사적인 입장이다.

 

예수 왕은 검사와 변호사적인 특성을 모두 지니셨지만,

아무래도 변호사적인 역할을 더 많이 하셨다.

“우리를 변호해 주시는advocate 예수 그리스도가 계십니다”(요일 2:1)

 

성도들은 가급적 변호사적인 입장에 서는 것이 좋다고 본다.

예수님의 제자이니까. 모두가 시류를 쫓아 검사 편에 서서 비판하는 살벌한 세상에서,

아무도 이단아처럼 변호사 편에 서지 않는다. 세상은 무조건 나쁘게 본다.

검사처럼 나쁜 점만 찾는다. 선한 의도로 한 행동도 어떻게 해서든지 나쁘게 해석하려 든다. 

 

그렇지만 성도는, 나이팅게일이 아군도 적군도 모두 함께 치료해 주었던 것처럼,

모두를 감싸고 변호해 주는 것이 예수 제자로서의 도리다. 세상도 그것을 바란다.

 

세상이 잠잠하고 벙어리처럼 조용히 잠들었을 때는 검사처럼 정의를 외칠 필요 있다.

소 잃기 <전에> 외양간 고쳐야 된다고 외치는 사람은 참된 하나님의 선지자이다.

 

그러나 소 잃은 <후에> 외양간 안 고쳤다고 심하게 비판하면 안 된다. 뒷북치는 식이다.

세상이 모두 시끄럽게 비판하고 돌 던질 때는, 성도는 변호사가 되어 위로하는 것이 옳다.

일단 불미스런 사건이 터지고 나면, 검사석에는 자리가 매어 터진다. 그러나 변호인 석에는 텅 비어있다.

그러므로 성도는 변호인 석을 메우는(채우는) 것이 옳다고 본다.

안 그러면 세상에 남을 사람 아무도 없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