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 779회] - 두 왕의 장례식
“네가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 갈 것이니라.” (창세기 3:19)
2015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왕 압둘라의 장례식이 있었습니다. 이슬람의 종주국이요 이슬람의 지도자격인 사우디 왕의 장례식이라고 믿을 수 없을 만큼 간소하게 치러졌습니다. 이슬람 수니파 교리에 따르면, “사치스런 장례는 우상숭배다.”라 하여, 서거(逝去) 당일 24시간 안에, 남자 친척들만 참석한 가운데, 수도에 있는 공동묘지에 묻혔습니다.
시신은 관도 없이, 흰 천만 둘렀으며 묘는 봉분을 하지 않고 자갈을 깔아 흔적만 남겼습니다. 비문도, 세계 지도자들의 조문도 없이 평민들 곁에 그저 소박하게 묻혔습니다. 과연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간다는 사실을 입증해 주었습니다.
작은 표지석이 전부인 평범한 무덤으로, 한국의 왕릉이나 중국 진시왕의 병마용(兵馬俑)에 비하면 초라하기 그지없습니다. 사우디 왕은 총리직과 입법, 사법, 행정의 삼권을 손에 쥐고 이슬람 성직까지 장악한 힘의 정점이었는데, 그도 세월 앞에 손을 들고 한줌의 흙으로 돌아갔습니다.
사우디는 지금도 한화 3경원에 해당되는 3,000여 억 배럴 이상의 석유가 묻혀 있고, 왕 자신의 재산만도 18조나 되지만, 91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하고, 가는 길은 초라하기 그지없었습니다.
한편 2022년 9월 19일, 영국의 여왕 Elizabeth 2세의 장례식은 전 세계가 떠들썩한 가운데 화려하게 치러졌습니다. 전 세계에서 왕, 대통령, 수상 등 70여 명의 국가 원수 급 인사들과 기타 고위 관리들 500여 명이 런던으로 모여 들었고, 영국민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약 100만 명의 조문객들이 모여 여왕의 마지막 가는 길을 슬픔으로 환송했습니다.
여왕의 관이 안치된 곳에서 문상을 하기 위해 이틀이나 기다린 수많은 시민들이 조문을 하였고, 장지로 가는 여왕의 운구차를 보기 위해 3일을 지세운 시민의 수는 헤아리기도 어렵습니다.
이 여왕의 장례에 든 비용이 무려 23억 파운드, 환화 약 3조 6,050억 원이라 하니 필자 같은 범인(凡人)은 이 돈이 얼마나 되는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현재 왕인 Charles의 전 부인 Diana 비의 장례비(1997)가 약 500만 파운드(약 80조원), 엘리자베스 2세 모친의 장례비(2020)가 540만 파운드(87억 원), 또 Charles 3세의 대관식에 약 60억 파운드(9조 원)이 든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모든 돈이 왕실 재산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고, 모두 가난하고 궁핍한 국민들이 낸 세금에서 지출된다 하니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왕과 왕족은 특별한 사람들이라, 특별한 대우를 받고, 특별한 거처에서, 특별한 생활을 하는 걸까요? 이들은 일반 국민들과는 하늘과 땅만큼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 오늘 같은 세상에 왕이나 왕족이 이렇게 존재해야 하는 것일까요?
왜 같은 왕인데 세계 제일의 부자 왕의 장례식은 초라하리만큼 간소한데, 영국 여왕의 장례식은 이렇게 호화로워야할까요? 성경은 말합니다.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 갈 것이니라.”(창 3:19). 그렇습니다. 여왕도 시골의 이름 없는 할머니도 모두 죽어 흙으로 돌아갑니다. 거적때기에 말아 땅속에 들어가든지, 영국 여왕과 같이 호화에 극한 장례를 치르든지 모두 흙으로 돌아갑니다.
흙으로 돌아갈 육신의 매장을 위해 그 많은 국민들의 혈세(血稅)를 들여, 그렇게 호화에 극한 장례식을 치르는 것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여왕이 인류를 위해 무슨 대단한 일을 한 것이 있나요? 아무리 살펴봐도 인류의 복지를 위해 한 일은 별로 없어 보입니다. 모세의 묘도, 요한 캘빈 선생의 묘도 없습니다. 그들의 장례는 조촐했고, 빈약했습니다.
호화에 극한 장례식을 하는 동안 영국에서, 전 세계에서 굶어 죽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라는 사실이 필자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많은 비용이 드는 왕실의 장례를 국민들의 혈세로 치러야만 할까요???
일찍이 이스라엘의 지혜의 왕 솔로몬은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전 1:2)고 술회했습니다. 인간이 향유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가져본 솔로몬도 인간이 해 아래서 하는 모든 일이 허무하다고 탄식했습니다. 호화로운 장례식도 모두 헛된 것뿐입니다.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살아 숨 쉬는 동안 우리의 영원한 구주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모시고 살면서, 우리 주변에 고난 받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베풀며 사는 것뿐입니다. 이것이 주님께서 원하시는 삶입니다. 샬롬.
L.A.에서 김 인 수 글.
전영구, 황병철, 외 3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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