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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 765회] - 수염

by 【고동엽】 2023. 1. 12.
[오늘의 묵상 - 765회] - 수염
“곧 앗수르 왕으로 네 백성의 머리털과 발 털을 미실 것이요 수염도 깎으시리라.” (이사야 7:20)
성경에 보면 수염에 대한 이야기가 적지 않게 나옵니다. 가장 인상적인 수염 이야기는 역대상 19장에 암몬 왕 나하스가 다윗왕의 조문 사절단의 수염을 깎은 사건입니다. 다윗 왕은 암몬 왕 나하스가 죽고 그의 아들 하눈이 왕이 되자, 나하스가 다윗에게 호의를 베푼 것을 기억하고, 하눈에게 조문 사절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하눈의 간신들이, “왕은 다윗이 조문 사절을 보낸 것이 왕의 부친을 존경함인 줄로 여기시나이까 그의 신하들이 왕에게 나아온 것이 이 땅을 엿보고 정탐하여 전복시키고자 함이 아니니이까”(대상 19:3)라고 말했습니다.
어리석은 하눈은 그들의 말을 믿고, 다윗의 신하들을 잡아 그들의 수염을 깎고, 그 의복을 볼기 중간까지 자르고 돌려 보내냈습니다.(대하 19:4) 다윗이 이 소식을 듣고 분노하여, 사신들에게 여리고에서, 수염이 다 자라기까지 머무르라고 명령했습니다.
이스라엘에서 남자들은 수염을 기르고, 그 수염을 소중하게 다루었습니다. 남의 수염을 깎는 일은 엄청난 수치를 안겨주는 것으로, 큰 화를 당하게 되어 있었습니다.
모세의 율법에 보면 제사장들은 반드시 “수염을 길러야 하고, 제사장은 머리털을 깎아 대머리 같이 하지 말며 자기의 수염 양쪽을 깎지 말며 살을 베지 말고....(레 21:5)라고 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제사장들은 신체가 온전한 사람이어야 한다며, “제사장 아론의 자손 중에 흠이 있는 자는 나와 여호와께 화제를 드리지 못할지니 그는 흠이 있은즉 그의 하나님께 음식을 드리지 못하느니라.”(레 20:21)고 기록했습니다. 흠이 있는 자중에 수염이 없는 자, 즉 내시는 제사장이 될 수 없고, 수염이 풍만한 사람만이 제사장의 자격이 있다는 말씀입니다. 풍만한 수염은 온전한 남자임을 입증하는 증거입니다.
이 제사장의 수염 문제는 교회 시대의 성직자 수염 문제로까지 연장되었습니다. 동방교회(희랍정교회)와 서방교회(로마 가톨릭교회)가 분열 할 때(1054년), 두 교회 간에 여러 가지 갈등의 문제가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신부들의 수염 문제였습니다. 즉 동방교회에서는 신부들은 반드시 수염을 길러야 한다고 주장을 했고, 서방교회에서는 그 문제는 신부들의 자유의사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문제는 결국 두 교회가 결별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17세기 후반 러시아의 유명한 황제 표트르 대제(1672-1725)는 러시아의 이미지를 말끔하게 정돈한다는 명분으로, 모든 귀족들에게 지금까지 기르던 수염을 깎으라고 명령했습니다.
그러나 콧대 높은 귀족들은 들은 척도 하지 안 았습니다. 자존심이 상한 표트르는 한 가지 묘수를 생각해 냈는데, 그것은 수염에 세금을 징수하는 것이었습니다. 수염을 기르는 것은 자유지만, 대신 세금을 내라는 것이었습니다. 귀족들이 처음에는 설마 하다가, 정작 적지 않은 세금 고지서가 발부되자, 서로 앞 다투어 수염을 밀어 버렸습니다.
수염은 지저분하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에 면접시험을 보러 가는 사람치고, 수염을 기르고 들어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합니다. 옛날에는 어른 앞에서 어린놈이 감히 수염을 기르고 다니느냐고 호되게 야단을 맞기도 했지요.
아랍권에서는 지금도 대부분의 남자들이 수염을 기릅니다. 수염은 남성의 성징(性徵)으로, 여자와 차별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철저한 남존여비(男尊女卑) 사회인 이슬람 권에서나 있을 법한 일입니다.
구약의 제사장은 수염을 반드시 길렀어야 하지만, 신약에 와서는 수염에 대한 이야기가 없습니다. 비록 동방교회는 신부들에게 수염 기를 것을 강요하지만, 서방교회인 가톨릭교회나 개신교회에서는 신부나 목사에게 수염을 의무적으로 기르게 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성직자 개인의 취향에 따라 결정할 문제지, 교회가 강압적으로 강제할 사항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기독교회는 자유를 소중하게 여깁니다. 우리 신자들은 진리 안에서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 함을 얻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특정 집단에게 수염을 의무적으로 기르라고 강압 하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자유는 귀중한 것인데, 죄로부터의 자유가 가장 소중한 자유입니다. 우리 모두 주님 안에서 자유인으로 살아갑시다. 샬롬.
L.A.에서 김 인 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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