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가지 감사의 원리 (이사야 38장 17-20절) < 감사는 축복의 통로다 >
1970년에 사업하던 필자의 아버님께 약간의 여유 자금이 생겼다. 그 자금으로 땅을 사려고 계획하고 2군데 매입 후보지를 놓고 고민하셨다. 하나는 ‘남한산성 동문 바로 옆의 2천 평’과 또 하나는 ‘잠실의 3천 평’이었다. 두 곳의 매입가가 비슷했는데 당시에 여러 지인들이 권고했다. “잠실의 버려진 땅을 사서 어디에 쓰느냐? 앞으로 남한산성은 유명한 관광지가 되니까 거기에 땅을 사서 관광호텔을 지으라.”
결국 아버님은 1971년에 ‘김씨’라는 농부로부터 남한산성 동문 바로 옆에 있는 밭 천 평과 논 천 평을 샀다. 그리고 꿈에 부풀어 관광호텔을 지을 계획을 세웠다. 초등학교 4학년이던 필자도 가끔 그 계획도를 보고 기분이 좋았었다. 그러나 땅 매입 후 바로 그 해에 그린벨트로 지정되어 완전히 쓸모없는 땅이 되었다. 아마 그린벨트 지정 정보를 알았던 ‘김씨’로부터 속아서 땅을 산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가끔 “그때 잠실 땅 3천 평을 샀다면 큰 부자가 되었을 텐데.” 하는 아쉬운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1984년에 믿음이 깊어진 후부터는 그런 생각이 완전히 사라졌고 오히려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때 잠실에 땅을 사서 큰 부자가 되었다면 내 마음이 나태해지거나 높아져서 목회자가 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자 인간적인 관점으로는 그때 아버님이 잘못 선택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그 선택에 대해 감사한 생각이 든다.
사람의 잘못된 선택도 하나님에 의해 계획된 선택일 수 있다. 특히 범사에 감사하면 사람의 잘못된 선택조차 하나님에 의해 계획된 선택으로 변한다. 그러면 고난도 더 이상 고난으로 끝나지 않고 오히려 축복의 통로가 된다. 과거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가지면 미래에는 더 좋은 것들이 생긴다. 사람은 감사할수록 인격이 깊어지고 행복이 커진다. 또한 영혼이 맑아지고 따뜻해지고 자유로워진다. 더 나아가 삶의 힘겨움이 줄어들고 자신의 존재 의미와 사명도 뚜렷해진다. 결국 감사하는 삶만큼 복된 삶은 없다.
< 4가지 감사의 원리 >
본문에는 유다 왕 히스기야가 고난을 통해 감사하는 장면이 나온다. 히스기야는 25세에 유다 왕이 되어 15년간 통치하다가 40세에 죽을병에 걸려 자기의 절망적인 처지를 한탄했다. 그런 절망 중에도 그는 한 가닥의 희망을 품고 간절히 기도했다. 결국 하나님은 그의 기도에 응답해 수명을 15년 연장시켜 주었고 성을 보호하시겠다는 약속도 덤으로 주셨다. 그런 놀라운 기도 응답의 은혜를 기억하고 부른 감사의 노래가 본문에 나온다. 그 노래를 통해 배우는 감사의 원리는 무엇인가?
1. 감사를 깨달으라
히스기야는 자신의 고통이 평안을 주시려는 하나님의 은혜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17절). 참된 감사는 고난과 문제 속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깨달을 때 생긴다. 어떤 사람은 삶을 불행하게만 생각한다. 그러나 감사를 깨달으면 불행도 행복의 전주곡이 된다. 고통을 피하려고만 하면 오히려 더 크게 다가올 때가 많다. 피할 수 없는 고통이라면 당당히 직면해야 상처와 후유증이 작고 얻는 유익도 많다. 결국 고통의 뚜껑이 열리면 고통 안엔 진실도 숨어 있고 자유도 숨어 있고 지혜도 숨어 있음을 깨닫는다.
영어에서 ‘감사한다’는 ‘thank’는 ‘생각한다’는 ‘think’와 어원이 같다. 깊이 생각하면 감사할 일이 얼마나 많은가? 예수님을 믿고 구원받아 영생을 얻게 된 것만 가지고도 늘 감사해야 한다. 날마다 일용할 양식이 있고 지낼 거처가 있는 것도 감사하고 두 눈이 정상인 것도 감사하라. 또한 현재의 모습이 부족해도 그 모습 그대로가 하나님이 허락하신 최선의 모습이라고 생각하고 감사하라.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지 말고 자신의 현재 모습이 하나님이 허락한 최선의 모습임을 깨닫고 감사하라. 약점이 있다면 그 약점에도 하나님의 뜻이 있다. 하나님은 약할 때 강함 되시는 하나님이다. 더 나아가 약함을 통해 일하심으로 하나님의 강한 능력을 보여주신다. 살다보면 예기치 않게 큰 문제도 겪지만 그것도 하나님의 선하신 섭리 안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믿고 감사하라. 그러면 위기는 기회가 된다.
2. 삶 자체를 감사하라
죽은 사람은 감사할 수 없고 오직 산 자만이 감사할 수 있다(18-19절). 그 의미를 확대하면 감사를 모르는 자는 죽은 자와 같다는 뜻이다. 앞으로는 살아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하는 훈련을 하라. 가끔 공동묘지를 지나치면 그때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감사가 나온다. “아직 나는 살아있구나!” 하는 것을 절실히 느끼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는 공동묘지를 볼 때마다 기분이 좋다. 미국 유학 시절에는 외롭고 울적할 때마다 근처에 있는 장의사나 공동묘지를 찾아가서 살아있음을 확인하곤 했다.
지금 자신이 살아있다는 사실에 감격하라. 그 말은 결국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이다. 감사가 없으면 영혼은 점점 죽지만 범사에 감사하면 영혼은 점점 살아난다. 가끔 삶이 힘들다고 느낄 때도 한숨을 짓기보다는 노동자나 노숙자처럼 힘들게 일하고 힘들게 사는 사람들을 생각하고 감사하라. 나빴던 일만 생각하지 말라. 자세히 묵상하면 인생에는 좋은 일과 좋았던 시간이 훨씬 많았다. 때로 힘든 일을 당해도 누구에게나 그런 상황은 있다고 여기고 범사에 감사하며 그 상황을 이겨내라.
어느 날, 경영학을 전공한 두 청년이 백화점에 취직했다. 그들은 대학 전공을 따라 경영부서에 배치될 줄 알았는데 모두 매장 안내부서에 배치되었다. 한 청년은 실망하고 백화점을 그만두었지만 다른 한 청년은 매장 안내를 통해 고객과 만나는 시간을 고객의 구매 심리를 파악하는 기회로 삼자고 결심하고 자존심을 버린 채 즐겁게 일했다. 결국 후자 청년은 나중에 백화점의 최고 경영자가 되었다. 불평이 생길만한 상황에서도 감사하는 믿음을 앞세워 그 상황을 이겨내면 반드시 복된 역사가 따라온다.
3. 감사를 가르치라
부모는 자녀에게 무엇보다 하나님의 신실한 은혜에 대해 감사하는 삶을 가르쳐야 한다(19절). 목회자가 가장 중점적으로 교인들에게 알게 해야 할 삶도 범사에 감사하는 삶이다. 더 나아가 모든 교우가 서로 힘써 감사하는 법을 실천하고 권면해야 한다. 왜 그런가? 그런 배움과 훈련이 없으면 천성적으로 사람은 불평하고 원망하는 길로 가기 때문이다.
셰익스피어가 이렇게 말했다. “겨울바람이 눈보라 섞어 치니 모질지만 감사가 없는 삶보다는 모질지 않구나.” 사람들이 잘 감사할 줄 모른다는 뜻이다. 계속 감사를 배우지 않으면 금방 감사를 잊게 되고 그렇게 마음 밭을 가꾸지 않으면 저절로 불평의 잡초가 자라난다. 반면에 감사하는 삶은 장미와 같아서 물도 주고 정성스럽게 가꿔야 잘 자라난다. 그러므로 말씀과 기도를 토대로 계속 감사하는 삶을 가르치고 배우면서 감사를 체질화시키라.
감사는 경건생활의 척도다. 믿음이 좋다는 얘기를 듣는 것은 좋지만 그 이상으로 감사를 잘한다는 얘기도 들어야 한다. 믿음이 좋다고 하는데 감사를 잘하지 못하는 것은 사실상 믿음이 좋은 것이 아니다. 믿음의 크기는 감사의 크기와 비례한다. 또한 감사는 인간관계에서 승리하는 제일 비결이다. 살아가면서 제일 함께 있고 싶은 사람은 누구인가? 범사에 감사하는 사람이다. 감사해야 기도도 막히지 않기에 기도할 때는 수시로 이런 기도를 드리라. “하나님! 제게 무엇보다 감사하는 삶을 가르쳐주소서.”
4. 지속적으로 감사하라
히스기야는 죽을 때까지 하나님께 감사하는 노래를 드리겠다고 다짐했다(20절). 그는 감사가 없으면 잠시도 살 수 없음을 깨닫고 평생 감사하면서 하나님의 은혜에 빚진 자로 살아가겠다고 고백한 것이다. 그처럼 순간적으로만 감사하지 말고 꾸준히 지속적으로 감사하라. 때로 장벽이 있어도 꾸준히 지속적으로 감사하면 언젠가 반드시 장벽이 무너지거나 극복된다.
필자는 1996년에 <네트영어>라는 영어 공부 방법을 개발했다. 당시 A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신학영어>를 가르치면서 기도했다. “하나님! 한국 학생들이 영어공부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도 너무 늘지 않습니다. 그 시간을 나라 발전과 인류 발전에 사용하면 우리의 세계선교 역량은 그만큼 커질 것입니다. 하나님! 좋은 영어공부 방법을 깨우쳐 후학들에게 도움이 되게 하소서.” 그때 하나님께서 <네트영어>의 원리를 머릿속에 쑥 집어넣어주셨고 그 후 틈틈이 발전시켜 그 원리가 방대해지고 정교해졌다.
필자는 2가지 축을 중심으로 ‘선교사역’을 펼쳐나갔다. 좋은 말씀과 글을 통해 영혼 구원과 변화를 일으키는 ‘문서선교 사역’의 축과 세계적인 비전을 가진 후학 양성을 위한 ‘네트영어 사역’의 축이다. 2010년 초, 필자는 너무 바빠 탈진 직전에 이르면서 둘 중 하나를 선택해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때까지 문서선교 사역 분야의 핵심 과업인 <성경 전체 강해설교>는 총 30000페이지를 목표로 해서 14000페이지를 완성한 상태였고 네트영어 사역 분야의 핵심 과업인 <네트영어 사전>은 총 5000페이지를 목표로 해서 1300페이지를 완성한 상태였다.
재정과 인력이 있다면 그 2가지 사역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었기에 끊임없이 기도했었다. “하나님! 이 2가지 비전을 다 이루도록 필요한 재정과 인력을 주소서.” 계속 하늘 문을 두드렸지만 때가 되지 않아서인지 하나님께서 비전이 구체화될 수 있는 거룩한 커넥션을 허락하시지 않았다. 결국 차선책으로 2개의 비전 중 하나를 선택해서 집중해야 했기에 필자는 목회자로서 더 중요하다고 여긴 ‘문서선교 사역’을 선택했다.
그 후 8년이 지난 지금 총 30000페이지를 목표로 한 <성경 전체 강해설교>는 추가로 8000페이지를 더 집필해서 현재까지 약 22000페이지를 완성했다. 반면에 총 5000페이지를 목표로 한 <네트영어 사전>은 거의 답보상태를 면치 못해서 추가로 200페이지 정도만 더 집필해서 현재까지 약 1500페이지를 완성한 상태에 머물고 있다. 만약 하나님의 은혜로 재정과 인력이 주어지면 <네트영어> 사역도 급속한 진전을 이루겠지만 지금은 장벽에 막힌 상태다.
비전을 세우고 나아가다 보면 늘 장벽을 만나지만 그 비전이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비전이라면 언젠가 그 장벽은 무너지고 거룩한 커넥션이 이뤄질 날이 온다. 거룩한 비전은 결코 그냥 죽지 않는다. 필자는 인간적인 한계 때문에 ‘네트영어 사역’ 비전을 잠시 유보했지만 그 비전도 그냥 사라지지 않고 앞으로 있을 <월새기(월간새벽기도) 영어판> 사역과 관련해서 <네트영어>가 일조할 것이란 예감이 강하게 든다. 일시적인 장벽은 영원한 장벽이 아니다. 꾸준히 자신의 일에 매진하고 지속적으로 감사하면 언젠가는 그 장벽이 뚫리거나 극복될 것이다.
< 감사하는 시야를 개발하라 >
가끔 <월새기(월간새벽기도)>와 관련해 이런 질문을 받는다. “목사님! 월새기 뒤에 나오는 구독자 및 후원자 명단에서 ‘문서선교 동역후원자’와 ‘문서선교 특별후원자’는 무슨 차이가 있나요? 동역후원자는 특별후원자 중에서도 더 많이 후원하는 분인가요?” 동역후원자가 저희 문서선교 사역에 많은 기여를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들의 소중한 가치는 많이 후원한다는 사실보다는 지난 15년 이상 꾸준히 후원하고 있다는 사실에 있다.
가끔 필자도 힘든 상황에 처한다. 목회자로서 믿음이 없는 불안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겉으로는 태연한 척 하고 <월새기> 발행 권수가 느는 것을 기뻐하지만 속으로는 “이번 달에는 어떻게 지출을 잘 감당할까?” 하면서 노심초사 할 때가 많다. 그때마다 은밀한 손길을 통해 기적적으로 필요가 채워지는 은혜를 체험하면서 지금까지 많은 영혼을 구원하고 변화시키고 있다. 선교 사역을 하면서 지속적으로 후원하는 동역자의 손길을 생각하면 그 고마움이 얼마나 큰지 모른다.
하나님은 좋은 일에 꾸준한 사람을 기뻐하신다. 순간적으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도 아름답지만 꾸준히 선을 이뤄가는 모습은 더 아름답다. 많은 분량의 성취를 하는 것보다 이전보다 더 나은 존재로 꾸준히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빨리 달리는 사람보다 꾸준히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사람이 결국 최종 승자가 된다. 냄비처럼 쉽게 달아오른 후 금방 식는 사람보다 돌솥처럼 서서히 달아올라도 금방 식지 않는 사람이 되라. 감사도 꾸준해야 한다. 짜릿한 감격보다 꾸준한 감사를 앞세우는 사람이 행복의 주인공이 된다.
감사하는 마음과 시각을 끊임없이 개발하라. 믿음생활의 요체는 감격적인 활동을 많이 하는 것보다 감사하는 존재로 변화되는 것에 있다. 자기중심적인 세계관을 가진 사람이 남을 배려하는 사람으로 변화되고 편협한 자아도취에 빠져 살던 사람이 남을 존중하는 사람으로 변화되고 자기 의를 내세워 비판을 일삼던 사람이 하나님의 뜻을 앞세워 감사가 넘치는 사람으로 변화되는 것이 믿음생활의 핵심 열매다.
지난 삶을 회고해보라. 하나님은 결코 인색하지 않았다. 하나님이 붙들어 주셨기에 지금 존재하게 된 것이다. 그 은혜를 생각하고 몸과 마음과 물질과 시간을 드림으로 하나님께 감사하라. 감사는 산 자의 마땅한 도리다. 감사를 연습하고 체질화시키라. 환경이 감사의 조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먼저 감사하면 환경을 변화시킬 수 있다. 2018년을 인생에서 전무후무한 ‘가장 감사하는 한 해’로 삼아보라. 그러면 전무후무한 ‘가장 복된 한 해’가 펼쳐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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