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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아름다운 마음

by 【고동엽】 2022. 12. 27.

제일 아름다운 마음 

옛날에 한 성자가 있었다. 그는 스스로 자신을 평범한 존재로 여겼지만 그가 가는 곳마다 신기하게도 사랑의 꽃향기가 넘쳤다. 어느 날, 미(美)의 천사가 그에게 찾아와 말했다. “성자님! 무엇이든 원하는 것을 말해보세요. 혹시 치유의 능력을 원하세요?” 성자가 말했다. “아녜요. 치유는 하나님이 하셔야지요.” 천사가 다시 물었다. “많은 사람을 바르게 이끌길 원하세요?” 성자가 말했다. “아녜요. 저는 사람을 잘 이끌 줄 몰라요.”
   
  천사가 또 말했다. “많이 구제해서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싶지 않으세요?” 성자는 말했다. “아녜요. 남에게 존경받기보다는 남을 존중하길 원해요.” 마지막으로 천사가 말했다. “그래도 한 가지 소원은 꼭 말씀해주세요.” 그때 성자는 한 가지 소원을 말했다. “그러면 저를 통해 좋은 일이 많이 생기되 저 자신은 모르게 해주세요.” 그때부터 성자가 가는 곳마다 그곳에 사랑과 평화와 치유가 임했지만 성자는 그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한다.
   
  이 세상에 제일 아름다운 마음은 좋은 일을 하고 그 일을 잊어버리는 마음이다. 은밀한 선행이 은밀한 행복을 낳는다. 보이려는 선행은 사랑의 불순물이다. 보석은 불순물이 없어야 가치가 올라가듯이 사랑도 불순물이 없어야 가치가 올라간다. 정겨운 사랑의 외식(外食)은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지만 의식적인 사랑의 외식(外飾)은 사람의 마음을 따갑게 한다.
   
  진실이란 ‘남의 시선이 없을 때의 떳떳한 삶’이고, ‘좋은 일을 은밀히 하면서 이름을 내지 않는 삶’이다. 진실은 ‘인정의 재미’보다 ‘인생의 의미’를 추구한다. 행복을 원하면 남의 인정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 인정을 추구하면 더 인정을 못 받는다. 중요한 것은 ‘나의 진실’이다. 여론도 무섭지만 진실은 더 무섭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기 전에 나의 시선을 의식하고 남을 부지런히 살피기 전에 나를 부지런히 살펴야 한다. 사람의 시선과 인정을 지나치게 원하는 자신에 대한 성찰은 상처를 주지만 상처 후에 치유로 이끈다. 자기를 드러내면 상처도 따라서 드러나지만 자기를 감추면 상처도 따라서 감춰진다.
   
  어느 교회에서 어려운 교인을 돕고 광고를 했다. “금번에 어렵게 지내는 아무개 교인에게 쌀 한 가마니를 보내드렸습니다.” 그런 광고를 하고 전 교인이 박수까지 쳐대면 그때 아무개 교인은 착잡할 것이다. 교인 중에는 누군가 속으로 이런 생각도 할 수 있다. “저 나이에 쌀 한 가마니도 마련하지 못하다니...” 먹을 것을 조금 주고 남을 그렇게 착잡하게 만들면 안 된다. 참된 구제는 구제대상의 명예까지 지켜주는 구제다.
   
  구제할 때 “오른손의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은 선행을 잊어서 구제 대상의 이름을 지켜주라는 말이다. 돕는 사람의 이름이 올라갈수록 돕는 대상의 이름은 내려간다. 물질을 주고 이름을 뺏는 것은 참 구제가 아니다. 구제는 자축 행사가 아니라 자기망각의 표식이어야 한다. 선행이 감춰질수록 진실은 빛난다. 선행을 드러내면 행복은 어디론가 슬며시 사라지고 선행을 감추면 행복은 어디선가 슬며시 찾아온다.<상처는 인생의 보물지도> 지혜편 중에서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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