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알프레드 테니슨(Alfred Tennyson)이 쓴 ‘에녹 아든(Enoch Arden)’은 숭고한 사랑과 우정을 노래한 장시(長詩)입니다. 영국 해변에 애니란 한 소녀와 에녹과 필립이란 두 소년이 살았습니다. 소꿉장난에서 에녹과 필립은 사이좋게 번갈아 애니의 남편이 되었습니다. 가끔 에녹이 오래 남편 노릇을 하면 힘이 약한 필립은 울면서 에녹에게 대들었고 애니도 울었습니다. “제발 싸우지 마! 나는 둘 모두의 아내가 될 게.” 어느덧 사랑할 나이가 되자 애니는 둘 중에 외향적인 에녹을 선택해 결혼했습니다. 둘은 7년간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어느 날, 에녹이 돛대에서 발을 헛디뎌 다리가 부러졌습니다. 그때부터 생활이 어려워지자 에녹은 돈을 벌려고 중국행 배를 탔습니다. 에녹이 떠난 후, 애니는 에녹이 배를 팔아 마련해준 밑천으로 장사를 시작했지만 생계유지도 힘들었고, 얼마 후에는 병약했던 막내가 죽었습니다. 장례 후, 필립은 애니에게 말했습니다. “애니, 부탁이 있소. 우리는 오랜 친구잖소? 돈이 필요하면 말해요. 에녹이 돌아와 갚으면 되지 않소? 그리고 당신 아이들을 학교 보내게 허락해줘요.” 그 뒤 필립은 아이들을 자식처럼 돌봐주었고 아이들도 필립을 아버지처럼 따랐습니다. 10년 후 어느 날, 필립이 말했습니다. “애니! 에녹의 배는 침몰했소. 왜 돌아오지 않는 배를 기다리며 삶을 망치나요?” 애니가 말했습니다. “그는 돌아올 거예요.” 필립이 말했습니다. “애니! 이제 내 마음을 감출 수 없소. 내 아내가 되어줘요. 아이들도 나를 아빠처럼 따르오. 하나님도 허락하실 거요.” 애니가 말했습니다. “필립! 하나님께서 천사 같은 당신에게 더 좋은 사람을 주실 거예요. 사람이 두 번이나 사랑할 수 있어요?” 그래도 계속 필립이 구애하자 애니는 1년만 더 기다려달라고 했습니다. 1년 후에도 또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했습니다. 점차 필립은 여위어갔습니다. 애니는 필립에 대한 연민으로 울고 싶었습니다. 어느 날, 애니는 에녹이 천국에서 행복하게 사는 꿈을 꾸었습니다. 곧 그녀는 마음을 정해 필립의 청혼을 받아들였습니다. 한편 에녹이 탄 배 ‘행운호’는 귀향길에 폭풍과 암초로 파선했습니다. 간신히 살아난 에녹은 무인도에서도 애니를 생각하며 절망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구조되어 귀가했지만 집은 폐허처럼 된 상태였습니다. 그는 선술집에 머무르며 과부 미리엄을 통해 장기간에 걸친 애니의 자신에 대한 사랑 얘기를 듣고, 그녀의 얼굴이 보고 싶었습니다. 어느 날 저녁, 에녹은 필립의 집을 찾아 창문을 통해 내부 광경을 봤습니다. 안에는 필립과 애니, 옛날 애니를 닮은 예쁜 금발 소녀, 늠름하게 자란 아들, 그리고 젖먹이가 보였습니다. 그때 에녹은 “애니!”하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곧 뒤돌아섰습니다. 그는 황량한 들판에서 힘없이 주저앉아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저의 외로움 달래주시고, 저의 존재를 죽기까지 말하지 않음으로 애니의 마음을 흔들지 않게 하소서!” 선술집으로 돌아온 에녹은 미리엄에게 말했습니다. “저 방앗간 집 부인은 전 남편이 살아있을까 걱정은 안 해요?” 미리엄이 말했습니다. “너무 걱정해서 문제지요. 에녹의 죽음을 똑똑히 봤다고 당신이 말해주면 얼마나 좋겠소.” 그 말에 에녹은 자기 죽음의 의미를 느꼈습니다. 곧 그는 일을 시작했지만 행복하게 해줄 대상이 없는 상태에서의 일은 보람이 없었습니다. 그의 몸은 점차 쇠약해졌습니다. 점점 죽음이 가까워지면서 그의 기쁨은 커졌습니다. 죽으면 애니에게 자신의 사랑을 알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죽기 얼마 전, 에녹은 미리엄에게 자신의 정체와 지난 이야기를 들려주며 말했습니다. “애니에게 그녀를 연모하며 먼저 떠났다고 전해주시오. 죽은 후에 아이들은 내 모습을 보지 못했을 테니 와서 봐도 좋지만 애니만은 내 죽은 모습을 보지 못하게 해주오. 그 모습을 보면 계속 괴로워할 테니까요.” 사흘 후, 에녹은 죽었고, 동네 사람들은 희생으로 친구와 연인의 행복을 지켜준 에녹을 위해 성대히 장례를 치러주었습니다. 진실한 사랑과 우정은 상대의 멋진 행동보다 자신의 희생에 의해 건축되는 현대 사회의 이색적인 탑입니다. 계산이 앞선 사랑은 곧 질식됩니다. 사랑은 희생으로 지켜집니다. 진실한 사랑과 우정은 희생적인 영혼을 위한 천상의 선물입니다. 사랑하는 대상의 행복을 지켜주는 ‘사랑을 아는 대인’이 그리운 시절입니다. ⓒ 글 : 이한규 http://www.john316.or.kr 세실리아(Cecilia)가 부른 기도(The prayer)
'◑δεδομένα 18,185편 ◑ > उपदेश सामग्री 16,731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칼럼에 관한 사랑칼럼 (0) | 2022.12.07 |
---|---|
주는 것을 사랑하는 사랑 (0) | 2022.12.07 |
인간이 겪는 4가지 고통과 해결책 (0) | 2022.12.07 |
말씀에 순종할 때 주어지는 4가지 축복 (0) | 2022.12.07 |
강한 그리스도인이 되는 4가지 길 (1-2절) (0) | 2022.12.0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