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년 인천에서 12월 27일 첫 예배 드릴 때가 생각납니다. 그 얼마 전인 12월 12일, 고(故) 정주영 대통령 후보의 여의도 유세로 백만 명의 하객이 여의도에 모인 가운데 그들의 축복 속에 성대한 모습으로 결혼식을 올리고, 곧 이어 3박 4일 동안 설악산에 초라한 모습으로 신혼여행을 갔다 왔습니다. 물론 성대한 모습의 결혼식보다 초라한 모습의 신혼여행이 우리 부부에게는 훨씬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때 신혼여행 비용으로 27만원만 사용하고, 남은 비용으로 10일간 교회 비품을 기쁨으로 준비하면서 인테리어도 되지 않은 황량한 개척 장소에서 추위에 떨며 혼자 새벽예배를 드리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리고 12월 27일 낮 11시에 첫 예배를 드릴 때 난로를 켰는데 난방 시스템 이상으로 첫 예배에 참석한 약 20명 가량의 사람들이 모두 덜덜 떨면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때 시편 84편을 본문으로 '영원히 사모할 주의 제단'이라는 제목으로 첫 설교를 했는데, 대략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교회는 사랑의 대상입니다. 교회에 대한 사랑의 문이 열릴 때 축복의 문도 열리고, 교회에 대한 사랑의 문이 닫힐 때 축복의 문도 닫힐 것입니다. 미국의 지미 카터 대통령은 대통령 시절에 대통령직보다도 주일학교 교사직을 더 귀하게 여겼습니다. 그 정도로 하나님의 교회를 사랑하지 않겠습니까? 교회가 얼마나 아름다운 곳입니까? 교회란 의롭다고 인정받은 사람들의 의로운 열심이 모여 있고 저 하늘에의 소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만이 모여서 소망을 가지는 곳이니 어찌 아름답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이처럼 순수하고 아름다운 모든 심령들의 열정이 하나의 꽃과 같이 향기를 발하게 되는 곳이 바로 교회입니다." 저는 그때 순진한 목회초년병이었습니다. 저는 첫 예배 때 설교한 그런 아름다운 교회를 섬기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만 4년 11개월이 지나 1997년 11월 23일 추수감사 예배 겸 마지막 이임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때 마지막 설교에서 사무엘상에 나오는 벧세메스로 향하는 소의 이야기를 하며 주님만을 바라보고 나아가자고 했는데, 대략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벧세메스로 향하는 암소도 하나님의 뜻을 이루었습니다. 하나님의 임재는 순종하는 미물에게도 떠나지 않았습니다. 하물며 하나님이 사랑하는 우리들에게 하나님의 임재가 떠날 수 있겠습니까? 항상 주님을 의지하고 주님만을 바라보며 죽기까지 충성해 보십시오. 이 하나님의 제단을 여러분의 삶의 심장이라고 여겨보십시오. 그곳을 통해 생명의 산소가 여러분들에게 전달된다는 믿음을 가지십시오! 주님을 위해 인생의 계획을 새롭게 짜 보면 삶은 달라지고, 어느새 여러분들의 삶에 천국이 펼쳐질 것입니다." 삼일 후, 1997년 11월 26일 수요일 인천에서 분당으로 이사왔습니다. 그때 이사오면서 "이번에는 교회를 섬기는 일에만 전념하자!"고 다짐하고 그 당시 맡고 있던 모든 자리를 포기했습니다. 그리고 여러 준비과정을 마치고 1999년 1월 10일 분당에서 개척 예배를 드릴 수 있었습니다. 개척 예배를 드릴 때, 저의 머리 속을 맴돌던 한 분이 있었습니다. 그분은 바로 루마니아의 공산주의를 무너뜨린 토케스 목사님이었습니다. 촬스 콜슨이 지은 책에서 접한 토케스 목사님 교회의 뜨거운 신앙 열기가 세상을 바꿔놓은 이야기는 가히 환상적이었습니다. 교회가 진정 교회다운 모습을 보일 때 교회는 분명 세상을 아름답게 바꾸는 샘물 근원이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교회처럼 위대한 공동체가 어디 있겠습니까?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은 그런 교회를 꿈꾸어야 할 것입니다. 교회란 어떤 곳입니까? 고통 중에 있는 나와 함께 눈물 흘려주는 사람이 있는 곳이 교회이고, 멋쟁이 부인이 팔을 걷어붙이고 설거지를 하는 곳이 교회이며, 엄청난 한과 상처와 슬픔에도 불구하고 넉넉함과 미소가 생기게 하는 곳이 교회입니다. 또한 화해의 대 역사를 만들어 내는 곳이 교회이고, 소외된 이웃에게 따뜻한 천상의 축제를 열어주는 곳이 교회입니다. 그런데 왜 때로 교회 생활을 하면서 아픔이 생깁니까? 서로가 서로에게 목사가 되어주지 못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교회가 되어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에 교회 문제로 고민하던 한 성도님이 "목사님! 저는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나님의 밭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라는 이메일을 보내왔습니다. 그 이메일을 담긴 말이 저에게는 하나님의 음성으로 들려졌습니다. 그러자 마음속에 우리 교회 성도들을 향한 애틋한 사랑이 피어올랐고, 곧 이어 우리 성도들에게 "여러분들은 하나님이 세상과 우리 모두를 축복하시기 위해 이 땅에 보낸 축복의 밭이니 서로가 서로에게 축복의 터전이 되어주세요"라고 강조했습니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그런 소중한 교회가 되어주어야 합니다. 교회는 건물이 아니고 한 사람 한 사람이 교회입니다. 우리 한 사람이 나와 맺어준 교인들을 축복해주고, 어렵게 사는 분들과 멀리 이방 지역의 복음을 모르는 불쌍한 영혼들을 위해 기도의 손을 모으고 축복의 씨앗을 뿌리기 위해 내 꽉 쥔 손을 펼 수 있을 때 교회는 진정 축복의 터전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섬기는 교회는 그러한 교회가 되도록 힘써 일어나지 않겠습니까? ⓒ 이한규목사(분당 사랑의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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