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 위에 선 거룩한 교회 (요한복음 14:6)
논 지 : 진리 위에 설 때에 교회는 거룩한 교회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거룩한 교회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세상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기독교가 인류에 공헌한 바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지대합니다. 기독교가 인류 역사를 통해서 인간의 정신과 사상을 바로 세우는 일을 했습니다. 그래서 인류사회에 많은 유익을 주었던 것입니다. 지난 세기에 인류를 위협했던 것은 공산주의였습니다. 만남지 1월호에도 제가 이러한 글을 썼지만, 공산주의는 인간의 생각과 자유를 말살하고, 도덕과 윤리, 인간성과 인격, 인간관계를 파괴하였습니다. 공산주의 세력이 점점 확장되어 갔을 때에 온 인류는 공산주의 압제 하에 다 죽을 것으로 생각하였습니다. 공산주의는 무신론을 주장하면서 교회를 파괴하고, 그래서 교회 마저도 공산주의 권력 앞에 무릎을 꿇고 아부하는 교회들이 생겨나게 되었고 그렇지 않은 교회들은 문을 닫고 사라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공산주의가 인류를 모두 압도하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교회는 공산주의 치하에서도 죽지 않았습니다. 마치 죽은 것 처럼 보였지만 살아 있었습니다. 오히려 중국 교회는 공산주의가 문을 열었을 때, 들어가 보니까 교회가 이미 엄청나게 성장해 있었습니다. 또 동유럽의 교회들은 공산주의에 대항하여 그들을 떨게 하는 운동을 일으켰습니다. 공산주의는 군대를 가지고 권력을 장악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공산주의자들의 눈으로 볼 때에는 교회는 미미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교회가 모여서 기도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공산주의 권력자들이 볼 때는 미미한 교회가 모여서 기도 운동을 하니까 그처럼 바보 같은 짓이 없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저도 구 동독에 있는 라이프찌히 교회, 민주화를 위해서 기도하던 그 교회에 가 봤습니다. 아주 어두침침하고 작은 교회입니다. 그 교회에서 소수가 모여서 하나님 앞에 기도하는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점점 기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서 나중에는 라이프찌히 시의 시민수 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이 교회 앞 광장에 모여서 기도회를 했습니다. 그 기도가 공산주의자들을 떨게 하였고, 그 기도가 공산주의를 무너지게 하였습니다. 아직도 우리 한반도는 공산주의를 경계해야 합니다만 전세계적으로 볼 때에 공산주의는 이제 거의 소멸해 가고 있습니다.
지난 세기에는 공산주의가 인류를 위협했는데, 금세기에 인류를 위협하는 것은 세속주의입니다. 공산주의와 달라서 세속주의는 무슨 교리나 강령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세속주의는 이러이러하다 라고 조직적으로 체계화 시킨 사상가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세속주의는 영화나 TV, 인터넷을 통해서 전 세계 인류에게 가장 빠른 속도로, 가장 광범위하게, 가장 강력하게 전파되고 있습니다. 세속주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물질입니다. 돈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가지고 쾌락을 즐기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세속주의 사회 속에서는 인간도 물질로 평가합니다. 사회의 권위와 질서도 물질로 평가합니다. 세속주의는 인간의 고상한 이상이나 사상, 윤리나 도덕에서 나온 가치관을 모두 무시하고 멸시하고 짓밟아 버리고 맙니다. 그리고는 부끄러운 인간의 쾌락을, 인간의 본성과 본능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뻔뻔한 논리로 합리화 시킵니다. 너무나 부끄러운 부도덕과 타락도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인권의 존중이라는 이름으로 떳떳하고 뻔뻔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인간이 물질의 노예가 되고, 물질과 쾌락으로 급속히 부패하고 타락하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면 물질적으로 풍요하긴 하겠지만, 부패와 타락으로 인류가 멸망하지 않을까 라는 걱정을 가지게 됩니다.
교회가 공산주의에 대해서는 강하게 투쟁하였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세속주의에 대항해서는 맥을 못 추고 있습니다. 적의 정체 조차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고 적을 공격할 효과적인 방법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속수무책으로 세속주의에 침투 당하고 있습니다. 교회 안에도 물질이 최고의 가치로 자리 잡아 가고 있습니다. 교회 안에서도 세속적인 가치와 방법이 그대로 판을 치고 있습니다. 교회 마저도 세속화되고 타락하고 있는 것입니다. 참으로 암울하기 그지없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 만이 세속주의로 파괴되어 가는 인류를 구원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할 수 있을까요? 교회가 거룩한 교회의 본래의 모습을 지켜나가면, 세속주의를 이겨낼 수 있으리라고 믿습니다.
가. 거룩한 교회(6a)
여러분, 오늘 본문 말씀은 교회에 대해 이야기 할 때에 우리 예수님께서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고 말씀하시고, 진리로 거룩하게 된 공동체, 교회 만이 아버지께로 갈 수 있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금년도 우리 교회 신앙생활 표어를 ‘진리 위에 선 거룩한 교회’ 라고 내 놓았습니다만 거룩한 교회라고 했을 때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예수 그리스도의 진리로 단번에 거룩한 백성이 된 공동체를 의미합니다. 두 번째로는 진리로 계속해서 거룩하게 되어져 가는 교회를 의미합니다.
1. 첫 번째 의미를 보면, 교회는 단번에 거룩한 백성이 된 공동체입니다. 교회는 거룩한 백성들의 공동체입니다. 하나님께서 세상으로부터 불러내어 거룩하게 구별한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죄에 빠져 있던 데서 깨끗하게 되고 죄사함 받아 새생명 얻은 사람들의 공동체입니다. 진리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구원 받은 백성들의 공동체입니다. 예수 그리스도 그 진리로 구원 받아 단번에 거룩한 백성이 된 것입니다. 진리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공로로 단번에 거룩한 백성들이 된 것입니다. 진리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죄 씻음 받고 단번에 거룩한 백성이 된 것입니다. 거룩한 백성이 되어 모인 사람들, 모인 공동체가 교회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 진리 위에 선 거룩한 교회입니다.
2. 교회는 계속해서 진리로 거룩하게 되어야 한다. (요17:17)
그런데 이렇게 거룩한 백성, 거룩한 교회가 되었는데, 단번에 거룩한 백성이 되고는 그대로 정지해 있으면 안됩니다. 진리로 인해서 계속해서 교회가 거룩하게 되어져야 합니다. 진리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가르치고 배움으로 인해서,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므로 인해서, 깨끗하게 되어져 가는 것입니다. 진리인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고 배움으로 하나님의 성품을 가지게 되고 순수하게 되는 것입니다. 교회는 이렇게 진리로 인해서 계속해서 깨끗하고 순결하고 순수하고, 거룩하게 되어져 가야 합니다.
나. 하나님과의 교제(6b) – 거룩한 교회의 복
교회가 이렇게 거룩한 교회가 되면 주어지는 복이 있는데 그것은 하나님과 교제하는 기쁨과 그 복을 누리게 되는 것입니다. 교회가 거룩한 교회가 되면 하나님께서 기뻐하십니다. 우리 하나님께서는 거룩하신 분이시기 때문에 그 백성도 거룩하기를 원하십니다. 그래서 교회가 거룩한 교회가 되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입니다(살전4:3).
지금 우리 남한의 교회와 북한교회의 교회를 비교해 보면, 북한의 교회는 교회라고 이름을 붙일 정도가 되지 못합니다. 건물도 없고 제도나 조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시설이 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신학적인 교육을 제대로 받은 것도 아니고 교인 숫자가 많은 것도 아니고, 재정이 있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 주님께서 ‘두 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내가 그들과 함께 있다’는 말씀을 우리가 그대로 믿고 받아들이면서 북한에는 분명히 교회가 있다고 믿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진리 위에 서서 거룩한 교회이기 때문에 눈으로 보이는 것들은 미미하기 짝이 없지만, 거룩한 교회임으로 우리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교회일 것이라는 확신이 있습니다.
반면에 남한의 교회를 보면, 교인과 재정이 많고 풍부합니다. 건물도 굉장히 크고 시설도 좋습니다. 제도와 조직도 잘 갖춰져 있습니다. 신학을 탄탄하게 잘 공부한 인재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겉으로는 참으로 훌륭한 모습을 잘 갖추고 있습니다만 그러나 만약이라도 그런 모든 것들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회가 거룩하지 못하고 자꾸 세속화되어 나가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지 않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은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어떠냐는 것이 아니라 그 교회가 거룩한 교회냐 아니냐에 따라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입니다. 그렇게 진리로 거룩한 교회,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교회 만이 하나님 아버지께로 갈 수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에 가서, 하나님 앞에서 서고, 하나님과 교제할 수 있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거룩한 교회 만이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가질 수 있고, 하나님과 교제할 수 있고, 하나님과 교제하는 풍성한 기쁨과 놀라운 영광을 누릴 수가 있게 되는 것입니다.
다. 거룩한 교회의 영향력.
거룩한 교회는 자연히 세상 속에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 교회가 거룩한 교회가 되면, 혼자서만 고상하고 고고하게 서 있는 것이 아닙니다. 거룩한 교회는 세상 속에 그 영향을 자연적으로 끼치게 되는 것입니다.
1. 교회가 세상 속에 영향을 끼치게 될 때에 첫 번째로는 세상에 있는 사람들의 생명을 구원하는 일들을 합니다. 거룩한 교회는 당연히, 세상 사람들의 생명에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진리를 전파하여, 죄에 빠져있는 그들의 생명을 구원합니다. 타락한 세상 속에서 사람들을 구별해 내어 거룩한 백성이 되게 합니다. 거룩한 백성이 한 사람, 두 사람 늘어나게 되면 세속주의가 차단됩니다. 세속주의가 더 이상 만연될 수 없고, 세속주의가 침투하는 것을 차단합니다. 거룩한 백성들이 자꾸 많아지게 되면, 오히려 공격해 나갈 수 있습니다.
2. 교회가 세상 속에 영향을 끼치게 되는 두 번째는 세상 속에 빛과 소금이 되는 것입니다. 거룩한 교회는 세상 속의 빛이 되어 세상을 밝게 합니다. 거룩한 교회는 세상 속에서 소금이 되어 세상이 부패하고 썩는 것을 막습니다(마5:13-16). 여러분 교회가 거룩한 모습으로 서게 되면 세상 사람들이 교회의 거룩한 모습을 보고 부끄러운 마음을 가지게 되고, 자신들의 부패하고 타락한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저절로 책망을 받는 것입니다. 어찌보면 세상이 다 물질과 쾌락 가운데 놓여져 있을 때에 혼자서 깨끗하고 순수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바보같이 보일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바보같이 보일지 모르지만, 거룩하고 순수한 모습을 보이는 것만이 세상으로 하여금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것이고 존경의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교회가 순결하고 깨끗한 모습을 보이게 될 때에 부패하고 타락한 세상 가운데 있는 사람들이 교회를 보고 희망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저는 자주 남한산성에 가는데, 남한산성에 조그만 계곡이 하나 있습니다. 비가 오면 물이 많이 생겨서 물이 흘러 내려가면서 자연적으로 생긴 조그만 웅덩이가 있습니다. 제가 그 옆에 가서 가끔 기도도하고 내려다 보곤 하는데, 물이 많으면 그 웅덩이에 물이 차서 흘러 넘쳐서 내려가고, 비가 안 오고 가물면 웅덩이에 물이 조금 고이고 그렇습니다. 한번은 맑은 웅덩이를 보며 마음에 평안함을 느끼고 있었는데, 강아지 한 마리가 와서 물을 마시는데 물가에서 살짝 먹는 것이 아니라 흙탕물을 뛰기며 물 안에 들어가서 그 흙탕물을 마시고 가는 것입니다. 맑았던 물이 금새 흙탕물이 되어 혼탁해진 것을 보니 마음이 우울해졌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에 저쪽 귀퉁이에서부터 조금씩 물이 맑아지는 것입니다. 물이 흐르지 않는 것 같았는데, 한쪽 귀퉁이에서부터 맑은 물이 조금씩 조금씩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거기서부터 점점 맑아지는데 한참 지나니까 웅덩이에 있는 모든 물이 다 맑아지게 되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아서 느끼지 못했지만, 맑은 물이 조금씩 들어와서 전체를 맑게 만든 것입니다.
여러분, 소돔과 고모라가 멸망하게 되었을 때에 하나님께서 거기에 의인 몇 명만 있으면 구원한다고 했습니까? 의인 10명만 있으면 구원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소돔과 고모라의 인구가 얼마였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 많은 사람들을 단지 의인 10명이 있으면 구원하겠다고 우리 하나님께서 약속하셨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크냐 작으냐 따지지 않고 교회가 거룩한 본래의 모습을 보이면 결국 부패하고 타락한 세상을 깨끗하게 만들고 구원하게 될 줄로 믿습니다.
결 론.
여러분, 우리 교회 금년 신앙생활 표어가 “진리 위에 선 거룩한 교회”입니다. 우리 교회는 이미 오래 전부터 신앙지도 원칙 4가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경건한 복음주의 신앙, 청교도적 생활훈련, 에큐메니칼 정신, 세상에서의 공의 실현 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테면, 우리 교회는 교회가 세워질 때부터 거룩한 교회로 서겠다는 신앙지도 원칙을 공표한 것입니다. 이렇게 이미 공표되어 왔는데, 금년에 새삼스럽게 ‘진리위에 선 거룩한 교회’라고 다시 내세울 것이 뭐 있겠습니까? 그것은 우리 교회가 이미 진리 위에 굳게 선 거룩한 교회이지만 진리를 더 열심히 가르치고 배워서 계속해서 거룩해져 가는 교회가 되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이 표어를 정한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 교회가 거룩한 교회로 섰지만, 그러나 계속해서 더욱 정결하고 깨끗한 교회, 더욱 순수하고 순결한 교회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거룩한 교회가 되어 세상 속에 진리를 전파하고, 부패하고 타락한 세상 속에 거룩한 교회의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하겠습니다. 그래서 거룩한 교회가 세속주의에 의해 무너져 내리는 이 세상을 구원하고, 부패하고 타락한 세상을 깨끗하게 바로 세워 나가는 놀라운 역사가 일어날 줄로 믿습니다.
출처/이철신목사 설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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