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5일
지난주간 우리는 마치 찜통에서 사는 듯한 괴로움속에서 한 주간을 보냈고 또 이 더위가 얼마나 계속 될 것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연일 내리 뿜는 뜨거운 열기 가운데서 피난처를 찾아 헤매이지만 우리에게 정말로 시원한 곳을 줄 수 있는 곳은 아무데도 없었습니다. 우리 교회앞 시장에서는 대형 에어콘이 가동되고 있었지만 사람들은 그 앞에서도 연실 부채질을 멈출 줄 몰랐습니다. 대형 에어콘도 부채도 우리에게 불쾌한 손님으로 찾아오는 더위는 쫓을 수가없는 모양입니다.
저에게 여름은 보통 사람들 보다 더 괴로운 계절입니다. 남들보다 육수(?)를 더 많이 흘리기 때문입니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등줄을 타고 내려오는 땀은 이내 저의 옷을 적셔 놓습니다. 예배시간 설교를 할 때는 땀이 눈속으로 들어가서 곤혹을 치룰때도 한두번이 아닙니다. 심방을 할 때도 땀에 얼굴이 범벅이되어 심방을 받는 분들로 하여금 안타깝게 생각이 들도록 만든 것은 어제 오늘 만의 일의 아니었습니다. 지난 수요일이었나요? 낮에 퍼부었던 소나기는 땅의 열을 건디지 못해 다시 수증기로 올라가던중 우리가 살고있는 곳을 온통 습식 사우나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다른 때보다 높았던 습도는 숨쉬기 조차 힘들게 만들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또한 주위로부터 들려오는 소식들은 우리를 더욱 짜증나게 만듭니다. 신창원이 잡혔다! 아니 도둑놈이 잡혔는데 왜 짜증이 나냐고요? 그 이유를 모르겠으니 더욱 짜증이 납니다. 경기 도민을 잘 섬기라고 도지사를 뽑아 놓았더니 일에는 관심이 없고 부부간에 서로 도둑질만……. 더욱 짜증 스러운 것은 “어머! 그사람, 어쩌면 우리 목사님하고 어쩜 그리 많이 닮았어요”. 라는 어느 집사님의 말한마디, 아무튼 평상시 같으면 한번 웃으며 지날 수 있는 이야기도 날씨 탓인지 예사롭게 들리지 않습니다. 요즈음 한참 바꾸어져가는 증권시장처럼 불쾌지수는 치솟아 오르고 있습니다. 이럴때일수록 사소한 말 한마디라도 상대방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도록 주의를 해야 할 것입니다. 추측컨데 가나안을 향하여 광야를 통과하는 히브리 민족들도 이러한 기분이 아니였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그들도 틈만 있으면 하나님을 향하여, 그들의 지도자 모세를 향하여 짜증을 내였거든요. 그들이 지나고 있는 광야의 온도는 우리의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뜨거웠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름 사랑하기를 배워야 합니다. 왜냐하면 여름도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축복이기 때문입니다. 여름 때문에 겨울이 더욱 귀하고, 계곡사이에 흐르는 물은 여름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하나님이 인간에게 생명으로 주신 바닷물에 몸을 담그며 그 사랑을 만끽할 수 있는 계절도 여름이니까요. 또한 뜨거운 태양의 아래 있었던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셨던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 때문입니다. “낮의 해와 밤의 달이 너를 상치 못하게 할 것이다.” 낮에는 구름기둥으로 밤에는 불기둥으로 인도하신다. “네가 불 가운데로 지난다 할지라도 불이 너를 사르지 못할 것이다.” 등의 말씀은 여름이 아니고서는 우리가 이해하는데 한계를 주지만 여름만이 느낄수 있는 독특한 말씀의 은혜입니다.
이제 우리는 여름을 사랑해야 합니다. 그저 성령이 충만하여 늘 감사 하면서 살 수만 있다면……. 이무더운 날씨에 다른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친절하고 좀더 상냥한다면 여름은 그만큼 우리에게 그늘이 되신 하나님을 더 뜨겁게 체험을 할 것입니다.
하나님, 이 무더위 가운데 우리들의 상냥함과 친절함 그리고 감사, 기쁨을 잃지 말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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