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을 쓴다는 것
사실 저는 글 솜씨가 뛰어나질 못하기 때문에 무엇을 쓴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한일이었습니다. 고작 해봐야 사춘기시절 써놓은 시 같지 않은 시 몇 편. 지금도 가끔 읽어 보면 유치가 하늘을 찌르는 듯합니다. 그러나 어디에서 용기가 솟아났는지 벌써 칼럼을 쓴 것이 일년이 됩니다. 도중에 너무 힘들어서 포기 하려고 했던 적도 있었고, 내가 이것을 쓴다고 성도님들이 읽어나 보시나, 하는 의구심이 든적도 있습니다.
저는 그러나 칼럼을 쓰면서 세가지 사실을 제 스스로 약속 했습니다. 첫째는 절대로 남의 칼럼을 옮겨다 놓는 일만은 절대로 하지 말자. 또 하나는 한주도 빼지 말고 성실히 칼럼을 쓰자. 그러나 몇번은 전에 썼던 것을 그대로 주보에 실은 적도 있었습니다만 그래도 나름대로의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은 합니다. 마지막은 최대한으로 재미있게 그리고 솔직하게 쓰자라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일들이 제 주변의 실제상황입니다. 어떨때는 저의 집 아이들 커가는 이야기도 있고, 교회내의 아름답고 재미있었던 일들을 글로 남길수가 있었습니다.
한번은 어느 집사님이 제게 질문을 하셨습니다. “목사님 그렇게 바쁘신데 언제 생각하고 언제 그것을 씁니까?” 이 중 책상머리에서 생각한 글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목욕탕에서 생각이나면 목욕하다 말고 젖은 몸으로 글을 써내려갔습니다. 때로는 아이들을 혼내주다가….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제 지갑속이 두툼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돈으로 채운 것이 아니라 순간 순간 메모해 놓은 메모지를 지갑속에다가 차곡차곡 정리 해놓기 때문이지요. 아마도 소매치기들이 제 지갑을 빼내다면 처음 기분은 몹시 좋을 것입니다. 지갑이 굉장히 두껍거든요. 그러나 써놓은 메모지만 가득찬 것을 보고 또 정리되지 않은 그것을 일고서는 지갑을 팽개쳐 버릴것이 분명합니다. 소매치기님들 죄송합니다? 그러나 칼럼을 쓰고 난뒤부터 모든 일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해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전에는 그냥 눈에 스쳐 지나갈만한 일들도 예삿일로만 느껴지질 않으니 한층 더 제게는 성숙의 기회를 거져왔다고 볼 수도 있겠지요. 그래서 저는 친구 목사님들에게도 칼럼을 쓸 것을 지금도 권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한층 더 깊은 설교를 할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새해에도 이 일만은 계속하렵니다. 또 우리 성도님들도 재미있게 읽어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앞에서도 말씀을 드렸지만 원래 저는 명석치가 못합니다. 만일 우리 성도님들이 칼럼을 쓰셨다면 저보다도 훨씬 잘 쓰실것이라는 확신이 있습니다. 그러나 매번마다 재미있게 읽어주시는 성도님들이 그저 감사할 다름입니다. 새해에도 복을 많이 받으시고요. 새해에도 칼럼을 통해서 새롭게 만나뵙기를 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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